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글할매 책방 이야기
2007년 가을, 《 트렌드 코리아 2008 》이라는 이름으로 첫 선을 보인 이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어느덧 19번째 책인 《 트렌드 코리아 2026 》에 이르렀다.
해마다 다가오는 계절처럼, 이 책은 나에게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설렘의 신호탄이 된다.
매년 대한민국의 다음 해 소비 트렌드를 예측하며, 시대의 흐름을 민감하게 짚어내는 통찰력 있는 키워드들로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트렌드 코리아”시리즈다.
그 독자 중에 나도 있다.
내가 트렌드 코리아를 처음 접한 것은, 《 트렌드 코리아 2018 》이었다.
그 이후 거의 9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이 책을 기다려 왔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세상이 어떻게 바뀌는지, 어떤 흐름이 우리를 이끌게 될지 궁금해서, 매해 가을이 되면 마음이 먼저 들썩였다.
그중에서도 《 트렌드 코리아 2020 》은 내 인생에 영원히 잊히지 않을 감동을 선물해 준 책이다.
바로, 지금 내가 사용하고 있는 닉네임 “업글할매”가 이 책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2020년을 이끌 10대 키워드 중 하나였던 “업글인간”.
성공보다 성장을, 비교보다 나 자신을 중심에 둔 “어제보다 나은 나”를 지향하는 사람을 뜻한다는 이 멋진 단어에, 나의 가슴은 한없이 뜨거워졌다.
나는 곧바로 내 이름을 “업글할매”로 정하고, 그날부터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디지털포메이션을 외치며, 유튜브를 가정교사 삼아 하루하루 열심히 배워나갔다.
자기계발서를 쌓아두고 읽었고, 마침내 2년 전에는 블로그에 도전하며, 브런치 작가로도 활동하게 되었다.
이 모든 변화의 시작점에는 김난도 교수님과 “트렌드 코리아”가 있었다.
그 덕분에, 칠십 대라는 나이에도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변화의 물결은 어디서 시작되는지를, 매해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감사하다.
물론, 트렌드가 당장 내 일상에 크게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느새 나도 모르게 내가 시대와 호흡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정신없이 변화하는 세상과 나 사이에 조금은 소통이 가능해진 듯한 묘한 연결감이 있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문득문득 젊어진 기분마저 든다.
그래서 나는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나이를 불문하고,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만큼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 트렌드 코리아 2026 》, 이 책은 김난도 교수님을 중심으로 전미영, 최지혜, 권정윤, 한다혜, 이혜원등 총 12명의 연구진이 힘을 모아 만들었다.
매해 이 시리즈를 기다리는 이유는 단 하나다.
변화의 물결을 가장 먼저 감지하고, 그 흐름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김난도 교수님이 이끄는 트렌드코리아 시리즈는, 거의 예외 없이 책의 첫머리는 언제나 경제 이야기로 열렸다.
미래의 소비 트렌드를 이야기하기 전에, 경제라는 커다란 배경을 먼저 짚고 넘어가는 게 늘 공식처럼 이어져 왔다.
그런데 이번 《 트렌드 코리아 2026 》은 달랐다.
경제 이야기가 보이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2026년을 이끌 10개의 키워드를 다 정리해놓고 보니, 그 안에서 압도적인 힘 하나가 모든 키워드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AI였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작용으로든 반작용으로든, 2026년의 모든 키워드 속에 스며들어 있다.
AI가 직접적으로 바꾸든, 혹은 그것에 대응하려는 흐름이든, 결국 10개의 키워드 모두가 AI의 영향권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책에서는 굳이 경제를 서문에서 따로 풀지 않았다고, 김난도 교수님은 설명하신다.
경제 이야기를 건너뛴 것이 아니라, AI라는 새로운 틀 속에 이미 녹여낸 것이다.
이번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역시나 올해의 키워드, 그 이름도 힘차고 아름다운 “HORSE POWER”였다.
자동차의 마력을 뜻할 때 흔히 쓰이던 말로,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단어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 단어가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빠름과 느림, 디지털과 아날로그, 전통과 혁신…
서로 다른 것들이 충돌하거나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끌어안고 균형을 이루는 것이 이번 키워드의 핵심인 ”HORSE POWER” 인 것이다.
김난도 교수님은 말씀하신다.
무조건 앞만 보고 달리는 시대는 끝났다고.
2026년은 병오년, 즉 붉은 말의 해이다.
