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번 지원, 전부 서류 탈락… 뭐가 문제였을까?

응답하라 PM100 — 5년차 PM, JS님의 고민 사연

by 아무나작가 이율희
질문자: 5년차 PM, JS님
질문 작성: 2026년 2월 25일
직무: PM
산업군: 이커머스
경력: 5년차
고민의 유형: 이직 / 전직


사연자 질의

각색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옵니다.

현재 이커머스 대기업에서 Product Manager 직무로 현 회사에서 만 4년 일하고 있습니다.

나름 자사에서 큰 프로젝트들을 맡아왔는데 2년 전(24년 10월)부터 이직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해서 고민이 많습니다. 아직 주니어인 만큼 새로운 도메인과 환경에서 커리어를 디벨롭하고 연봉 수준도 높이고 싶었는데 이직에 들이는 노력에 비해 결과가 늦어 막막한 상황입니다.

이직 준비 초반에는 경력기술서만으로 지원했고, 점차 포트폴리오도 업데이트하면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10년 차 PM의 유료 멘토링을 들으며 전반적인 서류의 구조화를 업데이트하였습니다. 또 서류 제출 횟수가 확률을 높인다는 생각에 1~2월간 다양한 회사와 도메인 PM 3~5년 차 공고에 30개 정도의 서류를 지원했으나 합격한 곳이 없고, 80% 이상이 합불여부를 응답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직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렵습니다. 내부에서 성장을 더 하며 기다릴지도 고려하고 있는데 현재 자사가 경영위기로 승진자도 매우 적고 정치적인 영향도 커서 아직까지 한 번도 승진을 하지 못했습니다. 내부적으로 동료들에게 인정받고 일을 많이 하는 것에 비해 보상을 받지 못하는 부분도 성취감이 많이 떨어집니다.

커리어 디벨롭을 위해 이직을 꼭 하고 싶었는데, 앞으로 이직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이 큽니다. 또 승진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커리어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됩니다. 이직 실패와 승진 누락에 대한 사유를 정확히 알 수 없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보이지 않아 커리어에 대한 실패감과 억울함이 계속 생깁니다. 사연에 당첨되어 방향성을 조금이라도 잡게 되면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PM100 응답

응답하라 PM100은 고민의 맥락에 맞춰 가장 적합한 멘토를 배정해 답변을 드립니다. 오늘의 사연에는 좋은 회사도 떠나보고 힘든 회사도 버텨보며 커리어의 진짜 무게를 아는, PM 14년 차 멘토 파커(Parker)님이 답변해 주셨습니다.


JS님, 고생 많으셨다고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네요. 지금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을 것이고, 회사 상황 등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묵묵하게 일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내가 노력한 시간 대비 뒤따르는 무언가가 없어서 깊은 고민이 있으신 것 같아요. 저 역시도 JS님과 같은 고민을 한 적이 있죠. 누구나 한 번쯤은 겪는 것 같기도 하고요. 저도 회사 생활 4년 정도쯤?부터 비슷한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상당한데, 이 욕구를 채워주는 것을 금전 보상이나 지위 상승으로만 생각했었어요. 인정, 보상, 승진이 없다 보니 기운이 빠지고 일할 맛도 안 나고 동기가 사라지게 되면서 이직을 생각했었던 것 같습니다.


상황을 먼저 정리해 볼게요.

이직 시도 중이지만 성공하지 못함, 30개의 회사에 지원을 했지만 서류 전형을 합격한 곳이 없다.

새로운 도메인과 환경으로의 변경과 연봉 수준을 높이고 싶다.

동료의 인정 및 일을 많이 하지만 보상과 성취감이 부족하다. (경영 위기, 정치적 영향)

종합적인 앞으로의 방향성이 고민이다.

지금부터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봐주세요. JS님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시고, 더 냉철하게 바라보고 판단해 보세요.


이직에 실패하는 이유가 뭘까

‘30개 회사에 지원했지만 합격한 곳이 없다’

사연 내용을 보면, 이직 과정 중에서 최종 합격까지를 말씀 주시는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서류에서 탈락하시는 것으로 이해했어요. 30개를 넣었는데 서류 전형도 통과를 못했다면 문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라면.. 3개쯤 서류 전형을 시도했을 때 모두 탈락했다면, 내용을 다시 점검했을 것 같아요. 물론 유료 멘토링을 들으며 전반적인 서류의 구조화를 업데이트하셨다고는 하나, 구조화의 문제라기보다 내용(경험의 기술)의 문제였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 서류 제출 횟수가 확률을 높인다고 생각하셔서 무작정 지원만 많이 하신 것 같아서 아쉬움이 크네요. 서류에서 탈락하게 되면 다시 지원했을 때 페널티가 있는 회사들도 있거든요.


첫째, 구조화는 둘째 치고, 내용의 문제가 뭐였을까?

혹시 아래처럼 쓰시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XX 기능 기획, 프로젝트 관리 및 리딩

XX 비즈니스 로직 설계

서비스 정책 마련

이렇게 쓰셨다면, 채용 담당자는 당연히 탈락시킬 겁니다. 이력서도 PRD 쓰듯이 똑같은 흐름으로 쓰시면 좋습니다.

