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말도 없이 연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무슨 연예인도 아닌데 이렇게 바쁜가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꿈을 위한 스포츠 지도사 연수와 실습 덕분에 주말을 반납하고는 날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게 하루하루가 휙휙 지나간다.
오후에는 회의가 세 개 있어 마치니 퇴근 시간이었다. 정리는 내일로 미루고 바로 연습 장소로 향했다. 이번에도 1000인음악회에서 연주를 함께하기로 해서 우리끼리 연습을 하기로 한 것이다. 가다가 길을 잘못 들어 대교를 넘는 바람에 한참 허비하고 배가 고파 빵을 사서 갔더니 이미 다들 빵을 드시고 연습을 준비하고 계셨다. 부랴부랴 빵 한 조각을 먹고 연습을 시작했다.
따로 연습을 많이 하고 갔어야 했는데 얼마 전 편집자님이 요청한 글 수정 작업이 어제서야 끝나는 바람에 연습을 못했다. 거의 초견으로 해야 해서 부담이 있었지만 인원이 적어 우리끼리 하나씩 짚어가며 연습했다. 토요일 리허설 때도 잠깐 들렀다 다음 일정으로 빨리 일어나야 해서 걱정되었는데 이렇게라도 연습하니 든든했다.
수요일, 오랜만에 대학원 선배 언니로부터 연락이 와서 세종문화회관에서 독주회가 있으니 무료로 티켓을 받아서 보라는 말을 듣고 2부 프랑크 소나타라도 들으려고 연습 끝나기가 무섭게 바로 달려갔다. 도착하니 안타깝게도 2부가 시작된 지 2분이 지나 있어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연주를 들었다. 공연 후 앙코르를 보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분은 '나의 찬미'라는 감동적인 곡을 연주했다.
나오면서 보니 광화문에서는 락페스티벌이 한창이었다. 가만히 있어도 더운데 춤추고 있는 저분들은 얼마나 더울까, 열정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세종 문화회관 대강당에서는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잠깐 짬을 내면 여유롭고 풍성한데 너무 아등바등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있는 것도 없고... 가끔이라도 이렇게 연주회라도 보러 나와야겠다. 이런 걸 느끼게 해 준 언니에게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