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어나는 밤의 세계

당신에게 선물하고픈 시

by 이제은


꽃이 피어나는 밤의 세계는

눈이 없는 바닷속 어둠

시린 물살이

끊임없이 휘몰아치는 곳



꽃이 피어나는 밤의 세계는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울음소리마저 집어삼키는

낭떠러지 같은 곳



목소리가 없는

밤에 피어나는 꽃



꽃은 외로운 반달처럼

한껏 웅크려 앉아

행여나 봄볕 같은 꿈이

자신을 찾아오진 않을까

숨을 참고 두 눈을 감아보았지



떨리는 눈꺼풀이 내려앉자

귓가에 들려오는 멜로디

영원할 것 같던 어둠을 몰아내고

얼어붙었던 가슴을 천천히 녹여주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멜로디



그것은 다름 아닌 꽃,

자신의 노래



가슴속에 맺혔던 푸른 서러움과

그림자 뒤에 숨겼던 불안함 모두

미끄러지는 멜로디를 타고

부드러운 장밋빛 입술을 지나

세상 밖으로 흘러나왔지



혹시나 그 멜로디

미로 같은 세상 속에

묻히고 또 묻힐지라도

끝내 어둠을 뚫고 메아리 되어

외로운 꽃들에게 봄볕이 되어주리니



저 거대하고 웅장한 밤하늘

별들의 귓가에 닿을 때까지

멈추지 말고 노래 부르고

멈추지 말고 꿈을 꾸어라,

밤에 피어나는 눈부신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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