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생쥐들
아기 때 부터 생쥐 인형을 너무 좋아해서 늘 손에는 생쥐가 들려있던 우리집 어린이.
중국 이케아에서 팔던 생쥐 인형은 현실 쥐에 비하면 내 눈엔 귀여웠는데 분홍색 긴 꼬리 때문인지 다른이의 눈엔 징그러웠나 보다. 사람들은 늘 불편한 심기를 애써 감추며 ’왜 하필 쥐를?‘ 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번은 유치원 하원시간의 복작거리는 엄마들 사이에서 우리집 어린이가 생쥐인형을 떨어뜨린 적이 있었다. 가장 가까이의 누군가가 비명을 질렀고, 떨어진 생쥐 반경 1미터 밖으로 사람들이 우르르 달아난 일도 있었다. ^^;;
오랫동안 우리집 어린이와 나는 쥐가 등장하는 이야기들 또한 많이 사랑했다.
딸이 일곱살 쯤, 틀림없이 재미있어 하리라 예상하며 야심차게 영화 라따뚜이를 함께 보았다. 하지만 이 영화, 일곱살 감성은 아니었나보다. 영화 초입에서 지루해하던 어린이는 어느샌가 달아나고 없었다.
그리고 조금 더 큰 아홉살. 딸은 처음으로 라따뚜이를 끝까지 재미있게 봐주었고, 2년 전 쯤? 우리는 소장용으로 구매해둔 라따뚜이를 오랜만에 다시 함께 봤다.
하필이면 요리 재능과 섬세한 미각을 타고난, 그래서 친구 쥐, 가족 쥐들처럼 아무거나 먹을 수가 없는, 그래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이해받을 수 없는 프랑스 생쥐 레미.
레미는 평소 존경하던 스타 셰프 구스토의 레스토랑에 몰래 숨어 들어가고, 그 곳에서 요리 재능이라곤 1도 없는 주방 보조 인간 링귀니를 만난다.
여차 저차 한 이유로 레미는 링귀니의 모자 안에 숨어 일하게 되고, 머리카락을 당겨 링귀니를 조종해 끝내주는 요리를 만드는 이야기.
쪼그만 쥐가 인간의 주방 안, 거대한 냄비와 집기 사이를 요리조리 오가며 벅차게 요리하는 과정들.
링귀니의 머리채를 잡은 생쥐의 분홍색 작은 손은 너어무 귀엽고, 지나치게 야무지고, 거짓말처럼 능수능란하다. 그래서 몇번을 반복해서 봐도 자꾸만 마음을 뺏기게 된다.
<암스트롱, 달로 날아간 생쥐>도 생쥐 그림만 보고 딸에게 사준 책이다. 달이 거대한 치즈라고 믿는 친구들 사이에서 지적호기심 넘치는 생쥐 암스트롱이 우주로 가겠다는 벅찬 도전을 하는 이야기.
숱한 실패와 우여곡절 끝에 결국 암스트롱은 달까지 가는 로켓을 발명했고, 달에 깃발을 꽂은 후 무사히 지구로 돌아온다.
이건 인간도 아직 달에 닿기 한참 전의 이야기로..
우주로 간 생쥐 이야기가 인간들에게 알려지지는 못했지만, 암스트롱의 조그만 로켓 설계도는 우연히 발견되었고 이것의 도움으로 인간도 달에 갈 수 있었다고 한다. ^__^
나야 뭐 어릴 적부터 암스트롱 같은 큰 꿈 같은건 애초에 없었는데, 다 커서 들춰보는 아주 작은 존재들의 너무 거대한 꿈 이야기들에 덩달아 마음이 설레고 말았다.
새삼 궁금해지는 한가지.
현실 속 쥐는 퍽이나 징그러운데 어째서 동화책 생쥐들은 다들 귀엽게 등장하는걸까? 게다가 쥐가 주인공인 이야기들은 왜 그리도 많은건지?
알고보면 쥐를 애정하는 어른이들이 여기 저기 꽤나 많이 숨어있는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