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의 회고, '나' 먼저 돌아보기

by 보통 팀장


연말을 맞이해서 팀 회고를 모두 진행하고 있을 거예요. 자유로운 방식부터 KPT 프레임워크를 이용하거나 Peer Feedback을 통해 팀에 대한 회고를 나누며 한 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면서요. 팀원들과 올해 잘한 것과 아쉬운 것을 나누고 다음 해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이야기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이죠.


그런데 팀장인 '나'는 어떠한가요?


팀 회고를 열심히 준비하고 진행했지만 정작 나 자신에 대한 회고는 놓치고 있지는 않았나요? 팀원들에게 "올해 어땠어요?"라고 물으면서 스스로에게는 같은 질문을 해보았나요?


"팀장으로서 나는 올해 어떤 리더였을까?"


스스로에게 던지고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이 질문이 어쩌면 부족했던 점만 떠올라서 불편할 수도 있어요.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먼저 생각날 테니까요. 하지만 이 질문을 피하면 내년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지 몰라요. 팀장의 성장이 멈추면 팀의 성장 또한 기대하기 어려워요.


팀 회고와 팀장의 회고는 다르다


팀 회고에서는 프로젝트의 성과, 협업 방식, 프로세스 개선점 등을 다뤄요. 팀 전체가 함께 배우고 성장하기 위한 시간이죠. 하지만 팀장의 회고는 조금 달라요.


팀장의 회고는 리더로서 내가 내린 결정들, 팀원들과의 관계, 조직 내에서의 역할 수행 등을 돌아보는 시간이에요. 팀 회고에서 다루기 어려운 리더 개인의 영역이죠. 개인의 영역이지만 팀원들의 피드백이 빠지지는 않아요. 팀 회고가 팀을 바라보는 의견이라면 팀장의 회고는 오로지 리더만을 대상으로 하는 피드백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죠.


<팀 회고에서 다루는 질문들>

이번 프로젝트에서 잘된 점은 무엇인가?

협업 과정에서 개선할 점은 무엇인가?

팀으로서 어떤 점을 배웠는가?


<팀장의 회고에서 다루는 질문들>

올해 내가 내린 결정은 적절했는가?

팀원들에게 충분한 맥락과 방향을 제시했는가?

어려운 상황에서 리더로서 어떻게 대응했는가?


팀 회고의 주어가 '우리'라면 팀장의 회고에서 주어는 '나'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돼요.


피해야 하는 회고의 함정


스스로를 돌아볼 때, 지금 내가 하는 방식이 아래와 같은지 생각해 보세요. 더 나은 회고를 위해서 네 가지 방식은 지양하는 것이 좋아요.


첫 번째, 성과 나열에 그치는 회고예요. "올해 신규 서비스를 런칭했고 매출 목표를 달성했고..." 이렇게 한 일을 나열하는 건 회고가 아니라 실적 정리예요.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어떤 결정이 좋았고 어떤 결정이 아쉬웠는지를 돌아보는 거예요.


두 번째, 반성만 하고 끝나는 회고예요. "팀원들에게 더 잘해줬어야 했는데, 소통을 더 했어야 했는데..." 반성은 중요하지만 거기서 멈추면 자책만 남아요. 구체적으로 무엇을 바꿀 것인지까지 연결되어야 진짜 회고예요.


세 번째, 외부 탓으로 귀결되는 회고예요. "경영진이 갑자기 방향을 바꿔서, 시장 상황이 안 좋아서..." 물론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이 있지만 그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대응했는지, 더 나은 대응이 있었는지를 보는 게 팀장의 회고예요.


네 번째, 너무 거창하게 접근하는 회고예요. "리더십 철학을 세워야지, 새로운 팀 문화를 만들어야지..." 이런 큰 그림도 좋지만 작은 단위부터 돌아보는 게 더 효과적이에요. 지난주 1:1 미팅에서 내가 어떻게 대화했는지, 어제 회의에서 의견을 제대로 들었는지부터 시작하는 거죠.


제가 해본 회고 방식들


정답은 없겠지만 저에게 도움이 되었던 회고 방법을 소개해요.


첫 번째, 일상적으로 짧게 기록하고 복기해요. 평소 생각을 포함해서 구성원과 1:1 미팅을 통해 나눈 내용 등 가볍지만 꾸준히 기록으로 남기고 있어요. 또 이야기 나눈 내용을 다음 날 이른 아침에 그리고 주말에 복기하면서 말과 행동이 적절했는가에 대해서 돌아보기도 해요. 어떤 날은 바로 다음 미팅에서 말과 행동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전하기도 하죠.


이렇게 간단히 기록하고 복기를 하면 시간이 지나 종합적인 회고를 할 때 구체적인 회고가 가능해요. 스쳐 지나간 기억이 아니라 기록과 복기를 통해 스스로 인지하고 있으니까요.


