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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인생을 사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업글할매의 오늘의 좋은 글

by 업글할매


당신의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러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사느라
낭비하지 말라.

(스티브 잡스)


나는 자칭 애플 덕후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티브 잡스의 명언을 즐겨 찾아 읽는다.


그의 말에는 단순한 조언을 넘어, 인생을 꿰뚫는 깊은 통찰이 담겨있는 것이다.


오늘도 우연히 스티브 잡스의 한 문장을 다시 마주했다.


“당신의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러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사느라 낭비하지 말라.”


한숨과 함께, 천천히 내가 살아온 삶을 돌아보았다.


진짜 나로 살아온 시간이 얼마나 될까?


돌이켜보니, 나로 살아온 시간보다, 그저 남 눈치나 보면서 상대방 비위나 맞추려고 애쓴 시간이 훨씬 더 많았던 것이다.


어릴 땐 부모님한테 사랑받고 싶어서, 사회에 나와서는 그저 상사의 눈치만 보면서, 행여 눈 밖에 날까 봐 조심하고 또 조심했었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또 호랑이 남편님 모시느라 많은 걸 양보하고 희생하면서 살아온 것이다,


내 삶은 온통 ‘온전한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남을 위한 시간’으로 채워져 있었던 것이다.


그때는 그게 행복인 줄 알고 살았던 것이다.

그게 미덕인 줄만 알았다.

그리고 그것이 정답인 것 같았다.


하지만 칠십이 넘고 나서, 이제 와서 다시 돌아보니, 나는 단 한 번도 내 삶의 주인이 아니었던 것이다.


내가 원하는 길이 아닌, 남이 정해준 길을 걸어왔던 것이다.




시간은 영원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어느 순간 거울을 보면, 내가 생각했던 내 모습이 아니다.

얼굴에 깊어진 주름, 예전 같지 않은 체력…


그제야 깨닫게 되는 것이다.

나의 시간도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스티브 잡스 또한 병상에서 자신의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걸 깨달았고, 남은 시간을 더욱 자기 자신답게 살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도, 우리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남긴 것이다.


“당신의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러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사느라 낭비하지 말라.”


스티브 잡스의 이 한 마디가, 이제야 내 가슴을 사정없이 두드린다.


이제는 더 이상 남을 위해 사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

더 이상 기운도 없다.




남의 시선 때문에 포기했던 것들, 내가 정말 하고 싶었지만 미뤄두었던 것들, 이제는 그 모든 걸 다시 찾아내서 어떻게든 살려내고 싶다.


하지만, 여전히 나한테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남아있긴 하다.


늘 껌딱지처럼 붙어있는 집돌이에 삼식이 아저씨인 우리 집 양반, 모든 리모컨은 자기 손에 쥐고 있는 우리 남편!


TV 채널 하나도 내 마음대로 돌릴 수가 없는데, 내가 과연 남편이란 허들을 넘어서, 내 인생을 과연 되찾을 수 있을까?


딸내미가 늘 나한테 하는 말이 있다.

엄마가 그렇게 만든 것이란다.


오랜 세월 동안 모든 것의 중심을 남편에게 두고 살았다.


남편이 좋아하는 걸 먼저 생각했고, 남편이 싫어하는 건 되도록 하지 않으려고 조심했다.


그렇게 수십 년을 살다 보니, 어느새 나도 모르게 남편이 원하던 대로, 답답하고 심심한 집돌이 신세가 되어버렸다.


이게 바로 “자업자득 (自業自得)“ 인가?


딱 나를 보고 하는 말 같다.


하지만 어떻게든 남편의 이 고약한 허들을 넘기고 싶다.


집에만 있으려는 남편, 어떻게 해서든지 바깥세상을 누비고 다니고 싶은 나, 이 간극을 어떻게 메워야 하는지 아는 사람 있으면, 가르쳐달라고 하고 싶다.


그렇다고 남편을 내 인생에서 배제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칠십이 넘고 나니 새삼스럽게 터득한 것이 있다.


그 누구보다도 마지막까지 곁에서 함께 할 사람은 남편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동반자고, 아무리 미운 짓을 해도 여전히 소중한 사람인 것이다.


그렇다면 답은 정해져 있지 않을까?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내 영역을 넓혀가자.

절대로 티 나지 않게, 아주 조금씩이다.


워낙 귀신같은 사람이라서, 자칫 잘못했다가는 도로아미타불이다.


수십 년 동안 남편 손에 있던 리모컨을 하루아침에 빼앗을 순 없겠지만, 아니 온전히 빼앗을 생각도 없다.


그 대신 TV 리모컨은 남편 손에 그대로 쥐여주고, 적어도 내 인생의 리모컨만은 내 손에 쥐어야겠다.


조금씩 용기를 내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들을 하나씩 되찾아보자.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단 한 번뿐인 내 인생, 젊어서는 남을 위해 살았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칠십, 팔십 대에는 내가 주인공으로 살아보고 싶다.


내 인생의 리모컨, 이제는 내가 키자!


“시간은 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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