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사람들은 '모과'하면 먼저 생김새를 들춘다. 말의 귀가 없는 사물이어서 망정이지 사람이라면 모르긴 해도 파르르 해져선 드잡이 당하기 십상이다. 모과를 보면 아무렇지 않게 '못 생겼다'라고 하거나 심지어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말로 단정 지어 버린다. 그러고 보면 외모 따지는 건 오래된 편력인가 보다. 그렇다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외모부터 눈이 가는 것은 어쩔수 없는 것일까.
시인은 겸손하게도 자신이 울퉁불퉁한 모과를 닮았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보자기를 풀 듯 그럴 수밖에 없는 울퉁불퉁한 모과의 속내를 제 속에 빗대어 풀어놓는다. 시고, 달고, 떨어져서야 비로소 향기를 풍기는 모과, 단단한 과육속에 볕과 바람과 서리와 달빛을 잇대어 짰다는 표현이 참 아름답다. 시인의 심장은 '쿵쿵쿵' 뛰지 않고 울뚝불뚝 뛴다. 모과에 대해 속속들이 아는 시인이 시고, 달고, 떫은 시절을 견뎌낸 모과 같은 사람으로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