두 번째, 1년 전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 봐요. 작년의 나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었는지, 어떤 목표를 세웠는지 찾아보고 지금과 비교해요. 성장한 부분도 보이고 여전히 반복되는 패턴도 보일 거예요. 특히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면 그건 정말 바꿔야 한다는 신호기도 해요.


세 번째, 팀원들에게 피드백 요청하기예요.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만 가장 값진 회고의 재료라고 생각해요. 1:1 미팅에서 "올해 제가 팀장으로서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를 솔직하게 말해주실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으로 소중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요.


올해 제가 받은 소중한 피드백이에요.


"팀이 경청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어요.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던 팀이었어요."
"힘들지만 일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한 해였어요."
"빠르게 일이 진행되는 만큼 우리가 함께 돌아보는 시간 그리고 조금 더 개인 별로 칭찬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일의 강도와 관계없이 가장 스타일이 잘 맞고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팀이었어요."


네 번째, 주요 의사결정을 돌아봐요. 올해 내가 내린 중요한 결정들을 리스트로 적어봐요. 연초 세운 사업 방향이 실제로 증명되었는지, 변화의 시도가 성과나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 맞는지 등의 리스트를 보며 각 결정에 대해서 "다시 한다면 같은 결정을 할까?"를 생각해 봐요. 이 과정에서 내 결정의 패턴이 보이기 시작해요.


회고를 내년으로 연결하는 법


회고가 "그랬구나"로 끝나면 의미가 사라져요. 배운 것을 내년의 행동으로 연결해야 진짜 가치가 만들어지죠. 회고를 통해 유지할 것과 바꿀 것, 새롭게 시도할 것을 적어봐요. KPT 프레임워크를 적용하면 쉽게 정리할 수 있어요.


Keep - 올해 잘했던 것 중 계속 이어갈 것 : 매일 아침 데이터를 체크하는 습관

Problem - 아쉬웠던 것 중 구체적으로 변화시킬 것 :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표준 프로세스 수립

Try - 새롭게 시도해 볼 것 : AI 활용을 통한 업무 영역의 확장


이렇게 정리한 내용을 눈에 보이는 곳에 두고 계속해서 점검하고 체크하는 거예요. 개인의 목표이자 조직의 목표와 연결하면 잊지 않고 챙길 수 있어요.


팀과 나누는 것, 혼자 간직하는 것


회고 내용에서 팀과 나눌 것과 나만의 것을 구분해서 팀도 성장하고 나도 성장할 수 있도록 공유하고 지켜나갈 필요가 있어요.


<팀과 나눌 것>

팀장으로서 올해 아쉬웠던 점과 내년에 개선할 부분

팀원들에게 받은 피드백 중 공유해도 좋은 것

내년에 팀과 함께 시도해보고 싶은 것


<내가 지켜나갈 것>

개인적인 감정이나 힘들었던 순간들

아직 확정되지 않은 고민들

특정 팀원에 대한 평가나 판단


팀과 나눌 때는 솔직하고 건설적으로 전달해야 해요. "올해 정말 많은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리소스의 병목이나 업무가 몰리는 상황을 잘 해소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내년에는 프로젝트 관리 방법에 대한 부분을 더 개선하고 여러분의 의견을 더 자주 듣고 조절해 볼게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이런 공유를 통해 팀의 신뢰를 높이고 팀장도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어요.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혹시 연말을 맞아 팀장으로서 한 해를 어떻게 돌아봐야 할지 고민이라면 이런 접근은 어떨까요?


첫 번째, 조용한 시간을 확보하세요. 바쁜 연말이지만 1-2시간이라도 혼자 생각할 시간을 만드세요. 카페, 회의실 등 방해받지 않는 공간에서 나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두 번째, 질문으로 시작하세요. "올해 팀장으로서 가장 잘한 결정은?", "가장 아쉬운 순간은?", "팀원들에게 어떤 팀장이었을까?" 이런 질문들에 솔직하게 답해보세요.


세 번째, 기록하세요.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적어보세요. 글로 쓰면 생각이 정리되고, 나중에 다시 볼 수 있어요.


네 번째, 너무 완벽하려고 하지 마세요. 1년을 완벽하게 돌아볼 필요 없어요. 기억나는 것, 중요했던 것 위주로 시작하면 돼요.


다섯 번째, 배운 것을 행동으로 연결하세요. "더 잘해야지"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이렇게 바꿔보자"로 마무리하세요.


팀장의 회고는 자책의 시간이 아니에요.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시간이에요. 완벽한 한 해를 보낸 팀장은 없어요. 하지만 돌아보고 배우려는 팀장은 있죠. 그 노력이 내년의 나를, 그리고 우리 팀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거예요.


✅ 보통 팀장의 북마크


이번 글을 작성하면서 추천하고 싶은 글이에요.


리더를 위한 연간 회고법

https://publy.co/content/7022


직원들의 솔직한 피드백을 받고 싶어요

https://blog.clap.company/feedback_leadership/


KPT 하는 스타트업은 성장한다

https://brunch.co.kr/@fromjayden/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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