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만 특별히 전해지는 살림비법들....
남자와 여자 사이의 갈등은 정확히 말로 규정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겉으로는 서로가 평등을 말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오래된 권위와 역사, 그리고 서로에 대한 해석이 숨어 있다.
남자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존중받아온 기득권의 자리를
누군가 치고 들어오는 느낌을 받는다.
비판하는 여자들이 무섭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하다.
예전에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남자의 역할이 이제는 도전받고 있다
.
이런 사회적 변화는 개인 가정으로 내려오면 아이러니로 변한다.
사회라는 배경 속에서 쌓였던 문제들이
가정으로 들어오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홀로 수입원이 되면서 가정 살림도 열심히 챙기고,
처가집만 부지런히 드나드는 남편이 있는가 하면,
맞벌이를 하면서 매주 꼬박꼬박 시어머니에게 전화까지 드리는데도,
살림 못한다는 타박을 듣는 부인도 있다.
결국 개인 가정으로 돌아오면 다시 개인 가정의 힘의 논리가 작동한다.
시집이 부자거나 힘이 있거나, 처가가 부자거나 힘이 있거나,
누군가는 맞추고 누군가는 맞춰지면서, 굴러간다.
서로다른 잣대와 규율을 유리할때마저 가져다 사용한다.
그리고 힘의 논리에 따라 가정은 각자의 방식대로 돌아간다.
여자들은 오랫동안 희생과 배려를 미덕으로 여기라고 강요받아왔다.
능력을 드러내면 성격이 드세다라는 평가,
순응하고 배려하는 여자를 미덕으로 삼았다.
그렇게 살아왔던 시간에 대한 반발감이 지금 결혼과 사회,
문화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남자들은 남녀평등을 내세우며 반반 결혼을 말하고, 여자 맞벌이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여전히 효도는 자신의 가족에게만 한다.
아내가 그 효도에 부합하지 않으면, 못된 여자, 이상한 여자라는 프레임이 씌워진다.
반대로 여자들도 여전히 남자의 경제력을 추구한다.
맞벌이는 원하지 않으면서 반반 살림을 말한다.
야근으로 지친몸을 이끌고 다시 회사로 출근하는 남편에게 독박 육아를 말하기도 하고,
시어머니의 걱정어린 전화한통은
간섭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 사이에서 서로는 자신이 억울한 부분만 강조하고, 상대를 비난한다.
이 모든 생각은 우리 사회와 가정에 중첩되어 나타난다.
나도 그렇다. 맞벌이를 하며 초반에 매일 시어머니의 밥먹으러 오라는소리
또는 김치가져가라는 소리들이 힘들었다.
같은월급 같은직장이지만 주말에 올라와서 2박3일을 있다 가시는 시어머니는 늘
"둘다 피곤해서 어쩌냐" 말씀하지만 따뜻한 밥은 남편에게 올려진다.
어제 해놓아 버릴수 없는 남은밥은 우리둘이 처리하자 내게 권하신다.
내 눈치를 보며 남편이 설거지를 하러가면 아들에게는 너는 피곤하니 쉬라면 한사코 등을 밀어낸다.
내게는 조용히와서 미소를띄우며 설거지비법이니 청소비법이니 하며 살림비법을 친절하게 전수해주신다.
늘 상냥하고 미소를 잃지 않는 얼굴로....
그리고 그옆에는 우리엄마같은 엄마가 없다며 흐믓해하며 티비를 켜고 지켜보는 그가있다.
쇼파에 누워 홀로 행복한 남편이 있다.
아마 엄마와 며느리가 같이설겆이하는 모습이 행복해보이나보다.....
이것은 나의 결혼초 일상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