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딱 9개월이다. 일 년에서 3개월이 모자라다.
미친 경주마가 된 것처럼 자의인지 타의인지 모를 채찍질 속에 어딘가에 홀린 것처럼 일을 해왔다. 저녁 약속을 잡을 수도 없었고, 한 달에 한 번 있는 월급날과 주말만을 바라보며 살아왔다. 가족도, 친구도 돌보거나 살필 틈이 없었다. 전쟁통 고아가 주먹밥을 먹듯이 휴식의 순간들을 마구 먹어치웠다. 잠시라도 더 즐겁고 행복하게 쉬기 위해서 와구와구 해치웠다.
‘바쁘게 살면 시간이 빨리 가나?’
돌이켜보면 서러웠고 주변에게 미안했다. 그런데 정말 빠르게 성장한 것 같다. 있어야 할 순간에 있어야 할 곳에 있었다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사람은 다 때가 있다는 말이 맞는 건가 싶기도 하다.
나의 다음 때를 기다리며, 조금은 여유로운 지금 문득 글을 쓰다 부끄러워하는 나를 발견했고, 나는 사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왜 글을 쓰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나는 평가받는 게 무서워서였다. 내 순수한 감정을 늘어놓은 글들이 ’오글거리는‘ 글이 될까 봐. 그런데 쓰지 않으니 멈춰있었다. 글과 말은 한 사람의 지성을 나타내는 가장 직관적인 도구 아닌가. 그런데 나는 매일 똑같은 일만 반복하며 새로운 인풋도 없고, 글을 쓰거나 말을 하지도 않으니 새로운 아웃풋도 없었다. 이렇게 또 시간들을 보낼 순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늙어갈 순 없다. 평가받기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한 글을 써야겠다. 꾸준히 차곡차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