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25년 9월 10일,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그날은 마침 브런치 10주년 팝업 전시 프로젝트 신청날의 마지막 날이기도 했다.
사실 전시 소식을 미리 보긴 했지만,
작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던 내게는 그저 부러운 이벤트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바로 그날, 작가 승인 메일이 도착했고,
'어서 빨리 글을 써서 올리자!'
마치 오래 기다려온 신호처럼, 그렇게 글을 적어 내려갔다.
음악을 오래 해온 나는 각종 오디션이나 프로젝트 신청에는 익숙했지만,
글쓰기로, 그것도 '작가'라는 이름으로 무언가에 도전해 본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 익숙한 과정임에도 이번만큼은 낯설고, 많이 떨렸다.
글은 나에게 있어 산소호흡기 같은 존재였다.
답답한 날이면 나는 글을 썼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조용히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어서, 그 시간이 참 좋았다.
일기를 쓸 때마다 만년필이 종이를 긁는 사각거림은
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주었고,
글로 빼곡히 채워진 종이 한 페이지를 바라보면,
하루 종일 복잡했던 머릿속이 말끔히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브런치에 연재하게 된 첫 글은 '3년 가족일기'
약 2년 전, 아빠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신 후
아빠의 무빈소 장례를 조용히 치른 나는,
하늘에 계신 아빠가 서운해하시지 않도록 그리움과 일상을 담은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3년 탈상을 떠올리며,
그 시간 동안 가족의 하루를 기록해 보자고 결심했다.
평소에 손 편지를 좋아하던 아빠를 생각하며,
하늘에 계신 아빠에게 쓰는 편지처럼
나만의 방식으로 '3년 가족일기'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써 내려간 지도 벌써 1년 9개월이 되었다.
시끌벅적한 날도 있지만, 때로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문득 아빠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순간들이 있다.
그리고 아빠가 떠난 후, 예전에는 할 수 없었던 일들을 조금씩 변화하고 바꿔 나가는 우리의 일상도 함께 담고 있다.
아빠 없이 모녀 둘이서
"우리 둘이 힘을 합치면 안 되는 거 없어. 다 할 수 있어!"라는 모토로 살아가는 엄마와 나의 이야기를 담으며.
이 일기를 통해,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을 겪은 분들에게 가족이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전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평범한 하루하루가 사실은 얼마나 귀한 시간이었는지를,
브런치를 통해 누군가에게 조용히 건네고 싶은 꿈도 생겼다.
응고된 감정을 글로 꺼내어,
브런치에 일기를 올리고 그 시간을 들여다보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승화시켜 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