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축구협회가 너무 시끄럽습니다. 축구협회 관련 사안으로 감사를 넘어 청문회까지 협회회장과 감독이 직접 증인으로 간 것은 제가 알기로 처음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축구협회 관련해서 문제가 시끄러운 것은 그 동안에 사회에서 축구협회에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서 축구협회가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더불어 축구협회의 운영이 정말 엉망진창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글에서 요즘같이 정치권, 사회권에서 축구협회의 홍명보 선임과정에 대해서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1.축구협회의 여태까지의 논란들
1) 3선 연임 이후 공정위원회 관계자 골프 접대 의혹
축구협회는 2018년까지는 크고 작은 문제가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크게 가시화된 사안은 없었습니다. 문제는 그의 3선 이후부터였습니다. 축구협회 정관에는 일단 기본 원칙적으로 재선까지 허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연임을 허용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제22조(임기) ① 회장을 포함한 이사의 임기는 4년으로 하고, 감사의 임기는 2년으로 하며, 다음 각 호에 따라 1회 에 한하여 연임(연임 횟수 산정 시 다른 회원종목단체의 임원의 경력도 포함한다)할 수 있다. 다만, 회 계감사는 연임 횟수를 제한하지 않는다. <개정 2020.09.22., 2022.01.26.>
④ 제1항에도 불구하고, 임원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임원의 연임 횟수 제한의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 <개정 2020.09.22.>
3가지 연임 제한 예외경우
(1) 국제기구 임원 선출 : 회장이 국제기구 임원에 선출된 경우, 해당 임원직을 수행하기 위해 연임을 허용할 수 있음.
(2)재정 기여: 회장이 대한축구협회의 재정에 기여한 경우, 공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연임이 가능하다.
(3)단체 평가 : 회장의 기여도가 명확히 평가된 경우, 추가 연임이 허용될 수 있습니다.
정몽규 회장은 현재 AFC 총회에서 집행위원으로서 국제기구 임원에 선출되어 그 자격요건이 충족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의 연임 제한 예외 조항에 해당되며 4선 도전이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회장직 선출 과정을 보면 회장을 선출하는 위원단은 최종적으로 회장의 허가를 받아야 되는 구조로서 결국 회장의 통제하에 있는 선거인단, 즉 회장의 연임은 현재 정몽규 회장의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4선, 5선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2021년 정몽규 회장은 3선연임에 성공하게 됩니다. 문제는 위의 규정과 같이 대한체육회 공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문제는 그의 3선 연임 성공 이후 공정위원회 위원들을 그의 관할하에 있는 골프장에 초빙하여 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이번 국회 현안질의를 통해서 밝혀졌습니다.
그의 연임을 허용하는 공정위원회 관계자들을 연임 성공 이후 접대했다는 사실은 누가봐도 뭔가 수상합니다. 이 것은 현재 축구협회 뿐 아니라 대한체육회 전체의 현안질의가 현재 이뤄졌다는 상황에 비춰봤을 때, 한국 체육회에 썩어 빠진 관행들의 어떤 면모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2) 천안 축구종합센터 과정에서 부당개입 논란
그렇게 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그는 이후부터 본격적인 그가 백년대계라 지칭한 천안 축구 종합센터를 건립하는데 만전을 기울입니다. 이는 그의 3선 연임 당선 소감에도 잘 나와있습니다.
이어 그는 "두 번의 임기를 거치며 8년 동안 한국 축구의 든든한 뼈대를 세우기 위해 노력해왔다"라며 "한국형 디비전 시스템과 천안 축구종합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확충 등 오랜 기간 추진한 일들이 이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정몽규 회장은 "새로운 임기 4년동안 한국축구의 백년대계를 마무리하겠다"고 각오를 전하면서 "축구 가족과 팬 모두가 도와 주셔야 가능한 일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모든 축구 가족과 함께 승리의 역사를 써나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출처 : 한스경제(http://www.hansbiz.co.kr)
문제는 이 과정에서 그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인 HDC(현대산업걔발)의 직원들이 축구 건립 과정에서 많이 개입된 사실이 적발된 것입니니다. 이번 현안질의에서 배현진의원은 이에 대해서 아주 자세하게 질문했고 몇가지 사실을 정몽규 회장으로부터 자백을 받게 됩니다.
2025년 완공 예정인 천안 축구 종합센터
1. 현대산업개발 직원이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과정에 개입하라고 지시함. 2. NFC 천안 종합 센터의 네이밍 선정 과정에서 자신의 자회사인 HDC네이밍으로 공모를 진행하였음.
