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왈리와 크리스마스 즈음하여
사람이 두 발로 걸어 해가지기 전에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올 수 있는 거리라면 한 4,5만보쯤 될까? 두 발에만 의지한다면 내 집으로부터 하루에 탐색할 수 있는 세상은 4만보쯤의 세상일 것이다.
4만보의 여행은 비용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자동차로 이동시간을 줄인다면 우리는 부산에서 출발해서 서울에서 서너시간쯤을 보낸 후 다시 부산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고 KTX를 탄다면 도착지에서의 시간을 반나절 쯤 확보하고 다시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이동하는데 돈이 든다.
더욱 더 먼 곳으로(비행기) , 또 그 곳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면 잠자리를 구해야할 것이고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한다. 여행은 돈이 든다. 많이.
지금이 많은 이들이 여행하고, 또 여행을 꿈꾸는 시절인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나도 덩달아 '여행 많이 갈 수 있으면 좋지~' 하다가도 가끔은 이런 광경이 쌩뚱맞게 느껴지기도 한다.
사람이 사는 곳을 떠나 낯선 곳을 헤매이는게 꽤나 많은 공이 드는 일인데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부단히 많은 것들을 극복하고 어디론가 떠나니까.
남편과 나는 여행을 잘 다니는 타입들이 아닌데도,
인도로 온지 1년만에 해외로 꽤 많이 다녀왔다.
중국에 있을 때도 그랬던가 생각해보면 그땐 딸이 너무 어려서였을까? 중국에서 보낸 6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중국밖으로 여행을 갔던 적은 태국 여행 딱 한번이었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면 중국에선 그래도 주말이나 휴일에 할 거리 놀거리들이 아주 없진 않았다. 중경 안에서만 해도 온천도 여러 곳, 인근에 우롱현과 선녀산도 있었고, 소소하게 정원엑스포, 놀이공원, 동물원, 미술관, 유적지, 삼협크루즈 .... 해외로 가지 않아도 중국 안에서도 선택지가 많았다. 홍콩, 상해, 하이난 그리고 가까웠던 청두 (성도) 몇번 다녀왔다. (북경, 청도, 수저우, 시안, 샤먼, 리장에 못 다녀 온 건 아쉽다)
인도에서는 주위 한국 친구들을 보아도 유난히 인도 안보다는 밖으로 여행을 많이들 간다. 내 인도친구 차희조차 유럽으로 한국으로 자주 여행을 다니지만 인도여행은 많이 안다닌 것 같다.
나도 현재까지는 그렇다. 짧은 휴일에 어디 인도 안에서 어디 갈데는 없을까? 하면 옆에서 많이들 만류하곤 하는데....
왜일까?
이 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에 볼거리와 갈 곳들이 없을까? 오히려 어마어마한 것들이 숨어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말리는데는 아마 이유가 있기는 할 것이다.
보통의 여행자가 감당할 수 있는 위생, 먹거리, 잠자리의 역치값을 넘어서는 불편함이 있어서가 아닐까 예상해본다. 그냥 예상일 뿐. 아직 뭄바이 외에는 인도의 다른 지역에 가본 적이 없어서 실제로 어떨진 모르겠다.
푸네에서 1년째지만 인도를 잘 안다고 할 수 없는 나.
올해도 디왈리를 맞이해서 주변친구들이 해외여행을 많이들 다녀온 듯 하다.
요즘 남편은 회사일이 유난히 고되고 힘든 때라 미리 본인은 아무데도 갈 수 없다고 못박아서 딸과 나도 그냥 푸네에서 긴 휴일을 보내려고 했는데 막상 학교달력을 보니 2주나 되는 긴 휴일을 집에서 보낼 생각을 하니 아마득했다. 아마득한 2주를 머릿속에 자꾸 그리다 보니 결국 8일이나 되는 말레이시아 여행을 계획해버리고 말았다.
남편이 빠진 여행. 딸과 둘이 가는 여행은 처음이었다.
늘 여행을 다녀오면 하게 되는 고민은 도대체 나는 떠나고 싶은 것일까 머무르고 싶은 것일까?
집순이가 8일이나 집을 떠나있다 돌아오고 보니 내 집이 너무 편하고 반갑고 좋아서.
그런데도 휴일만 되면 자꾸 엉덩이가 들썩거리는 스스로가 낯설어서.
우리 모두를 자꾸만 자꾸만 해외로 나가게하는 인도라는 나라도 웃퍼서 여행이 뭘까 생각해본다.
그래도 인도 떠나기 전에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들은 있다. 타지마할,뉴델리, 고아, 하이데라바드, 오로빌이 있는 폰디체리.....
여행 그릇을 쫌 더 키워서....
내가 인도 떠나기 전에는 ....
꼬..옥... 가..보고..말거야..... 라고 결심해본다.
인도를 떠나고 난 다음에는 다시 인도로 여행오기는 힘들걸 아니까.
그동안 다녀온 몇몇 여행지들에 대해 기록할 마음을 먹으며, 또 곧 다가올 긴 크리스마스&새해 연휴를 앞두고 예정된 여행을 준비하며 문득 떠오르는 이런 저런 단상들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