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해시대와 동아시아

서문: 바다, 그리고 유럽이 세계를 지배했던 이유

by 박성종

당신이 부정하든 부정하지 않든, 오늘날의 우리는 유럽인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에 살고 있다.


정치체제인 민주주의, 경제체제인 자본주의는 말할 것도 없이, 일부일처제, 정장(양복), 영어, 달러, 본초자오선, 도량형, 전기제품, 비행기, 자동차, 플라스틱, TV, 인터넷, 스마트폰 등 우리가 쓰는 체제와 물건의 대부분이 유럽인 혹은 그 적장자인 미국인들이 만든 것들이다.


실제로 유럽은 19~20세기에 전 세계의 90% 이상을 지배했으며, 오늘날의 초강대국도 유럽의 후손인 미국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유럽(정확하게는 서유럽)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유럽의 지리적 환경과 지정학적 위치가 정말로 좋았기 때문이다.


즉, 유럽은 그 어떤 지점에서도 약 500~700㎞ 정도만 나아가면 바다와 닿을 정도로 다종다양한 바다와 접해있다.


특히 흑해, 아조프해, 지중해(에게해, 아드리아해, 이오니아해, 티레니아해 포함), 비스케이 만, 북해, 발트해 등은 대부분 육지에 둘러싸인 지중해 형태로, 초기 유럽인들이 항해술을 발전시키는데 유리한 환경을 제공했던 것이다.


거기다 15세기 이후에는 이른바 신대륙을 ‘발견’함으로써 유럽이 모든 대륙의 지리적 중심이 되었고, 덕분에 인도양과 대서양, 나아가서는 태평양까지 장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지표면의 70%는 바다다.


바다를 지배했던 유럽이 세계를 지배하게 된 건 당연한 결과였다.


따라서 유럽이 성세(盛世)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1492년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도착으로 대표되는 ‘대항해시대’의 개막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의 이전에 존재했던 조선왕조는 이 대격변의 시대 때 철저히 소외된 나라였다.


그 결과는?


다들 알다시피 식민 지배와 분단이라는 최악의 역사적 결과물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해금 정책으로 바다를 버린 대가는 이처럼 처참한 것이다.


필자는 늘 이점이 안타까웠다.


‘우리 조상은 왜 바다를 버릴 수밖에 없었을까? 만일 그때 바다로 진출했다면 한반도의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조선인들이 바다를 버린 그 시기, 동아시아의 바다에선 사실 엄청난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이때 바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야 실제 역사를 온전히 알 수 있다.


필자는 이제부터 그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독자님들이여, 16세기 동아시아의 바다로 떠나는 배에 필자와 함께 승선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