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1월 19일 하마스와의 휴전이 확정된 다음날 이스라엘군 총참모장(=한국의 합참의장) 할레비장군과 가자작전을 진두지휘한 남부사령관 핑켈만장군은 바로 사직(전역)의사를 밝혔다.
휴전 후속조치를 마무리한 후 휴전 2단계로 전환하는 3월 6일에 전역한다. 정보사령관 할리바 장군은 이미 작년 4월에 전역하였다.
세계최강의 군대인 이스라엘군의 최고 요직을 맡고 있는 자들이다.
*** 전역 : '현역'에서 '예비역'으로 역종을 바꾸는 것. '제대'한다는 의미
하마스의 가공할 테러 이후 하마스는 물론 헤즈볼라, 후티반군, 시리아와 배후 중심국가인 이란을 거침없이 몰아쳐 전쟁사에 오래 기록될만한 혁혁한 승리를 거둔 이스라엘군의 핵심지휘관들임에도...
총참모장 할레비 장군은 하마스의 기습테러를 당한 후 전역지원서를 작성해 15개월 동안 가슴에 지니고 다녔다 한다.
근데 왜 이스라엘 군 수뇌부들이 줄줄이 물러나는 것일까?
그건 이번 전쟁에 혁혁한 공을 세운 것과 별개로, 적들로부터 기습을 막지 못해 많은 국민을 희생시킨 것에 대해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 한다.
이건 우연이 아니다. 1973년 속죄일 전쟁(4차 중동전쟁 ; 기습을 당해 패전직전까지 갔었던 위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둠) 이후에
이스라엘은 대법원장이 이끄는 조사위의 조사결과 총참모장 등 군 주요 간부들을 파면시켰고, 정치적 책임을 지고 전쟁영웅 골다 메이어 수상도 물러났었다.(기습을 막지 못한 책임)
이스라엘 군인들은 선배들의 행동을 보고 따른 것이다.
직업군인 출신인 저로서도 부러울 뿐이다. 오래전 이스라엘 예비역 군인을 그의 자택에서 만나 대화하며 속죄일 전쟁 무용담을 듣다가 인천상륙작전에 대해 나보다도 더 자세히 알아 놀랐었는데...
이에 비해 우리 군은 어떤가?
지난 12월 3일 밤 전 국민을 놀라게 한 비상계엄 후 나라는 아직도 어지럽다. 그때 많은 군인들이 국민 앞에 섰다. 특히 직업군인들이 제일 부러워하는 세명의 사령관들이...
탄핵에 찬반여부를 떠나 한 명의 군인이 국민들 앞에 만신창이 되었다. 찔찔이 군인 말이다.
우리 군 최정예 특수부대 수장이란 자가 겁먹은 표정으로 유튜브에 나오거나 국회에 호출돼서 질질 짜며 읊조리듯 말하는 모습에 국민들의 짜증지수가 확 올랐다.
좀 더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말해 군인다움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을 것이다. 국회로 출동 명령을 받았을 때도, 헬기로 이동하면서도 저렇게 어정쩡했으며 이해를 따졌을 것이다.
어째든 이 장군도 머지않아 전역하게 될 것이다. 삼성장군이 된 그의 군대생활 내내 가 의심된다. 스스로를 책임지는 자세와 확신이 없이 기회를 쫒은 행동을 하였기에 저런 결과가 빗어지는 것이다.
위기 앞에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우리 군 최정예 특수부대의 수장이 저 정도라는 게 너무 부끄럽다.
우리군도 출신(학교와 고향) 좋고, 브리핑 잘하는 장교가 진급되는 풍토를, 충직한 전투형 군인이 진급되어 중책을 맡게 되는 군대가 되길 소망한다.
우리 민족의 불세출의 영웅 안중근 선생님을 칭송한 뮤지컬의 한 장면이 불현듯 생각난다.
<장부가>
하늘에 맹세한 장부의 큰 뜻
내게 남겨진 마지막 시간
내가 걷던 이길 끝까지 가면
이룰 수 있나 장부의 뜻
하지만 나는 왜 머뭇 거리나
하느님 앞에서 무엇이 두렵나
장부의 길을 맹세했는데
왜 이리 두려울 까
뛰는 내 심장소리
들리지 않을까
두려운 나의 숨소리
저들이 듣지는 않을까
하지만 두려운 마음 마자 잊게 해주는
고마운 이 햇살 따듯한 이 바람
하늘에 맹세한 장부의 큰 뜻
내게 남겨진 마지막 시간
내가 걷던 이길
끝까지 가면 이룰 수 있나 장부의 뜻
하지만 나는 왜 머뭇 거리나
하느님 앞에서 무엇이 두렵나
장부의 길을 맹세했으니
두려워하지 말자
내 살갗을 파내듯 에이는 이 고통
내 어머니 가슴을 헤집는 이 시간
삶과 죽음이 교차하고
오늘이 과거로 바뀌는 이 순간
나는.. 무엇을 생각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