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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 팀장 Mar 22. 2019

동향을 파악하는 방법 - 채용 정보 분석

시장 동향 리서치

https://brunch.co.kr/@sjfdhwlr/2


 약 2년 전에 작성했던 뉴스 클리핑이 시장 전반에 대한 트렌드를 파악하는 리서치 방법이었다면, 채용 정보 분석은 동종 산업 내 경쟁사를 대상으로 경쟁사의 신사업 움직임과 같은 정보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했던 방법이었다. 경쟁사가 준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가정을 채용 정보와 해당 기업이 언급한 여러 정보들을 연결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그마한 아이디어로 추진했던 프로젝트였고, 결과적으로 조금 다른 관점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가 있었기 때문에 임원 레벨 대상의 리포트로 활용할 수 있었다. 


이번 글에서 채용 정보 분석에 대한 방법과 얻은 경험을 간략히 소개해보고자 한다.


1. 채용 정보 분석을 하기 위한 조건

 첫 번째, 경쟁사의 채용 정보가 의미 있는 정보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쟁사에 대한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 넓은 관점에서는 기업이 몸 담고 있는 산업에 대한 이해까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해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정보의 해석에 있다. 채용 정보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까? 부서(팀), 직무, 요구 역량, 우대사항 등이 기본적으로 기재되어 있는 채용 정보의 항목이다. 만약 이미 서비스되고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개발자를 채용한다고 할 때, 대개 해당 채용 정보에는 이전의 채용 히스토리와 동일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채용 정보는 신사업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뽑아내기 어렵다. 즉, 당 기업과 산업에 대한 배경지식을 내가 갖추고 있어야지만 해당 정보가 의미 있는 정보인지를 판별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미 서비스되고 있는 제품의 채용 정보에서도 해당 제품의 고도화에 반영되는 기술 등에 관한 정보들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해당 제품으로 수집한 데이터의 활용을 위해 머신러닝과 같은 AI 기술이 적용된다고 할 때, 유사한 채용 정보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 기재되어 있는 의미는 다를 것이다. 이 역시 경쟁사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었을 때, 구분이 가능하다.


 두 번째, 채용 정보 분석의 목적을 정의해야 한다. 채용 정보 분석은 높은 빈도로 수행하기 어렵다.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라면 채용 정보가 수시로 업데이트되겠지만, 일반적인 기업이라면 채용 빈도가 높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적정 시점을 기준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보고를 받는 입장에서는 이 보고서의 가치에 대해서 분석 시점이 길어지게 된다면 적절한 타이밍을 찾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채용 정보 분석 목적의 정의는 이러한 의구심을 사전에 방지하고 프로젝트의 의미를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왜 경쟁사 동향을 모니터링하는 것인가? 모니터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많은 기업들이 경쟁사 동향을 모니터링 하지만 여기에 담긴 의미는 경쟁사가 무엇을 시작했다고 해서 우리도 따라 하자는 아닐 것이다. 모니터링을 통해 얻은 정보는 기업 전략 의사결정에 참고할 수 있는 수많은 정보의 하나일 뿐, 기업이 지향하는 방향과 목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임원진도 알고 있지만, 이러한 보고서는 항상 그래서 우리가 뭘 해야 하는 거지?처럼 넥스트 대안까지 요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전에 목적을 정의함으로써 우리가 얻고자 하는 정보의 범위와 수준을 서로 협의해야 하는 것이다.


 세 번째, 채용 정보는 가능성이지, 확정 정보는 아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채용 정보에는 소속, 직무, 요구조건, 우대사항 등 제한적인 범위에서 정보가 기재되어 있다. 설령 이전 채용 정보 히스토리와 비교했을 때 의미 있는 내용을 도출할 수 있었더라도, 실제 신사업이나 신기술 개발이 추진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 기업 규모나 특성에 따라 상이하겠지만 신사업 추진은 변수가 다양하기 때문에 확정보다는 가능성 측면에서 보고할 필요가 있다. 

 

2. 채용 정보 분석 접근 방법

 앞서 이야기한 조건 대비 방법은 사실 매우 간단하다. 대략적인 프로세스를 말하자면 경쟁사 정의  채용 정보 검색  채용 정보 판단  채용 정보 분석  인사이트 도출  보고의 과정으로 진행된다고 할 수 있다.


