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
일주일 만에 찾은 동산에 상사화가 피었습니다. 잎새와 꽃이 만나지 못해서 상사화라지요. 암술과 수술이 함께 하니 이치는 맞지 않아도, 뭐 어때요. 이별의 서사와, 그리움으로 피는 이야기가 담겨있는 꽃이잖아요.
여름을 땅속에서 숙면한 뒤에 입추를 지나 처서를 앞두고 대궁을 쑥쑥 올리는 꽃이랍니다. 밤에도 꼼짝않고 서서 기다리기에 슬픈 모습입니다.
어떤 사연이 담긴 눈은 한없이 바라보기만 하겠죠. 차마 꼭꼭 숨겨둔 얘기는 말이 되기에 너무 아프겠죠. 그립고 그리워 그리움이란 말로도 다 표현되지 않는, 심장이 아는 통증 같은 그것 말이죠.
상사화로 피는 그리운 그 사람은 떠났기에, 다시 마주할 기약이 없기에 그리움이 맺혀 피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