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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시

반가운 손님

by Far away from

반가운 손님이 왔다


어릴 적 새로운 게임을 가득 넣은 디스켓을 가지고 온 친척형처럼

캠핑장에 막 도착했는데 분주하게 달려오는 즐냥이처럼


반가움은 반가움 그 자체에 목적을 둬야 한다


디스켓에 바이러스가 가득 담겨있다 해도

즐냥이가 배고픔에 우리를 이용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나는 반가움을 퇴색시키지 않기로 했다


반가운 편지를 열어보자 행운의 편지였지만..

지하철역에서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은 '도를 믿으십니까'

를 외쳤지만..


그 순간의 반가움만큼은

보석처럼 있는 그대로 간직하기로 했다


휴대폰이 있어 반가움이 줄어들었다

편리한 택배는 받는 즐거움에 매너리즘을 더했다


이제는 더더

반가운 손님이 귀해졌다


시골 조용한 마을에

어느 누군가가 나를 반가운 손님처럼 맞이해 준다면

좋겠다


만나면 많은 이야기 나누지 않겠지만

함께 커다란 교류 나누지 않겠지만


그냥

'반가웠다'

그 말 한마디만 가슴에 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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