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한 토트넘엔 두 명의 엑스맨이 숨어있었다.
토트넘은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렀다. 승점 3점을 확보한다면 승점 50점으로 리그 4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에 진입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다. 무리뉴 감독은 왼쪽부터 레길론, 조 로든, 산체스, 탕강가로 수비 라인을 구성하며 4-4-2를 내세웠다. 여기서 문제가 드러났다.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 다빈손 산체스는 경기 내내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상대 선수에게 가는 클리어링, 정확도가 많이 떨어지는 롱 패스 등 위험한 장면을 연출했고 경기의 주도권을 너무나 쉽게 넘겨줬다. 결국 전반전 27분경 팀의 우측면에서 산체스가 걷어 낸 공이 그대로 뉴캐슬 선수에게 향했고, 조엘링톤의 선제 득점으로 이어졌다. 실로 어이없는 실점이었다. 다행히 실점 직후 29분, 잠시 후 33분 해리 케인이 두 골을 득점하며 승기를 잡았지만, 산체스의 불안한 볼 클리어링은 경기 내내 반복되었다.
산체스 말고도 또 한 명의 ‘엑스맨’이 있다. 바로 후반 64분 루카스 모우라와 교체 투입된 에릭 라멜라였다.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의 2-1 스코어를 굳히고 파울을 얻어내기 위해 라멜라를 투입했다. 아스날전 퇴장 당한 라멜라는 징계를 마치고 이번 경기에서 복귀했다. 라멜라는 과도한 드리블 욕심으로 팀의 공격 템포를 끊어먹는 좋지 못한 버릇이 있는데, 이번 경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후반 85분, 뉴캐슬의 코너킥 이후 토트넘의 역습 장면에서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라멜라는 상대 페널티 박스 근처까지 전진했다. 양옆에서 함께 쇄도하던 손흥민과 케인에게 패스를 줄 기회가 있었지만, 그의 패스는 너무도 늦었다. 뒤늦게 케인에게 공을 넘겼고, 수비수들이 복귀한 상황에서 케인의 슈팅은 골대를 강타했다. 이후 토트넘은 교체 투입된 조 윌록에게 동점 골을 실점하며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축구에 ‘만약’은 존재하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라멜라의 너무도 늦은 패스 타이밍은 한시가 바쁜 토트넘이 한숨을 내뱉게 했다. 역습 장면에서 적절한 패스를 통해 85분에 3-1의 스코어를 만들고, 남은 시간 수비에 집중했다면 어땠을까.
토트넘은 불과 두 시즌 전만 해도 얀 베르통언과 토비 알더베이럴트라는 확실한 센터백 듀오가 있었다. 단단한 수비력이 팀의 장점 중 하나로 거론될 정도였다. 베르통언이 벤피카로 떠나고, 알더베이럴트의 폼이 떨어져 가는 지금, 수비는 토트넘의 가장 큰 문제 거리가 되었다. 알리-에릭센-손흥민-케인으로 이어지던 DESK 라인의 패스워크를 통한 다양한 득점 루트는 토트넘의 자랑거리였다. 결정적인 기회 앞에서 템포를 잡아먹거나, 공격에 방해되는 드리블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진출과 무리뉴 감독의 토트넘에서의 생존을 위해서 수비수 선발 명단과 라멜라라는 교체 카드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
토트넘은 이번 달 리그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버튼, 사우스햄튼을 차례로 만난다. 전부 쉽지 않은 경기들이다. 승점 3점을 챙기기에 가장 수월했던 이번 뉴캐슬전에서 1점밖에 챙기지 못했다는 사실은 아주 실망스럽다. 4월 26일 예정 되어 있는 리그 컵 결승에서는 맨체스터 시티와 맞대결을 펼친다. 여러 타이틀에 도전했던 이번 시즌, 또다시 무관으로 마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연합뉴스
자료=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