‘말의 해’를 맞아서, 김난도 교수님은 말처럼 힘 있게 달려가자는 취지로 ”HORSE POWER”라고 키워드를 정하셨다.
말은 예로부터 인간이 자연에서 얻을 수 있었던 가장 빠르고 강력한 존재였다. .
그리고 이제, 인공지능이라는 또 다른 ‘말’이 우리 삶 속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그 덕분에 우리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탁월한 실행력과 놀라운 효율성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김교수님은 이러한 맥락에서 ”HORSE POWER”라는 키워드가 단지 속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시대에 필요한 통합적 역량과 균형 감각까지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저 한 해가 더해지는 숫자가 아니다.
2026년은 기술, 사회, 인간이 동시에 대전환을 맞는 중대한 시기란다.
AI의 비약적인 발전, 초개인화, 자동화…
모든 것이 너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하지만 김난도 교수님은, 그 속에서도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일깨워 주신다.
감성, 공감, 유연함, 관계.
그건 어쩌면, 우리가 기술보다 더 늦게 잃어버릴 수 있는 것들이고, 그래서 다 지켜야 하는 가치들인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내게 지도이자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준다.
당장 따라야 할 유행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서다.
HORSE POWER
2026 10대 트렌드 키워드
그리스 신화에 보면 켄타우로스라는 존재가 등장한다.
하체는 말이고, 상체는 인간인, 말 그대로 ‘반인반마’의 형상이다.
이번 《 트렌드 코리아 2026 》을 읽으면서 김난도 교수님의 말씀이 유독 오래 머릿속에 남았다.
“우리가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결국 인간은 켄타우로스처럼 진화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하체는 AI를 장착해 힘 있고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되, 상체는 여전히 인간이라서 감정도 있고, 지혜도 있고, 무언가를 느끼고 연결할 줄 아는 존재.
만약 우리가 그렇게 살아간다면, 켄타우로스보다 더 멋진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그런 상상을 해보게 된다.
교수님은 이번 10대 키워드를 “인공지능의 작용과 인간의 반작용이 상호작용하고, 변증법적으로 합일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신다.
말은 참 멋지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좀 어렵다.
많이 어렵다.
트렌드 키워드가 해마다 점점 더 깊어지고, 복잡해지는 느낌이다.
예전엔 한 줄로 이해되던 문장이, 요즘엔 두세 번은 다시 읽어야 머릿속에 들어오고, 그러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아, 나도 이제 점점 더 늙어가는구나.”
책 속의 미래가 다가올수록, 나의 존재가 조금씩 희미해지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이런 시대에, 이렇게 어려운 책을 읽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루프’란 어떤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순환의 과정을 말한다.
“휴먼인더루프”란, 인공지능을 활용한 업무 처리 과정에서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인간이 관여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인간과 AI의 가장 바람직한 관계 설정은 키워드에서 이야기하는 ‘휴먼인더루프’가 아닌가 싶다고 교수님은 강조하신다.
휴먼인더루프는 말 그대로 인간이 명령을 주고 팩트 체크를 하고, 또 그것을 재가공해서 활용해 낼 수 있는 업무 처리의 결과를 말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연구를 보면, 전문성이 높은 사람이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그 사람의 전문성은 더욱 올라가고, 자기 업무에 역량이 떨어지는 사람이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지나치게 인공지능에 기대면서 오히려 그 성과가 떨어진단다.
교수님의 이 말씀을 들으면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AI에 대해서 나름 관심을 갖고, 열심히 공부도 해봤지만, 결국은 한계에 부딪쳐, 때로는 전문가들의 놀이터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다.
비록 가방끈이 짧고, 전문가 근처에는 다가가지도 못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칠십 대 노인이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서 나름 재미있게 놀아보려고 한다.
어차피 이제는 AI를 벗어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그렇다면 발만이라도 걸치고 살아보자.
그게 바로 나의 “휴먼인더루프”다.
매년 신박한 키워드를 내놓는 《 트렌드 코리아 》 시리즈, 이번에도 《 트렌드 코리아 2026 》에서 또 하나의 흥미로운 단어가 등장했다.
바로 “필코노미 ( Feelconomy)”.
말 그대로, “기분(feel)+ 경제(economy)”를 합쳐 만든 단어다.
김난도 교수님께서 아주 재미있게 설명을 해준다.
기분이 꿀꿀해서 빵집에 들어가 달달한 케이크 한 조각을 사 먹는다.