어떤 사람들은 이 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라 할 수 있는데, 축구협회는 약 5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지원받는 공적기관입니다. 그리고 그 외 기타 수입 또한 정몽규 회장에 임기동안 딱히 공적으로 세울만한 행적으로 만들어진 자금이 아니라,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등의 슈퍼스타들의 네이밍 파워로 인한 파트너십의 계약 덕분입니다. 그 와중에 예산의 절반이 넘는 800억 가까운 금액이 투자되는 천안 축구센터 건립 과정에 회장의 사적 조직이 개입된다는 것은 엄연히 회장의 공적기관의 사유화를 의미하죠. 그 과정에서 어떤 불법적인 행위가 이뤄지는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니다. 공적 기관으로서의 여타 협회와 여러 단체의 견제가 없는, 회장 사유의 회사 조직원들이 이 건립 과정에 개입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몽규 회장의 4선 연임가능성을 높게 치는 이유도 이 천안축구센터의 건립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부가적인 수익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3) 승부조작범 꼼수 사면
이후 그의 행보는 더 해괴망측해집니다. 승부조작범들을 기습 사면한 사건인데요. 과거 승부조작에 가담한 이 들에 대해서 내렸던 징계를 해제시켜주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것을 A매치 기간으로 어느정도 사회 여론이 어수선할 때, 위원장 주재하에 기습적으로 감행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정말 여론을 반영하지 못한 꼼수 중에 최악의 결정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스포츠는 공정성, 정당성 하에 이뤄지는 경쟁, 스포츠 맨십에 이뤄지는 것이기 떄문이죠. 누군가가 이를 금전적인 이익을 취득하기 위해서 모의 조작한다는 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행위입니다. 스포츠가 있을 필요가 없이 그냥 극장으로 가면 되는 것이지요. 당연히 여론은 최악으로 흘러갑니다. 결국 정몽규 회장은 이 조치를 취소하고, 책임자를 해임시킵니다. 문제는 그 것을 주도하였던 자기 자신만 두고 모두 해임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후 그의 자서전 '축구의 시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용서하지 못하는 자는 사랑도 못한다
축구의 시대 정몽규
4) 불투명한 대표팀감독 선임과정
클리스만 감독 선임 과정 당시, 뮐러 당시 전력강화위원장은 명단을 추리는 역할만 담당했다고 이후 독일의 한 언론사에 고백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후, 전력강화위원들을 소집하여 '이런 명단의 감독들이 있다'는 형태로 소개한 후, 전력강화위원회의 임원들에게 위원장에게 모든 권한을 부여할 것을 약속받습니다. 그리고 정몽규의 사적인 2차 면접(협회에서는 면담, 또는 청취과정이라 주장)이 이뤄지고, 2차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클리스만 선임 소식을 통보한다. 이렇게 졸속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전력강화위원장의 역할이 최소화된 가운데 무능력한 협회장의 독단으로 선정된 클리스만. 클리스만은 그전까지 헤르타 베를린에서 SNS 사퇴사건, 미국대표팀에서의 여러 논란, 그리고 독일 대표팀 감독시절 논란(재택근무 논란, 무전술 논란)이 있었던 감독이었습니다. 이런 행적에 대해서 알리가 없는 협회장은 자신이 소식적 알고 있는 슈퍼스타란 네이밍만 보고 선임하였고, 결국 클리스만은 이전 행적과 똑같은 행보(자택근무, 무전술 논란)를 걸으면서 아시안컵에서 경이적인, 역사적인 기록을 세우며 물러납니다. 그리고 이후 일어나는 여러 행보들. 대중들은 클리스만을 독단적으로 선임한 정몽규가 악의 축이며 그의 퇴임을 요구했지만, 그는 언론에 나타나지않으며 '이강인-손흥민 사태'등의 이슈를 제공하면서까지 추악하게 그를 보호하는 행적을 보입니다. 그리고 여론이 조금 잠잠해지자, 다시 그의 입맛에 맞는 감독을 고르는데, 그 대상이 바로 홍명보 감독이었습니다. 그는 자서전에도 홍명보 감독의 2014년 행적을 상당히 아쉬워했습니다. 그의 같은 고려대 후배인 홍명보에 대한 애착이 상당히 보이는데,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참패와 현직 울산 감독이라는 장애물, 그리고 사회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그는 또 이임생과 정해성이라는 새로운 방어막을 만들며 결국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게 됩니다.
2.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이 문제가 있는 이유.
1) 홍명보 감독은 정식 라이센스가 없다.
이는 이전부터 문제가 되어 온 것입니다. 홍명보 감독은 결론적으로 말하면 국가대표 감독이 되기 위한 라이센스가 없습니다. 국가대표팀 감독이 되기 위해서는 AFC P급 라이센스와 전문스포츠지도사 2급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홍명보 감독은전문스포츠지도사 2급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임한 것입니다.
2)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이임생 전력강화위원장의 권한행사는 정관위반이다.