문제 정의

가설 설정

목표 및 지표 설정

솔루션

결과

당연히 이런 내용으로 쓰셨겠죠? 반드시 위 항목들은 아니더라도,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한 구조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이력서 형식에 대한 구조화가 아니에요.


둘째, 내용을 어떻게 채울까?

이커머스로 대입을 해볼게요. 아래는 예시일 뿐입니다. 실제로는 더 상세히 쓰셔야 해요.

프로젝트: 결제 프로세스 개선

문제 정의: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은 후 결제를 완료하지 않는 사용자 비율이 35%에 달하며, 특히 결제 단계에서 이탈이 집중 발생한다.

가설 설정: 결제 수단을 확대하여 사용자가 여러 가지 결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결제 프로세스를 간소화시킨다면 결제 전환율이 개선될 것이다.

목표: 결제 완료율 10% 증가

지표: 장바구니 이탈률, 평균 결제 소요 시간, 결제 전환율

솔루션A: 결제 옵션 확대 — 간편 결제(토스, 카카오페이) 추가 연동

솔루션B: 결제 프로세스 간소화 — 5단계 → 3단계로 축소

결과: 장바구니 >> 결제 전환율 65% → 80% (+15%) 달성 / 월 결제금액 약 25억 원 증가/ 평균 결제 소요 시간 40% 단축


이직 시도를 잠시 멈추어보세요.

다시 내가 했던 프로젝트부터 점검하는 겁니다. 본인이 했던 프로젝트를 모두 저런 형식과 내용으로 작성해 보세요. 가장 중요한 건 문제 인식을 어떻게 했나? 왜 문제라고 생각했나? 어떻게 해결했을까? 임팩트가 뭘까? 를 잘 작성하셔야 합니다. 수치로 이야기해야 합니다. 수치가 없는 프로젝트 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객의 피드백이나 그 어떠한 전/후 변경에 대한 이야기라도 해야겠죠.


이직에 대한 희망회로

‘새로운 도메인을 담당해보고 싶다’

구인하는 회사는 도메인 지식이 있는 사람을 뽑는 것과 도메인 지식이 없는 사람을 뽑는 것과 어떤 구직자를 더 선호할까요? 당연히 도메인 지식이 있는 사람일 겁니다.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도메인 지식이 있는 사람보다 내가 더 우위 혹은 낫다는 점을 어필해야겠죠. 어필이 안된다면 시장에서 이직자, 구직자로서 경쟁이 안될 겁니다.

아니면 구인하는 회사가 새로운 외부 시야가 필요한 시점에는 도메인 지식이 전무한 사람이 필요할 겁니다. 이 외에는 새로운 도메인을 담당하는 PM으로 이직하는 것은 일단 페널티를 안고 간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러므로 최대한 내 경험이 작용하는 회사로 이직을 고려하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경력이 쌓이게 되면 도메인을 확장하게 되는 기회도 주어질 텐데 나중에 그런 기회를 잡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직을 한다고 반드시 연봉을 높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직은 수평 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직 이동이 아니에요. 동일한 처우에 비슷한 업무를 하지만 나에게 좋은 기회일 때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어떤 처우를 바라는 것이 당연하지는 않아요. 연봉을 낮추고 이직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서요.

이직할 회사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기회 또는 배움과 성장, 회사의 서비스가 너무 마음에 든다던지, 비전이나 조직 문화에 대해 경험해 보고 싶다던지 등 핵심적인 것들이 먼저인 것 같습니다.


결혼과 비슷해요.

배우자가 고소득자입니다. 경제력만 보고 결혼했다고 치면, 현재 고소득자이지 앞으로 백수가 될지도 몰라요. 나는 경제력 하나 보고 결혼했기 때문에 이 조건이 사라지면 결혼을 후회하게 되겠죠.

반면에 성격 하나만 봤습니다. 나랑 너무 잘 맞거나 착하기 때문에 오래 머물 수 있는 조건이 됩니다. 경제력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지금보다 더 많이 벌 수도, 적게 벌 수도 있지만, 관계를 버틸 수 있는 힘은 성격입니다. 결론은 돈에 구애받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특히 내가 탑티어라고 자부하지 않는 이상은요.


일의 양과
동료 인정의 동작 방식

일을 많이 하면 회사가 나를 인정해 줄까요?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동료들이 나를 인정해 주면 회사도 나를 인정해 줄까요?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노고 또는 근태를 우선시하는 회사는 일의 양에 대해서 높은 평가 점수를 줄 수 있죠. 동료 피드백을 중요시 생각하는 회사라면 인정을 해줄 수 있을 겁니다. 단, 이런 회사는 많지는 않아요.