혹은 우울한 날, 괜히 향 좋은 캔들을 사서 방안에 불을 켠다.
이게 바로 필코노미다.
내 기분을 바꾸기 위해 지갑을 여는 소비 패턴, 즉 ‘기분 경제’라는 뜻이다.
여기서 또 재미있는 개념이 등장한다.
바로 ‘미세 공격’이다.
누군가 대놓고 욕을 하거나 차별을 하진 않지만, 작은 말과 태도 속에 숨어 있는 무례함, 이런 것들을 말한다.
예전 같으면 그냥 참고 넘어갔을 말들이, 이제는 사람들의 기분을 크게 건드린다.
우리 세대는 사실 온 세상이 미세 공격으로 가득했다.
아무리 속상해도, 그냥 참고 웃고 넘기는 게 미덕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사람들은 기분을 해치는 말과 행동에 “그건 아니지~~”라고 목소리를 낸다.
솔직히, 이제라도 이렇게 바뀐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기분이란 건 사실 정의하기도 어렵다.
그렇지만 분명한 건, 기분은 가장 인간적이 요소라는 것이다.
AI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인간의 미묘한 기분까지는 흉내 내기 어렵다.
그래서 요즘은 이 ‘기분’이야말로 새로운 경제적 가치로 주목받고 있다.
결국 “필코노미”는 이렇다.
내 기분을 여러 디바이스나 서비스가 읽어내고, 부정적인 감정을 달래주며, 한 발 더 나아가 좋은 기분을 사기 위해 소비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즉, 이제 우리는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좋은 기분’을 사는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나를 위한 작은 호사, 이것도 필코노미에 해당되는지…
《 트렌드 코리아 2026 》에 등장한 키워드 중 가장 AI스러운 단어는 바로 “제로클릭”이다.
김난도 교수님은 이 단어를 AI가 영업과 검색 패러다임을 가장 직관적으로 바꾼 사례라고 설명하신다.
필요한 게 있으면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고, 나열된 링크들을 하나씩 클릭하며 들어가 답을 찾던 시절이 있었다.
검색-클릭-다시 검색을 반복하면서, 우리는 그렇게 디지털의 미로를 헤매며 답을 찾아다녔다.
그런데 AI가 등장하면서 이 구조가 무너졌다.
이제는 질문 한 번이면 바로 답을 준다.
검색 서비스들조차 AI가 만든 답변을 최상단에 제안한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직접 클릭해야 할 일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클릭을 하지 않아도, 혹은 최소한의 클릭만으로 원하는 정보를 바로 얻는 현상, 이게 바로 “제로클릭”이다.
《 트렌드 코리아 2026 》에서 만난 또 하나의 흥미로운 키워드, 바로 “레디코어”다.
요즘 젊은 세대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포기하거나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다.
계획은 치열하게, 그리고 준비는 철저하게 한다.
노션, 엑셀 같은 툴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하고, 계획표를 짜서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그 꼼꼼함이 때로는 감탄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하다.
심지어는 결혼 전에도 “아이를 언제 가질지, 집은 언제 장만할지”까지 결혼 로드맵을 그려둔다니, 듣고 있으면 그야말로 입이 딱 벌어진다.
앞으로 닥칠지 모르는 일을 위해 미리 공부하고, 자격증을 따 두는 사람들도 많단다.
“이 직업을 내가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지 모르니까, 다음 직업을 위한 준비는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게 요즘 청년들의 생각이다.
우리 세대는 은퇴 후에야 “이제 뭘 하지?”라는 질문을 던지곤 했는데, 요즘 세대는 훨씬 앞서서 “다음 스텝에 필요한 준비는 무엇일까?”를 고민한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레디코어”다.
말 그대로, 준비 (ready)를 삶의 중심 (core)으로 삼는 태도이다.
솔직히 말해, 요즘 젊은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저 많은 일을 어떻게 저리도 부지런히 해내는지 놀랍다.
“레디코어”는 단순한 준비가 아니다.
앞날을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드는 힘.
이게 바로 “레디코어”가 던지는 메시지다.
AI는 이제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며, 우리의 일상은 물론이고 일터와 조직까지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가 본격적으로 들어오면서 기업들에게는 선택지가 사라졌다.
“AI를 쓸까, 말까?”가 아니라, “AI와 함께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이게 진짜 과제가 된 것이다.
이 변화를 《 트렌드 코리아 2026 》은 “AX 조직”이라고 부른다.