이임생 위원장은 11차 전력강화위원회회의(임시회의)에서 모든 권한을 위임받고 홍명보 감독을 독대(이 것도 이후에 최영일 부회장과 같이 갔지만 처음엔 독대했다고 밝힙니다) 한 후에 감독으로 선임하였죠. 문제는 정해성 위원장 사임 후, 이임생 위원장을 임명한다는 내용이 회의록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이임생 위원장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발전위원장으로서 이미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전력강화위원장의 역할을 동시에 겸임하는 '겸인금지 조항'을 위배하는 셈입니다. 즉 권한없는 전력강화위원장에의해서 임명된 감독이므로, 홍명보 감독의 선임은 불합리적입니다.
출처: 네이버
3) 불공정한, 불평등한 면접 시스템
우리가 인사 행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입니다. 공정의 사전적 정의는 공평하고 올바르다는 의미입니다. 제시마시부터 포옛까지는 동등한 면접 시스템이 적용됩니다. 이에 제시마치와 거스 포옛은 축협에서 요구한 PPT를 제출하고 한국축구의 문제점(아시안컵 내), 그리고 개선점까지 영상과 자료를 제출하였습니다. 심지어 포옛감독은 한국 국대의 문제점으로서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그 대안으로 이영준선수를 제시하며 그의 활약을 직접 볼 정도로 열의를 가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의 경우 면접 과정을 거치지 않고 오히려 이임생 위원장이 요청을 하러 갔습니다. 그리고 그는 직접 선임 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홍명보 감독에게만 이렇게 특혜를 준 것입니다. 회사로 치면 홍명보 감독만 시험을 안치고 특별 채용으로 합격시킨 셈이죠. 만약 일반 사회에서 이런 사례가 나오면 과연 취준생들이 가만 있을까요? 하지만 국회에서 현안질의시간에 홍명보 감독 및 정몽규 회장은 아무런 불공정한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자격도 없는 위원장이 면접도 보지 않고 뽑은 인사에 대해서 말이죠...
4) 홍명보가 제시 마치, 거스 포옛보다 능력이 있는가?
이임생 위원장은 그를 선임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KFA 철학, 게임 모델 연계와 연결했을 때 빌드업시 라볼피아나와 비대칭 백스리 전형을 가져간다. 상대 공간을 활용, 상대에 맞춰 카운터어택, 콤비네이션 등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경기 템포 조절, 포지셔닝, 기회 창출도 보였다. 지난시즌 (울산을 보면) 빌드업, 압박 강도 1위 등 효과적으로 뛰었다.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지도자로서의 경험, 행정가로서의 폭 넓은 시야를 갖고 있다. KFA의 철학,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 연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일단 오류 하나! K리그 1위의 압박 강도, 빌드업 능력은 광주의 이정효 감독입니다. 그리고 2번째, 울산 현대의 빌드업이 가능한 이유는 홍명보 감독의 개인 역량이 아닌, 울산현대팀의 양질의 스쿼드도 상당부분 기여한다는 점을 잊지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것은 국대감독입니다. 과연 그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감독만 모여서 경쟁한다는 곳에서 활동했던 제시 마치와 거스 포옛보다 전술적 역량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홍명보 감독은 전술적인 역량보다, 팀 기강을 바로잡고 동기부여 해서 빡세게 뛰게 만드는 감독이지 전술적인 수가 뒤쳐지는 감독입니다. 최근에 있었던 말레이시아전, 오만전에서도 수비 위주로 전술을 하는 팀을 상대로 라볼피에나(4백인데, 수비형미드필더가 내려와 커퍼하고 윙백이 윙처럼 올라가는 전술) 만 구사함으로서 전반, 후반 끝나기 직전까지 고사합니다. 그리고 상대팀은 이를 그냥 대놓고 노렸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변화도 홍명보 감독은 주지않고 선수를 바꾸는 것에 그쳤죠. 그 결과는 이강인과 손흥민의 원맨쇼, 일명 '해줘!(버럭)'축구로 귀결되어버렸습니다.
3. 그래서 하고 싶은 말
우리가 이렇게 사회적 여론, 그리고 국회 현안 질의에서 홍명보 감독 선정 과정에 집중했던 것은 '홍명보 감독의 능력이 과연 비교 대상군인 감독들보다 절대 뛰어나지 않은데 어떻게 됐느냐'는 근본적인 논리에서 시작됩니다. 왜 실력있는 감독이 아닌, 그보다 뒤쳐진 사람을 선임한 것에 대한 비판이죠. 이 것은 정몽규 회장이 능력없는 클리스만을 독단적으로 선임했던 그 과정을 보면 상당히 합리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과정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비판하는 것이지요... 유례없는 한국 축구의 황금기. 그리고 거기에 제를 뿌리고 있는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 이제 그들은 국정 감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지시까지 떨어진 가운데 과연 이 정몽규 체제하의 암흑기는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