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것들을 위한 글 18

달리기

by HY

학창 시절

달리기를 좋아했다.


같은 출발선에 서서

공정하게 실력을 겨룰 수 있다는 점이

어린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누구보다 열심히 달리려 노력했었고

그 노력을 알아주듯 결과도 늘 좋았다.


신기한 사실은

사회에 나와서도 달리기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내가 알고 있던 달리기와는 많이 달랐다.


출반선에 서서 옆 라인 선수를 살펴보니

나보다 더 좋은 운동복과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또 다른 선수는 이미 50m 앞에 서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심판의 출발 신호가 울렸고

나는 언제나 그랬듯 최선을 다해 달렸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나는 심판에게 달려가

이 경기는 공정하지 않다고 항의했다.


그러자 심판은 나에게


"사회는 원래 공정하지 않아

좋은 운동복을 입고 뛰었건 50m 앞에 서서 뛰었건

가장 먼저 들어온 사람이 이길 뿐이야"


라는 말을 남기며 사라졌다.


분하고 억울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처음엔 더 노력하지 않은 내 자신을 탓했다.

더 열심히 살지 않은 내 자신을 나무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닫게 되었다.

그냥 운이 조금 나빴던 것이란 걸


운이 좋지 않아

운동복과 운동화를 신을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지 못한 것이었고


운이 좋지 않아

50m 앞에 서서 출발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 달리기 이후 나는 많이 변하게 됐다.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면 내 탓을 하기 않기로 다짐했다.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MZ세대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단지 운이 안 좋았을 뿐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