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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lie Mayfeng Jul 07. 2017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

쥴리 메이펑의 사진이 된 순간들 #002

INDIA. Mumbai. Gateway of India. ⓒ Julie Mayfeng






인도 뭄바이. 2011.




뭄바이는 이미 한 차례 여행한 적이 있었다. 그 때도 콜라바(Colaba) 지역에서 지냈다. 콜라바는 뭄바이 남부의 번화가인데 100년이 넘은 타지마할 호텔과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가 있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번에 구한 숙소는 피제이 램찬다니 거리의 스트랜드 호텔이었다. 지난 번에도 이 거리에서 묵었었는데 그 때 빈대에 물리는 바람에 곤혹을 치룬 적이 있었다. 때문에 이번 숙소는 등급을 두 단계 높여서 미리 예약을 해 두었었다. 두 호텔은 모두 아라비아해를 마주하고 타지마할 호텔과 같은 선상에 있었다.



너무 이른 아침이라 체크인을 바로 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두 시간 뒤에는 가능하다고 하여 짐을 맡겨 두고 거리로 나갔다. 12월인데도 피부에 닿는 바람은 여름과 가을 사이 쯤으로 느껴졌다. 엷은 해무가 드리워진 해안길을 따라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까지 걸었다. 사람보다 더 많은 비둘기들이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수백 마리, 어쩌면 수천 마리도 되어 보였다. 



그 때 어디선가 갑자기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 타지마할 호텔의 폭발 테러가 연상될만큼 커다란 소리였다. 수많은 비둘기들이 한꺼번에 날아 올랐다. 푸드덕푸드덕, 깃발 펄럭이는 소리를 내며. 그 순간 전구가 나간듯 눈 앞이 깜깜해졌다. 쿵 소리는 30초 간격으로 두 차례 이어졌다. 나는 카오스의 순간에서 질서의 순간을 잡겠다고 여러 차례 셔터를 눌렀다. 



'쿵' 소리의 출처는 익명의 누군가가 장난으로 친 가드레일이었다. 덕분에 나는 사진을 얻었지만 정말 놀랐다.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Gateway of India): 1911년, 영국의 조지 5세 부부가 뭄바이 항을 통해 인도를 방문한 기념으로 지어진 식민지 시절의 건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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