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을 가서 이해가 가지 않는 작품을 가까이에서 미간을 찡그렸다가 폈다가 무언가를 이해한 척 끄덕인다. 그리고 맛을 이해하지 못하는 고급 와인잔을 한번 돌려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음~ 이게 인생이지!
사실 나는 당장 만화카페를 가서 낄낄댈 수 있는 네컷 만화 하나를 보는게 더 즐거울 때가 있다.
유튜브 쇼츠 하나가 웅장한 영화 한편보다 위로를 주기도 한다.
퇴사하고 싶은 날에 먹는건 소고기도 아니고 뭐다? 삼겹살에 소주.
흠이 많고 부족해서 더 기대가 되는게 B급 인생의 매력이다.
영화를 볼 때도 우당탕탕으로 시작하는 주인공의 인생이 궤도를 달릴 때의 짜릿함이 재밌다.
날 것의 그대로의 모습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고 인정한다면,
나만의 육각형을 그리고 내 등급을 스스로 매길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면,
그리고 그 길을 포기하지 않고 매일 걸어간다면, 분명 그 사람은 언젠가 빛나는 육각형을 넘어 자신의 인생에서 스타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B급 아나운서인 내 삶을 더 사랑해보려고 한다.
특출난 무언가는 없었지만,
이 길을 선택하였고, 때로는 회사원으로, 친구로, 후배로, 인스타 친구로 살아가고 있다.
여전히 무언가를 자랑하기에는 애매한 내 자신이지만,
NG장면에 이불킥인 화면들이 있는 B급인 내 인생은 나만이 살아갈 수 있는 신의 선물이다.
이 세상의 B급들을 더 사랑하고 싶다.
보고서가 부족해서 눈물 짓는 회사원, 아이에게 더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해서 미안해하는 초보 엄마,
가장의 무게가 있어도 치킨을 사가는 부장님, 약간은 부족한 스펙이지만 열심히 취업준비를 하는 취준생.
사실은 B급이 아니라 하나밖에 없는 존재로 치열하게 잘해보려고 하는 당신을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