첫 번째 워킹홀리데이를 가기로 한 식당에서 학력을 이유로 거절 당한 후, 며칠의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다. 두 번째 식당의 사장님이 등장하기까지. 이 사장님은 나와 면접 보기를 원하셨다. 의례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면접을 기다렸다.
시간은 빨리 흘렀다. 면접 당일이 성큼 다가왔다. 화상회의를 하려나 싶어서 아침부터 부산스럽게 몸을 움직였다. 예상 외로 카카오 보이스톡이 울렸다.
'보통 서빙하는 사람을 찾을 때는 이렇게 미리 면접을 보지 않아요. 00씨에게는 궁금한 것이 있어서 연락을 하게 된 거에요.'
알고보니 놀랍게도 사장님은, 내가 본인이 가지고 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어하셨던 것이었다. 내가 배정 받은 식당이 개업한지 얼마 안되는 식당이었고, 사장님은 이를 부흥시킬거리를 찾고 싶어하셨다. 그 아이디어 중 하나로 강아지 동반존을 만드는 것이 나왔다. 마침 나는 강아지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전 글에 이어서 '월 600을 벌 수 있나?'에 대한 답변을 쓰자면,
내가 그만큼 사장님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하셨던 말씀 중에 기억나는 부분이 있었다.
'저는 사람의 경력이 얼마나 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퍼포먼스를 내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줘요.'
'00씨는 서빙만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기본이 중요하니 업무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진 해요.'
면접을 보는 내내 짜릿했다. 사장님이 가지고 있는 다른 골칫거리(인력 관리 부분)도 내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사장님이 어떤 주제에 대해 말을 꺼내면 신이 났다. 그건 모두 내가 좋아하고 자신 있는 분야였기 때문이다. 마치 문제를 냈는데 내가 100점짜리 정답지를 가지고 있던 것 처럼.
한편으로는 걱정도 덜컥 났다. 처음부터 이렇게 국물을 들이키면 안되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짜릿함이, 나중에는 반전이 되어 최악의 실패로 떨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찔했다.
결과가 어찌 되었던. 저는 벤쿠버로 가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