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조금 일찍 나서서 카페에서 책을 읽다가 도장으로 갔다. 처음 보는 외국 분이 와 있어 놀랐다. 알제리에서 잠깐 다녀가시는 모양이다. 학생선수들 틈에서 품새 연습을 하고 있었다. 뒤쪽까지 아이들이 차 있어 사무실 앞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발차기를 조금 한 후 안으로 들어가니 뒤쪽에 매트를 깔기 시작했다. 매트 까는 걸 돕다가 가운데 쪽에서 밸런스 패드를 갖다 놓고 학다리 서기 연습을 했다. 여자 아이들과 남자 아이들, 두 조로 나뉘어 한 팀씩 매트 위에서 같이 품새를 했다. 나는 알제리 분과 함께 남자 아이들이 할 때 같이 했다. 태극 5장과 8장, 금강을 우리 순서가 되었을 때 두 번씩 하고, 관장님께 동작 교정을 받았다. 알제리 분이 너무 잘하신다 싶었는데 사범님께 들으니 알제리에서 도장을 두 개나 하시는 사범님이었다. 무슨 일로 한국에 왔을까 궁금한 마음이었지만 물어볼 기회를 찾지 못했다.
우리가 품새를 하는 사이 남자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가운데서 미트 발차기를 했다. 뛰어 뒤후리기, 540도 발차기 등을 하는 사이 알제리 분이 한번 해 본다고 했는데 너무 잘해서 우리 모두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박수 소리에 힘입어 여러 가지 발차기를 계속 보여주셨다. 유쾌한 분이었다. 품새와 발차기 실력이 일품이었다. 그럼에도 한국의 도장을 찾아 더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수업을 마치고 같이 사진을 찍었다. 그 사이 다른 외국 분이 한 분 더 왔다. 전부터 여러 번 보았던 분이다. 나가면서 그분과는 한국어로 대화를 조금 했다. 2년을 배웠다는 그분은 발음이 너무 좋았다. 태권도를 좋아하나 골반쪽을 다쳐 발차기는 잘 못 하고 팔 동작만 가끔 하고 있다고 했다. 태권도를 사랑하는 외국 분들을 볼 때마다 신기하고, 자부심이 느껴진다. 가까이에서 자유롭게 배울 수 있는 것에 감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