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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 트레이닝 - 태권도 467회 차

by Kelly

주일날 1부 예배를 마치고 방배동으로 갔다. 리듬트레이닝 연수 예약을 해 두었었다. 학교 스포츠 강사님으로부터 정보를 듣고 둘이 같이 신청하려고 했는데 토요일에 일정이 많아 나는 일요일에 가기로 한 것이다. 한 달에 딱 두 번이라 이번에 놓치면 12월까지 기다려야 해서 시간을 내어 다녀왔다. 공영주차장에서 바로 나가는 뒷문이 있는 걸 못 찾고 많이 걸어 도착했다. 지하로 나려가니 이미 거의 다 와 있어서 받은 티셔츠로 갈아입고 들어갔다.


젊은 분들 틈에서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되었다. 철학과 이론 수업을 한 시간 들었는데 가슴이 뛰었다. 리듬에 맞춰 몸을 쓸 수 있다면 운동경기는 물론 두뇌 발달에도 좋을 것 같았다.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실기가 시작되어 근질근질하던 몸을 풀 수 있어 좋을 것 같았는데 몇 분을 뛰다 보니 허리가 아픈 것 같은 느낌이었다. 원래 점프할 때마다 허리에 무리가 가는 것 같아 하지 못하고 있던 터라 이번 시간 마치고 짐을 싸서 나가야 하나 걱정될 정도였다. 발로 소리를 내야 하는 걸 그냥 사뿐사뿐 뛰었더니 할만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발과 손의 협응이 안 되었다. 발과 손을 따로 하면 동작을 아주 잘하는데 같이 하면 둘 다 헷갈렸다. 내가 이렇게 협응이 안 되는 사람이었나, 놀랐다.


다음에는 9명이 4조로 나뉘어 음악에 맞춰 긴 줄을 8박 혹은 16박으로 점프하며 전진했다. 이번에도 따로는 잘 되었는데 같이 하면 혼란이 생겼다. 부끄러웠지만 열심히 했다. 마지막 시간은 정박 사이 박으로 하는 리듬 연습이어서 자신감이 붙었다. 바이올린 할 때 늘 세곤 하는 박자들이어서 익숙했다. 잠깐 실기를 할 때 앞줄로 나갔다. 너무 재미있고, 할만했다. 마치고는 전문 과정을 듣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체육시간에 웜업으로 꾸준히 지도하면 아이들에게 즐거움과 건강과 두뇌 발달의 기회가 될 것 같다.


학교에 가니 스포츠 강사님이 다리와 허리가 너무 아프다고 했다. 토요일 연수의 여파였다. 나는 이상하게 많이 아프진 않았다. 도장에서 운동을 계속해서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월요일 저녁 도장에 가서 스트레칭을 하니 뭉친 근육들이 아우성쳤다. 꿋꿋이 체조와 발차기를 하고 금강 품새를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전보다 조금 잘되는 느낌이었다. 리듬 트레이닝 덕분인가? 발목에 힘이 생긴 것인지 학다리 서기가 조금 덜 흔들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돌쩌귀로 회전할 때 아직 흔들렸다. 그래서 회전과 학다리 서기를 짬짬이 계속 연습했다.


이번 주 토요일에는 태권도 행사에서 상을 받을 예정이다. 관장님이 저번에 서류를 내라고 해서 냈는데 아직 받지 않아 정말 받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태권도의 발전을 위해 내가 뭘 했는지 모르지만 주신다고 하니 서류를 내었다. 몸치였던 내가 5년째 태권도를 하고 있다니,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본다면 놀라겠다. 어쨌든 몸을 움직이는 건 항상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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