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감이 아름다웠다.
AI와 목소리로 하는 로맨틱하고 플라토닉한 사랑만을 생각했는데 왜 그 사랑에 에로스도 포함이 된다는 것을 망각했을까? 예상치 못한 야한 장면에 당황스러웠다. 영화에서 보여준 AI와의 사랑이 어색할 수 있지만, 온라인 데이팅 프로그램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쩌면 전단계일 지도 모른다. 현재 대면하지 않는 상대와의 사랑이라니. 문득 알파고와 바둑을 두는 이세돌이 떠올랐다. 정보가 끊임없이 넘쳐흐르는 데이터의 세계에서 유의미한 정보를 찾아내 분석하는 알파고와 자신의 세계 안에서 거의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는 적을 두고 아주 작은 승률을 찾아냈던 이세돌. 안타깝게도 영화 그녀의 테오도르는 알파고와 영원을 보지는 못했다. 흐름은 잔잔하지만 실제 사람과 애정이 사그라지는 과정이 사실은 AI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향상과 발전을 원하는 존재와 느긋히 머물러 있는 존재 사이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