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치매는 뇌만의 질환이 아니다

신경퇴행성 연결망의 붕괴를 다시 보다

by 액시엄

서론. 치매를 다시 정의한다

치매(Dementia)는 단순한 노화의 산물이 아니며 특정 뇌영역의 퇴행성 변화로만 환원할 수 없는 복합 질환이다.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을 포함한 주요 치매 질환들은 단일 인자에 의해 발생하기보다는 만성 염증, 혈관 기능 저하, 대사 이상, 시냅스 기능장애, 그리고 면역계의 조절 실패가 중첩된 결과물로 보아야 한다. 본 특집에서는 치매를 ‘뇌의 고립된 손상’이 아닌 ‘전신 네트워크의 기능적 붕괴’라는 관점에서 조망하고 최신 병태생리 이론과 치료 전략을 통합적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본론1.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를 넘어서: 병리기전의 다중성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베타(Aβ) 축적과 타우 단백질 과인산화(hyperphosphorylation)가 대표적 병리소견이지만 이 두 가설로 설명되지 않는 임상적 다양성과 치료 실패 사례들이 존재한다. 최근 연구들은 Aβ 자체의 독성보다 시냅스 전후 뉴런 간 신호전달의 교란, 마이크로글리아(microglia)의 과활성, 림프계 및 뇌척수액 흐름의 저해, 뇌혈관 장벽(BBB) 기능 저하 등이 중요한 기전임을 보여준다(Zhan, L. & Yu, J., 2021, Frontiers in Cellular Neuroscience; Ulland, T. K. & Colonna, M., 2023, 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 Ma, Q. et al., 2023, Molecular Neurodegeneration; Sweeney, M. D. et al., 2016, BBA-Molecular Basis of Disease). 이러한 다중 병리기전은 치매를 단일 타겟 약물로 치료하기 어렵게 만들며 통합적 개입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본론2. 대사, 면역, 미생물군: 뇌-신체 연결망의 붕괴

치매는 뇌세포 내부의 단백질 축적만이 아니라 전신적 이상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인슐린 저항성과 치매의 연관성은 '제3형 당뇨병(type 3 diabetes)'이라는 개념을 낳았으며 뇌 내 인슐린 신호 전달 실패는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 저하와 기억력 감퇴로 이어진다. 또한 장내 미생물군(gut microbiota)의 변화가 염증 반응과 아밀로이드 생성에 영향을 미치는 '장-뇌 축(gut-brain axis)' 이론도 급부상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조절, 전신 염증 억제, 대사 회복을 포함한 총체적 접근이 요구된다.


본론3. 치료 전략의 진화: 다중 타겟과 기능 회복 중심 접근

단일 표적을 향한 기존의 치료는 반복적인 실패에 직면해 있다. 새로운 전략은 병리기전 다중성에 대응하는 복합 조절(multimodal modulation)에 초점을 둔다. 예를 들어, 항염증 작용과 시냅스 안정화 기능을 동시에 가지는 약물, 뇌혈관 기능을 개선시키는 혈관내피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VEGF) 기반 치료, 면역계 리프로그래밍, 그리고 뇌 림프계 유출을 촉진하는 치료법이 실험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인지 훈련, 운동, 수면 위생 개선 같은 비약물적 접근의 병행이 인지 기능 회복에 중요한 기제로 작용함이 입증되고 있다.


결론. 뇌가 아닌 연결망을 치료해야 할 때

치매는 고립된 뇌 질환이 아니라 전신 생리학적 네트워크가 무너진 결과다. 치료의 초점도 특정 단백질의 제거에서 전신 대사의 조절, 면역 항상성 회복, 시냅스 회복력 회복으로 이동해야 한다. 신경퇴행성 질환의 본질을 다시 정의하고 다학제적 시각에서의 통합 치료 전략을 수립할 때, 우리는 비로소 치매와의 싸움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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