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의 7월 향기로운 어느 날

by Far away from

7월 15일은 민재의 생일이었다.

고통과 통증에 침대와 한 몸이 되어있던 나는 민재가 선물로 갖고 싶어 하는 민재의 첫 번째 자전거는 직접 골라주고 싶은 마음에 몸이 아픈 날이었지만 애써 몸을 일으킨다.

첫눈에 꽂혔던 주황색 자전거.

평소에는 호 불호가 명확히 갈렸던 민재는 자전거만큼은 쉽게 고르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자전거는 민재에게 익숙하지 않은 아이템인 데다가 뭐가 좋은지 나쁜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도 없고, 단지 기어가 달려있는지, 앞뒤에 불이 들어오는지 등의 소소한 부분이 민재에겐 중요한 부분인 듯했다.

나는 아빠의 큰 자전거로 자전거를 처음 배웠던 지난 과거가 생각났다. 배웠던 시기도 민재보다 훨씬 늦은 초등학교 중반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 낡은 녹슨 자전거로 자전거는 내게 굉장히 무서웠다. 그 높이가 섬뜩하고 무서웠지만 무서운 만큼 큰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큰 자전거에서 떨어지는 것에 대한 공포는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가끔씩 꿈에 나올 만큼 대단했다. 양 발이 안 닿는 자전거를 타는 것에 대한 공포란...

그렇게 자전거를 배운 후 아버지가 내게 사준 나의 첫 자전거..

바퀴살에 검은색 커버가 쌓여 있는 그 자전거를 잊을 수가 없다. 지금 생각하면 촌스럽기 그지없는 플라스틱으로 바퀴살이 막혀있는 자전거였지만 그때 당시에는 다른 자전거와 달리 특이하다는 생각에 자부심이 무척 강했었다.

그렇게 동네를 호령하고 다니며 나와 한 몸이 된 그 자전거는 결국엔 도난 당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도난 당한 이후로 특이한 자전거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눈에 불을 켜고 다녔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말았다.

과거의 나를 회상한 후 민재를 바라본다. 작은 LED 등 하나를 서비스로 주는 것이 마냥 기쁜지 좋아서 팔짝팔짝 뛴다. 수십만 원짜리 자전거를 얻은 거보다 작은 액세서리 하나를 얻은 것이 더 좋은 것 같은 느낌..

아이 땐 작고 사소한 것에 집착 하지만, 그 집착을 충족시켜 준다면 그 본연의 의미보다 훨씬 큰 자부심을 가지게 되고, 그는 더 많은 성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사소한 의견 하나 지나쳐선 안 되는 이유 중 하나.

나나 민재와 같은 감성적인 인간들에겐 쓸모나 효용보다 더 큰 가치가 존재한다. 분명히..

민재의 주황색 첫 자전거를 사고.. 하루가 지난 16일에 처음 개시를 하였다. 처음에 생각했던 18인치~20인치보다 더 큰 22인치 자전거를 산 것이었기 때문에 배우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 예상했다.

자전거를 처음 타는 데 있어서 양 발이 닿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공포는 쉽게 극복하기 힘든 것이란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주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이게 웬걸..

몸을 잘 움직일 수 없어 집 가까이에서 서있었는데, 민재가 한두 번 엄마가 끌어주는 자전거를 타고 왔다 갔다 하더니 저 멀리서 혼자서 타고 오는 모습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꿈인 듯 생시인 듯 감격이 밀려왔다.

가슴속 깊이 벅차 오르는 감정에 고통과 아픔도 다 잊혔다.

내 자식이 잘 해내는 것에 대한 성취감과 만족감. 그 감정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우리 아들.. 언제 이렇게 컸지?'

분명 우리 가족이 다 함께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꿈꿔오곤 했었는데..

이렇게 빨리 커다란 두 발 자전거를 탈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벼처럼 쑥쑥 자라는구나.’

7살의 7월. 장마철이지만, 날씨가 흐리지만.. 너무나 싱그럽다.

자랑스러운 장면을 떨어뜨린 물건을 주워 담듯이 주섬주섬 주워 마음속에 욱여 넣는다.

‘사랑한다 민재’

‘오늘 넌 자랑스럽다는 말보다 훨씬 더 자랑스러운 모습이었어. 너도 아빠와 같다면 무척 오랜 시간 동안 오늘을 기억하겠지.. 아빠도 너와 마찬가지로 이 순간을 영원히 가슴속에 새길께. 우린 언제나 똑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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