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미쉘 바스키아

[아오라 03]

by E 앙데팡당

어린아이의 낙서같은 자유롭고 거친 선, 다양하고 선명한 색감, 즉흥적인 기호와 문자들, 자유로운 구도, 바로 천재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바스키아의 특유의 화풍이다. 그는 1960년 뉴욕에서 태어난 흑인이다. 어릴 적 부터 유색 인종으로서 차별을 받았고, 7세 때 부모님의 이혼, 그로 인한 가출 등으로 우울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그는 자연스럽게 슬럼가에서 생활하며 그 곳의 10대들만의 반항적인 의식을 그래피티로 표현하였다. 그는 작품 속에 인종문제, 해부학, 죽음, 자전적 이야기 등의 사회 비판적인 주제들을 다루어 풍자적인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었고 당시 지저분한 낙서라고 여겨진 그래피티를 예술로 승화시켰다.


특유의 거칠고 반항적인 표현과 사회 풍자적 주제들을 다룬, 가벼운 듯 무거운 매력적인 그의 작품 몇 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procession (1983) jean michel basquiat


이 작품은 보자마자 주제가 그가 겪어 온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통스러워 하는 인물들이 검은 터치로 거칠게 표현되었다. 가장 오른쪽엔 해골모양의 가면을 들고 그들에게 소리치는 인물엔 색감이 들어가 대비적으로 그려졌다. 아마 검은 인물들은 흑인, 대비적인 인물은 그들을 차별하고 괴롭히는 인종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여 인종 차별의 아픔을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



old cars (1981) jean michel basquiat


네 개로 분할된 화면, 마치 낙서처럼 정리되지 않은 선, 각 화면에 서로 다른 컬러의 올드카, 비명을 지르는 듯한 알파벳 A의 반복적인 나열. 이 작품은 그가 7세에 경험한 교통사고를 나타낸 듯 하다. 자동차는 그가 즐겨 그린 소재 중 하나로 부와 권력이자 뉴욕이라는 도시를 상징하였다. 오른쪽 상단에 자동차 두대와 화난 얼굴이 붉고 작게 그려져있다. 그 주변으로 붉고 노란 색감의 터치가 매우 거친데, 마치 그가 겪은 사고의 현장감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 특유의 낙서 같은 불안정한 터치 때문인지 자동차 사고가 더욱 감정적으로 느껴진다.


Baraco di ferro (1983) jean michel basquiat


바스키아는 어릴적 심한 교통사고를 당해 팔이 부러지고 내장이 다쳐 장기간 입원생활을 보낸 적이 있다. 그런 그에게 어머니는 '그레이의 해부학'이라는 해부학 입문서를 선물했는데 이 책은 그의 이후 작품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친 듯하다, 인체, 뼈, 장기, 근육의 구조를 탐구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을 연구하여 탄생한 그만의 독특한 신체표현이 많은 작품에서 나타난다. 이 작품에서도 볼 수 있는데, 인간의 상체의 형상이 그 특유의 거칠고 자유로운 드로잉으로 상체 내부의 뼈와 근육 등을 표현하여 해부학적 형상으로 그려져있고, 그것을 표현하는 단어가 쓰여져있다. Baraco di ferro는 무쇠팔이라는 이탈리어이다. 힘있고 거친 선과 노랑과 검정의 대비로 이 작품에서 더욱 강렬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현재 롯데뮤지엄에서 장 미쉘 바스키아의 대규모 전시를 진행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조각 드로잉, 세라믹 작품 등 다방면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앤디 워홀과 함께 작업한 7점의 작품도 있다고 하니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적나라하게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문제를 독특한 이미지로 표현한 바스키아. 다양한 예술 방면에서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예술가. 이런 그의 예술세계를 조금은 더 가까이 경험할 수 있는 이번 전시에 한번 방문해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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