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의 요령

by 정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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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퇴고의 요령.



글을 쓰는 방법 만큼이나, 퇴고의 요령도 다양할 수 밖에 없다.


글을 쓰는 스타일은 세상을 보는 스타일이나 살아나가는 스타일과도 관련이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것은 초고라는 것은 그저 시작일 뿐, 글은 퇴고를 하며 완성하는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생각이란 것 자체가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다음의 내용은 내가 경험한, 나와 같은 기질 (약간은 ADHD 적인 글쓰기를 하는 사람들)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글쓰에 해당된다.



일단 다 쓰고나서 퇴고과정에서 좋은 생각이 났을때, 사소한 표현문제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주제가 끼어든다던지, 글을 다른 관점으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그때 과연 처음부터 다시쓰는게 나을 것인가, 아니면 최대한 이미 쓴 글을 활용해서 쓸 것인가 하는 갈등이 생기는데, 거기에 대한 내 개인적인 답은 이렇다.



퇴고 중 새로운 관점이 보이면, 그걸 기록만 해둔다. 일단 퇴고를 완주한다. 그리고 완주후에 약간의 시간을 두고 평가한다. - 내 생각은 자주 틀린다. 잘못된 정보 때문에, 나 자신의 욕망때문에, 특히 내것도 아닌 욕망이거나 성숙하지 못한 욕망 때문에.



그 이후에는 다음의 두가지 경우를 만날 수 있다.



1. 새로운 관점이란게 모호하거나 잘못된 것일수도 있다. 글을 이끌어 나가는 욕망 중에는 의미없거나 잘못된 것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거기서 끝낸다.



2. 새로운 관점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원문을 편집하지 않는다. 다시 쓴다.



2번을 택했다면, 복붙으로 편집하려는 건 별로 좋지 않은 결과를 거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달려야 하는데, 이때 에너지가 충분치 못하다면 지레 겁을 먹고 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글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작업이며, 많은 작가들이 신체적인 수련을 좋은 글을 쓰기 위해 꼭 필요하다 말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것 때문이다.



무엇보다 퇴고 중에 글의 방향을 바꿔버리려 하면 안된다. 불시착 하게 된다. 부족할 지언정 퇴고는 완주 해야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완벽한 글을쓰려는 욕심은 버리는게 좋다. 별로 건강하지도 않고 정직하지도 않은 생각이다. '잘 쓰려 애쓰는'글은 잘쓴 글이 되지 못하는경우가 많고, 잘쓴 글의 요소를 억지로 끼워맞췄다 해도 힘있는 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글이 지나치게 많은 이야기를 한다던지 해서 고쳐야 할 곳이 많다면, 그것 나름대로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생각의 씨앗을 많이 뿌려놓은 것이다. 그 생각은 적절한 환경이 주어지면, 좋은 글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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