1) 경쟁사 정의

 경쟁사 정의는 채용 정보를 분석할 대상을 확정하는 것이다. 조직 관점에서 제품/서비스를 기준으로 경쟁하고 있는 조직을 대상으로 할 수도 있고, 동종 산업 내 선도 기업을 대상으로 할 수도 있다. 직접적인 경쟁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목적에 따라 정의하는 것이 좋다.


2) 채용 정보 검색

 채용 정보의 수집은 기업의 채용 페이지부터 잡x리아, 사x인, 원x드 등 다양한 경로로 수집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채용 서비스에 올라오지 않는 경우도 존재하기 때문에 기업 채용 페이지를 우선적으로 수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3) 채용 정보 판단

 검색한 채용 정보가 의미 있는 정보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분석 목적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신사업에 대한 동향을 분석하기 위함이라면 기존의 부서(팀) 보다는 신규 부서(팀)에 관한 채용 정보가 더 의미 있을 수 있다. 또는 최근 산업 내에서 가장 핫한 사업이나 기술에 대한 키워드의 포함 여부로 판단할 수도 있다. 일례로 '블록체인'과 같은 키워드가 채용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지로 판단이 가능하다. 만약 이미 서비스되고 있는 제품 고도화 측면이라면 채용 항목에 기재되어 있는 담당 업무 및 자격조건(프로그래밍 언어), 우대사항 등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4) 채용 정보 분석

 채용 정보 분석은 앞의 판단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재정리하는 과정이다. 이 정보가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이기 위해서는 이전 채용 히스토리와의 비교나 해당 조직이 최근 언급하고 있는 정보(매체, SNS 등) 그리고 산업 전반의 트렌드와의 관련성 등 다양한 정보와의 연결 관점에서의 접근이 요구된다. 그리고 이러한 연결 과정을 통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5) 인사이트 도출

 위에서 분석된 정보를 바탕으로 임원 레벨에 보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가능성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내가 분석한 조직은 기존 채용 히스토리와 상이한 인공지능 관련 채용이 다수 검색되었고 채용 정보에 기재되어 있는 정보들과 해당 기업의 시장 내 위치 및 제품의 특성, 최근 기업 소식 등을 토대로 제품의 핵심 경쟁력 관점에서 이를 적용하기 위한 시도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었다. 실제로 해당 조직은 시일이 지난 후 자신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인공지능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사업 추진 모델을 발표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산업 특성상 데이터를 오픈하는 것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발표를 한 것은 직접 수행하는데 더 많은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에 오픈이라는 선택을 했다고 생각된다. 또 일정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조직이었기 때문에 협력 모델에서 M&A도 고려 가능한 것도 이러한 선택의 배경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6) 보고

 보고의 방식은 조직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 나는 조직에서 이용하고 있는 그룹웨어의 게시판 기능을 이용하여 접근 가능한 권한을 임원 레벨로 제한하고, 게시글 형태로 모든 리포트를 공유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개인적으로 채용 정보 분석은 경쟁사의 동향에 대한 가능성을 정리한 리포트이기 때문에 가벼운 방식이 맞다고 생각한다.


3. 채용 정보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

 채용 정보 분석은 큰 시사점을 제공하는 높은 수준의 리포트는 아니다. 다만 내가 채용 정보 분석을 시도했던 이유는 결국 정보의 범위와 연결을 넓히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매일 보는 정보의 범위에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즉, 정보의 해석 관점에서 채용 정보는 기업의 움직임을 추정해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는 요소인 것이다. 일반적인 정보의 취급만으로는 일반적인 해석만 가능하다. 또 따른 관점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이다. 그리고 내가 얻은 인사이트도 바로 여기에 있다. 


4. 소회

 채용 정보 분석의 한계는 낮은 정보의 빈도와 제한적인 정보의 범위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채용 정보만으로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채용 정보가 조금 더 무게 있는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그 이전 채용 공고부터 외부에 공개된 소식, 상장사라면 분기 리포트와 같은 다양한 정보와 결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는 본 글의 서두 조건에서 언급한 배경 지식에 대한 이해와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위 방법은 내 경험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적용될 수 없다. 누군가에게 참고할 수 있는 정보가 된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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