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여분과 특별수익이 중요한 이유
대단한 규모는 아니어도 일단 상속이 일어나면 그 재산이 어떻게 나뉠지는 상속인들 사이에서 중요한 관심사가 됩니다. 피상속인, 그러니까 재산을 남기고 사망한 사람이 따로 유언을 남기지 않은 이상 상속재산은 상속인들이 협의로를 통해 나누는 게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협의분할이라고 합니다.
협의분할은 상속재산분할 방법 중 가장 바람직하다 볼 수 있으나 쉽지만은 않습니다. 비록 가족들이라도 살아온 환경이나 생각하는 바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현상을 두고도 해석이 달라지기도 하죠. 살아생전 상속인들을 대하는 피상속인 태도도 완전히 공평하진 않았을 테고요. 상속인들이 협의로 재산을 나눌 수 없다면 선택지는 두 가지가 남습니다.
재산을 그대로 방치하거나, 강제절차를 통해서라도 재산을 나누거나. 방치하기도 쉽진 않습니다. 상속인 중 누구라도 소송을 선택하면 모든 상속인은 그 절차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거부해도 소송은 진행되므로 빠지는 사람만 손해입니다. 자기 뜻을 재판부에 전달할 수 없으니 다른 사람 주장만 반영된 채 판결이 내려질 테니까요. 일단 소송이 시작되면 무조건, 어떤 형태로든 상속재산은 나뉜다고 보면 됩니다.
상속재산분할 소송에서 법원이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는 부분은 상속분을 다시 정하는 겁니다. 상속인들 주장과 객관적인 정황을 모두 참작해서 상속재산분할 비율을 새롭게 맞추는 건데요. 이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두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특별수익과 기여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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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여분제도는 상속재산을 형성하는 데 혹은 피상속인을 부양하는 데에 특별한 공로를 세운 상속인이 있으면 그 역할을 인정해 상속분을 더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다른 상속인들보다 칭찬받을 일을 했으니, 그만큼 상속 몫을 더 보장해주는 겁니다. 다만 기여분을 인정받기가 그리 간단친 않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닌 ‘특별한 기여’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자식으로서 부모를 모시는 건 당연한 의무이므로, 부모를 모셨다는 이유로 기여분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부양의무 수준을 뛰어넘는 정도가 돼야 한다는 말입니다.
다음으로 특별수익은 상속인들이 (피상속인 생전에) 미리 받은 재산을 가리킵니다. 피상속인으로부터 일부 상속인에게 넘어간 재산은 원래는 상속인 모두를 위한 재산이었어야 합니다. 여러 사람이 나눌 재산을 한 사람이 가져갔다는 건 전체 재산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고, 먼저 많이 가져갔으면 남은 재산에선 그 비율만큼 덜 가져가는 게 상식적이라고 할 수 있죠. 이처럼 특별수익과 기여분제도는 상속인들이 가져갈 상속분을 다시 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김모씨는 결혼하기 전부터 빈둥거리던 남편과 달리 밤낮없이 일하며 모은 돈으로 가게를 마련했고, 늘 주눅 든 모습이 딱해 그 명의는 남편 앞으로 해줬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남편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김모씨와 남편 사이에 자녀가 없어 시부모님과 공동상속인이 되었던 겁니다. 가게는 오로지 김모씨 노력으로 마련한 재산이고, 지금까지 가게를 운영한 것도 김모씨였습니다. 남편이나 시부모님은 한 달에 두어 차례 잠깐씩 들렀을 뿐 가게 운영에 어떤 도움도 준 적이 없습니다. 김모씨는 가게 전부를 상속받을 수 있을까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기여분제도를 통해 자기 공로를 인정받으려면 그 기여는 보통 수준을 넘어야 합니다. 특별한 기여란 원래 상속분대로 나누는 게 불공평하여, 상속인들 사이 차별을 합리화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는 건데요. 일반적으로 배우자의 가사노동은 배우자 서로 부양의무가 있으므로 특별한 기여로 볼 수 없다는 게 판례 태도입니다. 기여분은 협의가 되지 않거나 협의할 수 없는 때에는 기여자 청구에 따라 기여 시기, 방법 및 정도와 상속재산 액수, 기타 상황을 참작하여 가정법원이 정하게 됩니다.
사례에서 김모씨는 단순히 가사노동만을 제공한 배우자는 아닙니다. 재산 전부를 혼자 힘으로 마련하고 유지 및 발전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별한 기여로 볼 만한 여지는 충분하다고 여겨집니다. 김모씨는 기여분 소송을 통해 자기 상황을 적절히 주장한다면 원하는 재판 결과를 얻어낼 가능성은 아주 크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다만 기여분제도_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주장하고, 그 주장을 증명해내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반드시 경험 많은 전문가 도움을 통해 치밀하게 준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