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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잃은 여인

택배 청년

by 정인

아침 아파트

수레 끄는 바퀴 소리에

단지가 깨어난다


엘리베이터 문 열리자

땀에 젖은 청년이

내 앞에 선다


티셔츠는 흠뻑

이마엔 구슬 같은 땀방울

고개 숙여 인사 건네는 청년


문득

내 아들이 떠올랐다

저 나이 즈음의 청년,

참 열심히 사는구나


청소 아주머니께도

밝게 인사하던 모습

내 눈으로 들어온다


나는 오후 수업이 있어

빵과 옥수수, 주스를 챙겼다

가방 안,

시원한 주스 하나


지상으로 나오는 길

청년은 다시 수레를 끌고

다른 라인으로 향한다


“저기요!”

나는 그에게

주스를 내민다


그는 짧고 환하게

“고맙습니다”


나는 생각한다

택배비는 내가 내지만

그의 땀 덕에

나는 편히 받는다


요즘,

힘든 일 피하는 시대에

기꺼이 땀 흘리는 청년


그에게

내 마음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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