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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혜 Jan 08. 2023

 멋진 어른여자 라면

아버지와 딸의 운전연수 시작


태풍루사가 강릉지역을 관통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던 계절. 스무 살.  무려 성인이 되었다.

"모름지기 멋진 어른여자 라면 엑셀쯤은 입다 밟아가며 드라이브를 멋지게 즐겨줘야 하는 거 아니겠어." 그리하여  1종보통 운전면허취득의 과정을 산뜻하게 통과를 하고 꿈에 그리던 운전면허증을 손에 거머쥘 수 있게 되었다.


나는 타고나기를  심약하며 담력이 없는 .

응열(나의 아버지) 이런 자신의 큰딸 씩씩하고 굳센 기상과 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 되길 자라는 내내 고대해 보았.

하나 일관되게 유약하기만  딸을 이 기회에 운전연수를 시켜가면서  단련시켜야겠다  결연한 마음을 먹 참이다. 서로의 속내도 눈치채지 못한 채 , 그렇게 아버지와 딸의 운전연수는 호기롭게 시작되었.

 

현대 EF소나타


"뭐야? 여기를 운전해서 올라가라고? 난 못 가, 무서워. 싫어. 절대 안 갈 거야. "

미간에 주름을 있는 대로 잡으니  한껏 못생겨지는 얼굴이다.


응열이 무려 아흔아홉  굽이.그러니까 대관령옛길로 딸을 세차게 몰아보한다. 곳에서 계속 버티는 겁쟁이 아이의 예상치 못했던 강력한 저항에 목적지를 서둘러 바꾼다. 강원도 정선의 고갯길로.


(  강원도 정선 . 험난한  문치채사진과 친절한 부연설명  )


강원도 정선고갯길은 전에 가보았던 기억없었기 때문에 , 도 없이 무서운 줄 모르고  이번에는 응열의 말에 순순히 핸들을 잡고 액셀을 꽤나 신중 밟아본다.

"잘하는데 니  왜 겁을 먹고 그러나. " 응열이 코평수를 한껏 넓혀가며 콧노래를 흥얼 거린다.   그제야  긴장이 풀린 영혜도 힘을 빼고 조금은 편해진 얼굴을 해보는데, 여전히 못생긴 얼굴이다.


 잠시만,  가면 갈수록 자꾸 예사롭지 않다. 도로의 커브와 경사가 몹시 거세지고 있다. 심박수가 빨지고 예민해지는 와중. 커브길을 오르고 보니 눈앞이 일순간 까마득. 머릿속이 흐려진다.

"김영혜! 핸들을 풀어 , 핸들 놓으라고. 얼른. 빨리!"

절대 놓을 수가 없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기억을 떠올리고 있자니 온몸의 맥이 탁 풀려버릴 정도이고, 아득하니 기운이 없어진다)


"악! 아버지, 어떡하? "

응열의 EF소나타는 손을 써 볼 사이도 없이 무기력하게

아스팔트 포장이 깔린 로를 벗어나고 있다. 

그리고는 속절없이 고 비탈 아래로 종착지도 없이  미끄러다.

그제야 퍼뜩 정신을 차려 브레이크를 있는 힘껏 밟는다. 쓸데없는 일이었다.


멋진 어른여자고 뭐고 간에 기에서 인생 지막이 되는 건 참말 끔찍한 일.

아직 남자친구도 한번 못 사귀어 봤는데. 어떡해. 이렇게 끝나버리면 어떡하냐고. 으악 , 그건 절대 안 돼,

옆에 앉아 있던 응열은 그 순간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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