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로스의 파업

자유연상 글쓰기

by 봉봉

내 이름은 산타클로스, 악당이다. 아이들의 꿈을 훔치고, 돌담을 넘는다. 깨진 박카스 병이 돌담 위에 쌓여도 루돌프를 밟고 쉽게 건너간다. 요즘은 굴뚝이 없어 아쉬워. 민선 시장을 조져야겠는걸. 재개발 시발 그거 미적거리는 게 몇 년 째야. 루돌프 뿔로 푹 끓인 사골국을 아이들에게 선물로 나눠준다. 일 년에 하루지만 지구는 둥그니까 노동 강도가 너무 센 걸. 주 52시간은 지켜야지. 루돌프에게 인권은 없다. 인권경영을 해도 거기엔 동물권은 없고, 나는 인간을 고용 안 하니까. 머리 검은 동물은 거두는 게 아니라고 그랬거든. 하지만 난 핀란드 사람이니까 검은 머리는 꼭 해당사항은 없는데. 요즘 잠든 아이의 사진을 찍으면 옆에 흠칫 놀라는 산타클로스가 합성되는 어플이 있다고 하더라고. 짜증나는 게 꼭 알코올 중독자처럼 코가 빨갛게 나온단 말이야. 알코올 중독은 맞지만, 그걸 드러내는 건 사생활 침해 아니야? 내가 편의점 맥주 4개 만 원을 매일 마신다고 하더라도, 그래서 배가 남산처럼 나온다고 해더라도 그건 네가 알 바 아니지. 네가 왜 신경 써? 그럴 거면 네 자식의 선물은 네가 사. 나는 파업을 선언한다. 나는 노조에 속해있지만 임을 향한 행진곡의 가사를 몰라서, 노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중얼거리지. 너도 노동에 관심이 있으면 택시기사 파업에 관심을 가지란 말이야. 크리스마스 선물이 늦게 온다고 뭐라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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