회사는 일의 양보다 일의 질을 더 신경 씁니다. 같은 양의 일을 했더라도, 회사에 어떤 이익을 가져다주는지에 대한 부분이죠. 돈을 벌어다 주거나, 돈을 아껴주거나, 유저를 많이 데리고 오거나, 유저를 잃지 않거나, 시장에서 독점적 서비스를 만들었거나, 시장 점유율을 높이거나 등이겠죠. 이런 일을 했었는지 생각해 보세요. 만약 이런 기여를 했는데, 인정과 보상이 없다면 이직하시는 게 맞습니다.


또한, 인정은 동료의 인정보다 리더의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리더에게 인정받으면 보상은 자연스레 따라옵니다. 리더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리더가 본인을 필요로 한다는 뜻이고, 쓰임새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리더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승진과 보상을 위한 지름길입니다. 리더에게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한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세요. 물론, ‘와 저 사람은 뭐지’ 싶은 리더들도 많을 겁니다. 근데 중요한 건 본인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이유가 있을 거예요. 회사는 바보가 아니거든요. 그렇기에 먼저 리더를 인정하고, 무엇이 강점인지를 보고, 한 개라도 따라 하고 배워가는 자세부터 갖추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방향

나를 돌아보기

객관적으로 내가 채용 담당자라면 나를 100% 뽑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지 스스로 판단해 보세요. 이미 그렇게 판단한다면, 이력서를 다시 써 보세요. 더 잘 준비해 보세요. 실력을 이미 갖추었지만 어떻게 나를 포장하고 표현하는지가 부족해서 일 수 있거든요.


이직을 고민하기 전

회사에서 어떤 임팩트를 냈었나를 생각해 보세요. 내가 어떤 임팩트를 냈지? 시키는 것만 했었나? 를 생각해 보세요. 스스로 문제를 발굴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성과를 냈다면, 지금 회사가 인재를 못 알아보는 거겠죠. 만약 위 질문에서 망설임 없이, '나는 OO 문제를 해결해서, OO 성과를 냈다.' 라고 생각하는 프로젝트가 3개 이상 나오지 않는다면, 현재 회사에서 마지막 노력을 기울여보세요. 실패를 해서 성과가 없어도 됩니다. 왜 실패했는지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실제로 실패한 사례, 왜 실패했나에 대한 면접관 질문들도 필수 질문 중에 하나이기도 하고요.


이직하고 싶은 회사 정하기

30개 이력서를 넣었다는 것은 그냥 지금 다니는 회사를 벗어나고 싶은 겁니다. ‘가고 싶은 데는 딱히 없고, 그냥 지금 이 회사 다니기 싫어’로 밖에 보이지 않아요. 이런 상황이면 면접에서도 문제가 됩니다. 면접관은 한두 명의 지원자를 만난 게 아니기 때문에, 바로 눈치를 채요. 우리 회사에 꼭 입사하고 싶은 분은 아니구나 하고 생각할 겁니다.

나는 이 회사에 다니고 싶어서 이런 노력도 했어요. 이렇게까지 고민도 해봤어요. 등 강력한 의지를 피력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면접에서 잠깐 연기한다고 해서 속일 수 없어요. 압박 면접, 꼬리의 꼬리를 무는 질문 몇 개면 바로 진실이 드러납니다.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진짜 내가 다녀보고 싶은 회사를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그럼, 그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면 될까?를 생각하게 될 거예요. 모르겠다면, 재직 중인 사람을 찾아서 물어도 볼 수 있잖아요. 어떻게 입사하셨는지, 면접 팁이라도 알려 줄 수 없을지 등을요.


마지막으로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를 수 있습니다. 당연히 저도 금전적 보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에요. 하지만 금전적 보상은 구인하는 회사가 나를 정말 필요로 할 때 동작하는 것이고요. 그렇지 않고 시장에서 나 같은 사람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지 않을까 로 생각한다면 금전적 보상, 그러니까 이직한다고 연봉 10% 올려주겠지 같은 생각이 혹시라도 있다면 머릿속에서 지우세요.


이직하실 때, 기회나 배움을 택하시면 좋겠어요. 금전은 나중에 연차나 경력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긴 해요. (아닌 경우도 있긴 하지만.. 연차, 경력 비례로 돈을 많이 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경력을 제대로 쌓아야겠죠.) 그래서 나를 더 성장시켜줄 수 있는 회사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지금 5년 차이기 때문에 아직은 더 성장 관점으로 더 먼 미래를 그리시면서 꾸준히 성장해 나가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나중에 시장에서 본인을 먼저 찾을 겁니다. '저희 회사로 오시면 안 될까요?' 하고 모셔가는 상황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거죠. 의외로 오퍼가 많이 오기도 해요.


조금이나마 방향성을 찾는데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 by PM100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산업의 시니어 PM들이 모여 내린 결론은 두 가지였습니다.

1. PM의 본질과 고충은 어디서나 크게 다르지 않다

2.성장에 집착하지 않으면 이 일은 버티기 어렵다


그래서 만들었습니다.

성장에 100% 진심인
PM들만 모인 곳, PM100


공감을 위한 위로가 아니라, 조금 불편하더라도 현실을 직면하게 만드는 냉철한 조언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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