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장이다

개인카페냐, 프랜차이즈냐

by 방장

카페 사장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나도 나름 고민과 분석을 했다.

그때는 나름 똥손들과는 다르다는 자부심까지 있었다. 철저한 준비보다 무조건 하면 되는 나니까.


가장 먼저 했던 생각은 개인 카페냐? 프랜차이즈 카페냐? 다.

개인 카페를 선택하는 것에 있어서 한 치의 고민도 없었다. 프랜차이즈는 이미 잘 짜인 가이드라인이 있어 인테리어나 메뉴 구성이 편하고 예산도 명확하다. 본사의 지원도 있어서 든든하다. 하지만 난 사장이다. 그것도 무조건 하면 되는 사장. 내 생각을 담아내고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고 결정을 내가 내리는 것이 중요한 그런 사장.


사장으로서, 나는 어떤 카페를 만들까?

가장 먼저 개인 카페의 유형에 대해 나름 정리하고 분석해 보았다.


1. 박리다매형 저가 카페

학교나 회사, 지하철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작은 공간을 임대해서 전문 포장 판매하는 형태의 카페. 음... 내가 상상하는 이미지랑은 다르다. 우아하게 커피 한 잔 내리고 싶었다.

(그럼 카페 사장보다는 손님이 어울릴 텐데... 말이다.)


2. SNS 핫플레이스형 카페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인 포토존이 있는 카페라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멋진 인테리어와 개성 있고 독특한 분위기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거다. 나는 그럴만한 센스가 없다.

(그래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메타인지가 있었나 보다.)


3. 맛집형 카페

빵이나 케이크, 간단한 식사를 제공하는 카페. 빵에서 마진이 많이 남는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빵을 만드는 소질이 없다. 내가 잘하는 김밥을 함께 팔아볼까? 김밥과 커피... 신박하지 않을까? 배우자가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방장, 사람들이 안 하는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거야..."

(맞는 말이다. 가끔은 배우자 말을 듣는 것도 나쁘지 않다.)


4. 주차 공간이 큰 근교 대형 카페

코로나가 터지면서 근교에 있는 카페를 찾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다.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예쁜 대형 카페, 주차 공간도 넓고 공기도 좋아서 사람들이 주말이나 휴가에 많이 찾는 그런 카페. 음... 그럴만한 예산이 없다.


5. 카페 플러스알파

카페와 도서, 카페와 술, 카페와 공간대여... 카페 플러스알파 형태의 카페들이 많다. 이거다! 카페에 내가 원하는 문화적 요소를 더하는 것, 문화적일 수도 있고 교육적일 수도 있고... 고상한 느낌 두 스푼이 나의 알파다. 카페에서 내가 하고 싶은 모든 문화,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기획... 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그리고 그렇게 했다. 콘텐츠가 좋으면 사람들은 당연히 몰려올 것이다. 확신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카페다. 카페는 두 개의 공간이 있다. 나의 알파를 실행할 스튜디오와 커피 장사를 할 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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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지난 2년 동안의 만족감은 높다. 돈을 벌지 못한 게 함정이지만...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공간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벌렸다. 천하제일 이야기 대회, 노션 특강, 외국어 마피아 게임, 고요한 아침 독서모임, 심리 콘텐츠 제작...(IG: @fangjiang_1968) 여러 경험을 통해서 절실하게 느낀 것이 있다면 콘텐츠가 좋은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마케팅이다. 여전히 이 부분은 나에게 난제다.


누군가 카페 창업을 준비한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지난 2년의 시발점의 솔직한 생각들을 적어본다. 개인카페를 하면서 후회는 없지만 단점은 자기 객관화하기 어려울 수 있는 점 알고 있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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