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조금 늦게 퇴근해 집에 오자마자 허겁지겁 밥을 먹고 바로 태권도에 갔다. 수요일은 선수반 아이들과 1교시를 함께한다. 눈을 감고 '나의 다짐'을 외는 아이들 뒤에서 같이 읽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6킬로 마라톤도 했는데 3분쯤이야 식은 죽 먹기다. 들어갈 때 썰렁하더니 달리고 나니 땀이 났다.
관장님이 오셔서 수업을 시작하셨다. 밸런스 패드를 가지고 와서 한쪽 12번씩 발을 떼었다 놓는 런지를 양쪽 세 세트정도 하고, 1분 버티기를 했다. 버티기는 너무 힘들었다. 손을 무릎에 짚어도 안 되고, 뒤쪽 발은 발가락으로 버텨야 한다. 중간에 무릎을 대고 쉬었다 하거나 섰다가 다시 하기도 했다. 아이들 대단하다.
이번에는 스텝 박스를 2인 1개 가운데 놓고 한 줄씩 버피 점프를 했다. 버피 후 점프 할 때 스텝박스를 모둠발로 넘어야 했다. 30초씩 다섯 세트를 하는 동안 녹초가 되었다. 20초까지는 어떻게든 하겠는데 마지막은 잠깐씩 쉬었다가 할 수밖에 없었다. 관장님이 쓰러진다고 쉬엄쉬엄 하라고 하셨다. 그래도 아이들이 보고 있어서 끝까지 하긴 했다.
금강을 다 같이 한 동작을 10번씩 반복해 가면서 했다. 아이들 실력이 늘 수밖에 없는 훈련인 것 같다. 균형 잡기가 전보다는 쉬워졌고, 동작도 조금씩 정교해지는 느낌이다. 금강은 옆을 바라봐야 해서 시선 처리가 어렵다.
요즘 특별 새벽기도회 기간(예배 후 바로 가느라 6시 40분에 학교에 도착)이어서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는 데다가 학교에서 일도 많아 숨 쉴 틈 없이 바쁜데 관장님이 오랜만에 "오늘은 컨디션이 괜찮아 보인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동안은 항상 피곤해 보인다고 하셨던 터라 그냥 웃었다. 이번 주가 학교도, 개인적으로도 가장 바쁜 기간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