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풀
언뜻 보기에 새순은 바랭이와 닮았다. 이 풀은 바랭이와 달리 잘 뽑힌다. 다 자라서 대궁 끝에 작은 조 이삭처럼 씨앗 뭉치가 달린다. 강아지 꼬리처럼 생겼다. 대궁을 뽑아 손톱으로 짜면 한 방울 물기가 맺힌다. 둘이 서로 물방울을 붙여 따먹기 놀이하던 시절이 있었다. 내버려 두었다간 이삭 하나에 수백 개의 씨앗이 파종되는 것을 겪어야 한다. (빽빽하게 싹 난 것을 보라.) 뽑은 자리에 몇 번이나 다시 난다. 뽑고 또 뽑다 보면 여름이 지나간다. 정원에 풀이 있나 없나를 보면 정원주의 부지런한지 게으른지 말하지 않아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