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플레이 콘서트
콜드 플레이의 콘서트에는 팬이 있었다.
콜드 플레이의 콘서트가 있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노래 Viva la Vida와 유튜브에 화제가 되었던 영상 '콜드 플레이의 내한 공연이 끝난 이후의 지하철 역'이 그들을 떠올렸던 이미지였다. 좋은 노래들과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엄청난 인기와 함께 한국에 올 때마다 화제가 되는 것은 외국 가수에게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나조차도 알 정도니, 내 기준에서는 월드클래스급 가수였다.
그들의 콘서트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한 것은 아니었다. 어쩌다 마주한 그들의 콘서트 소식과 추가 예매 티켓이 열려 좁은 문으로 한번 들어가 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인생에서의 두 번째 콘서트였으나 콜드 플레이는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인기를 가졌기 때문에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그 규모와 인기에서는 그 어떤 가수도 명함을 내밀기 쉽지 않았테지만 말이다.
콜드플레이의 콘서트를 가기 전, 벼락치기로 예습을 했다. 이미 콘서트에서 나왔던 노래들을 베이스로 유명한 노래들에 대한 주입식 교육을 받았지만 벼락치기의 한계였거나 완전히 익히기엔 의지가 부족했지만 나의 입장에서 콘서트는 성공적이었다. 봄이 찾아왔지만 해가 지자, 봄도 집에 슬슬 들어갔다. 뜻밖의 추위였지만 다행히 콜드플레이의 노래가 서정적이라기보다 신나고 뛰어노는 노래라 수많은 사람들이 뿜어내는 에너지 덕분에 notcoldplay.
노래도 노래고, 가수도 가수였지만 콜드 플레이의 노래보다 팬이 눈에 들어왔다. 콘서트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훨씬 이른 시간부터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한 번이라도 눈에 띄기 위해 플래카드를 준비해 갔다. 'ever glow'라는 노래를 위해 6번의 콘서트 모두 예매를 한 팬의 열정은 그를 콜드 플레이 바로 옆에서 그토록 원하던 'ever glow'를 들을 수 있었다. 어떻게, 아마 비슷하게 진행될 콘서트의 플레이리스트를 6번 모두 신청할 수 있지라는 의문과 함께 팬의 마음을 일부, 엿볼 수 있었다.
팬심의 백미는 외계인 옷을 입은 팬이었다. 어느 순간 전광판에 관객들의 모습이 나오기 시작했다. 크리스 마틴은 그들을 위한 감미로운 노래를 불러주었다. 그중, 약간은 우스꽝스럽지만 콜드플레이의 찐 팬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그들의 외계인 옷과 외계인 선글라스까지 착용한 한 남자가 화면에 잡혔다. 한번쯤은 잡아줬어야 하는 복장이었다. 하지만 그다음부터가 진짜였다. 화면을 통해 얼굴을 비친 그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선글라스를 뚫고 나오는 벅차오르는 눈물에는 놀라움, 신기함, 감동 등의 모든 감정들이 섞여 있었다. 그 눈물은 쉼 없이 흘러내렸으나 그는 콘서트의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다는 듯, 눈을 가리고 애써 웃음을 지으며 내려가려는 입꼬리를 억지로 올리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그에게는 성공적인 콘서트였겠지만, 결국 그 팬은 콘서트의 막바지, 콜드플레이와 함께 무대에서 공연을 즐기는 영광을 얻었다. 그에게 콜드 플레이와 같은 무대에서 뛰놀며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죽을 때까지 술안주로 남아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 어떤 선물보다 더 강렬하고 좋은 추억을 만들었을 것이다.
누군가를 그렇게 일방적으로 사랑해 본 적이 없었다.
나의 세상에는 없던 일이었지만 콘서트장에서는 알아주지 않더라도, 교류가 없더라도, 무작정 보러 가고, 일방적으로 사랑하는 그들의 모습들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짝사랑보다 더 심한 그들의 사랑은 콜드 플레이를 위대하게 만들었고 그의 노래가 메시지가 전 세계에 퍼질 수 있도록 했다. 국경, 인종,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모두를 사랑해야 한다는 콜드플레이의 이번 내한 공연 주제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콜드 플레이가 전 인류로부터 사랑을 받은 산 증인이기 때문이다. 그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지지해 주고, 10만 개의 부드러운 눈동자와 귀가 콜드 플레이의 노래를 보고 듣는 2시간 동안의 여정은 콜드 플레이라는 가수보다 그들을 바라보는 팬들이 모습이 더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One-sided love can be just as powerful as mutual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