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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성의 눈 Apr 29. 2023

뱀파이어는 다 부자일까?

성공한 제품의 생존 편향

 최근에 인터넷에서 재밌는 사진을 보았다. "뱀파이어는 왜 모두 부자인가? 어떻게 살아갔길래?"라는 질문에 "1892년부터 살아왔는데 가난하다면, 그냥 태양 밑으로 걸어가라(죽자)"는 내용의 SNS 캡처였다.


뱀파이어가 부자인 이유. jpeg

 영화나 드라마에서 뱀파이어는 항상 부자로 묘사된다. 이유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해 보면, 낮에 활동도 못하는 뱀파이어가 장기간 살아남으려면 부자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 아니면 장기간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재밌는 상상도 해본다. 어쨌거나 살아남은 뱀파이어들이 부자라는 것이지, 모든 뱀파이어가 부자인 것은 아니다. 이를 보고 우리는 종종 "뱀파이어는 모두 부자구나" 또는 "부자가 되면 뱀파이어가 될 수 있다." 등의 착각을 하기도 한다. 이런 착각을 누가 하냐고 싶을 수도 있지만 정말 자주 하게 된다. 특히 서비스나 제품을 기획할 때 말이다.



성공적인 제품의 요건

 성공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는 결코 한 가지의 요건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책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에서는 성공적인 제품이 다양한 요건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아서 아래와 같은 성공 방정식을 소개한다.

성공 = (적합한 A) * (적합한 B) * (적합한 C)...(적합한 Z)

성공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이디어, 재무, 마케팅, 팀, 시장, 운 등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하다. 이 방정식이 곱셈임을 생각하면, 단 하나라도 0이라면 곱셈의 결과는 0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다양한 성공 사례나 고객 의견을 접하면서 혼란을 겪기도 한다. 성공 사례들은 종종 서로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며, 고객들은 솔직하게 대답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떠한 방식으로 성공적인 제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맹목적으로 빠지는 것은 마치 "뱀파이어는 모두 부자다."라고 믿는 것이나 다름없다. 심한 경우에는 "부자가 되면 뱀파이어가 될 수 있다."라고 믿는 것처럼 제품에 세상을 맞추려고 하기도 한다.


PMF? PFF?

 Product Market Fit(PMF)를 찾아야 한다는 성공한 기업가의 조언은 정말 많이 접할 수 있다. 국내에서 PMF를 찾아 성공한 기업가는 대표적으로 토스의 이승건 대표님이 떠오른다. 8번 이상의 창업 아이템을 실패하면서 탄생한 토스를 이야기하며, 이승건 대표님은 "팀이 원하는 것을 만들지 말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라"라고 조언을 한다. 올바른 문제 정의 아래에서 린하게 제품을 만들고, 고객 반응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선하라는 이야기이다. 아무리 해결하고 싶은 문제고, 팀이 원하더라도, 고객 반응으로 부터 시작하지 않은 제품은 추천하지 않는다는 조언인 셈이다.

당연히 망할 것 같아서 랜딩 페이지만 만들었다는 초창기 토스

 그럼에도 Product Founder Fit(PFF)라는 개념도 존재한다. 조금은 생소하지만,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Product와 Founder의 Fit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초기 단계에서 Founder와 적합한 Product를 찾는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을 중요시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PFF를 찾아 성공한 기업은 대표적으로 에어비엔비가 떠오른다. 에어비앤비 창업자 3명의 개인 경험과 가지고 있는 기술(디자인, 코딩 등)을 바탕으로 에어비앤비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 창업자 중 1명인 Brian Chesky는 인터뷰에서 "처음 에어비앤비 아이디어를 듣고 멍청한 생각이라고 말하지 않은 사람은 자신의 할아버지뿐이었다"라고 말했을 정도니, 고객에서 출발하라는 PMF 방식과는 확실히 다르다.


 예시로 든 성공한 기업 사례 이야기 뿐만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와 고객 의견까지 고려하면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밖에 없다. 어떠한 방식이 더 좋거나 추천된다는 개인의 의견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다양한 조언과 사례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서 성공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은 없을까?


 필자의 생각에 성공적인 제품을 만드는데 중요한 것은 "유연한 사고"라고 생각된다. 좋은 문제를 훌륭한 아이디어를 통해 효과적으로 실행하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장과 고객이 변함에 따라 아이디어를 적응하고 발전시켜서 변화하는 시장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유연한 대처가 중요하게 된다. 어제는 정답이었던 것이 오늘은 오답일 수도 있고, 오늘은 정답인 것이 내일은 오답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나 책으로 성공한 사업가들의 사례를 접할 수 있는 것은 정말 행운이다. 살아남은 뱀파이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들의 독특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전략이나 사고방식을 단순히 모방하려는 것은 생존편향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유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궁극적으로는 성공과 실패에서 모두 배우려는 의지를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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