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6-Welcome to the Show

by 잰걸음

2년간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다. 인턴 2개월 근무를 제외하면 첫 사회생활이었다. 퇴사 사유를 풀자면 상당히 길어지기 때문에 여기에선 생략하기로 한다. 다만 말할 수 있는 것은, 두 달 반을 치열하게 고민한 뒤에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다.


이직처를 정해두지 않은 ‘생퇴사’가 주는 부담감은 당연히 컸다. 취업난은 점점 심각해지고, 2년이라는 경력은 신입도 경력도 아닌 애매한 연차다. '난 스스로를 구직 시장에서 괜찮은 인력이라고 설득할 수 있을까?', '공백기가 길어지면 어떻게 하지?', '일정한 생활 패턴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 쓰기 나름이 되는 24시간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와 같은 고민을 계속했다.


하지만 결국 나는 퇴사를 결심했고, 회사에 통보도 했다. 사직서와 인수인계서를 작성하고, 내가 맡던 업무는 다른 사람들에게 배분되고……. 이제 이 회사에서 내 책상이 없어질 것이라는 사실이 체감되면서 괜히 불안했다. 그렇다고 내 결정을 번복하기도 싫었고, 그럴 수도 없었다.


그렇게 혼란스럽던 때, 이 노래가 너무나도 큰 위안이 되었다. 길거리나 카페에서 자주 들리던 음악이라 ‘노래 좋다~’ 정도로는 생각하고 있었는데, 귀 기울여 들어 보니 가사 한 줄이 마음에 확 꽂혀서, 퇴사하는 주 내내 출퇴근길에 이 노래만 주야장천 들었다.


“알아 너의 결정이 쉽지 않았을 거야 / 후회 없게 하는 건 이제 나의 몫이야”


지금(퇴사하는 주)의 내가, 퇴사를 통보한 한 달 전의 나한테 하는 말 같았다. 내가 '이렇게 사는 게 맞나?'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이 돌아다니고 치열하게 고민했는가. 그렇다면 오늘과 내일의 내가 할 일은, 과거의 내가 했던 선택이 잠정적인 최선이었음을 믿고, 이를 후회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끔 살아가는 것이다. 난 충분히 힘들었고, 힘든 상태에서 두 달 반을 고민했고, 지금 상황에서는 여러 가지 기회비용을 감안하더라도 퇴사가 가장 나를 위한 선택이라고 판단했던 거니까.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담담히 나의 몫을 해나갈 수밖에.

퇴사 한 지 2주가 되어가는 지금(5월 29일), 솔직히 불안하다. 퇴근시간에 옷을 갖춰 입고 우르르 건물을 나서는 직장인들을 보면 기분이 싱숭생숭해진다.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고, 나는 이 가사를 다시 곱씹으며 오늘과 내일을 꾸려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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