AX 조직의 핵심은 유연성과 자율성이다.
과거의 산업형 조직은 달랐다.
부서 간의 벽이 높았고, 계층 구조가 뚜렷하고, 상명하복의 질서가 당연시되었다.
하지만 AI 시대의 조직은 이런 틀로는 버틸 수가 없다.
이제는 서로 협력하고, 스스로 판단하며, 끊임없이 변신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AX조직은 마치 뮤지컬 앙상블과도 같다.
각자의 파트는 다르지만, 서로 조율하면서 무대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즉, AX조직은 단순히 AI를 도구로 쓰는 게 아니다.
AI와 함께 살아남기 위해, 조직의 DNA 자체를 갈아엎는 것이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AI를 얼마나 잘 쓰느냐보다, AI와 함께 얼마나 유연하게 변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성장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예전에는 하나의 유행이 나타나면 몇 년씩 이어지곤 했다.
모두가 함께 따라가며, 그 흐름 속에서 안도감을 느끼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세상은 달라졌다.
거대한 물결 대신, 수많은 작은 파동들이 시장과 일상을 흔들고 있다.
뜨겁게 등장했다가 금세 사라지는 유행, 소비자들은 더 이상 하나의 흐름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잠시 맛보고, 경험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볍게 다음으로 넘어간다.
이처럼 작고 짧게 즐기는 방식이 이제는 하나의 생활 태도가 되었다.
이 현상을 《 트렌드 코리아 2026 》은 “픽셀라이프”라고 부른다.
디지털 이미지가 작은 픽셀 하나가 모여 완성되듯, 우리의 삶도 작은 경험들이 모여 큰 그림을 만들어 간다는 뜻이다.
픽셀라이프의 모습은 작게 경험해 보는 것이다.
먹고 싶은 음식은 소량으로 맛보고, 신상 화장품은 미니 사이즈로 시험해 본다.
한 번에 크게 사서 후회하기보다는, 작게 시도하면서 설렘을 느끼는 것이다.
축제, 전시, 콘서트처럼 지금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순간에 깊이 빠져드는 것 또한 픽셀라이프의 새로운 모습이다.
결국 픽셀라이프란, 오래 하나에 집착하기 보다 작고 짧은 경험들을 모아 나만의 인생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누군가에게는 가볍고 산만해 보일지 모르지만, 나는 오히려 이것이야말로 현대인의 지혜라고 생각한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모든 걸 깊이 붙잡고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작은 조각들을 모으다 보면 어느 순간 나만의 그림이 완성된다.
우리는 물건을 살 때 단순히 “싸다, 비싸다”만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가격은 이제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가치와 의미를 해독해야 하는 하나의 언어가 되었다.
어떤 가격은 “이 정도면 합리적이야”라는 신호로 다가오고, 어떤 가격은 “나만을 위한 특별함”을 암시한다.
또 어떤 가격은 “조금 비싸도 믿을 만하다"라는 보증서처럼 작동한다.
바로 이런 이유로 소비자는 점점 가격의 이면을 읽어 내려 한다.
즉, 단순히 “Price (가격)”이 아니라 ”Decording (해독)”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2026년의 소비자는 묻는다.
“내가 지불하는 이 가격은 단순한 돈의 액수인가, 아니면 경험과 신뢰, 그리고 나만의 만족까지 담긴 암호인가?”
AI 와 데이터가 가격을 정교하게 계산해 내는 시대지만, 마지막에 그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이다.
가격표 뒤에 숨어 있는 메시지를 읽어내고, 나만의 기준으로 가치를 결정하는 것, 그것이 바로 “프라이스 디코딩”의 핵심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예사롭지가 않다.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건강 관리의 목표는 단순히 오래 사는 데 있지 않다.
오래 사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건 얼마나 잘 사느냐, 어떻게 삶의 질을 지켜내느냐인 것이다.
예전에는 성공을 위해 지식 (IQ)이 필요했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해 감성지능 (EQ)이 중요했다.
이제는 여기에 새로운 축이 더해졌다.
바로 건강지능 (HQ)이다.
건강지능은 자신이 어떤 건강 상태에 있는지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탐색해 올바른 선택을 하고,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오늘날 건강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산업이 건강 비즈니스로 확장되는 시대가 됐다.
개인도 자신만의 건강지능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과잉 소비에 빠지지 않고, 데이터와 신뢰할 만한 정보로 자신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건강지능은 몸을 지키는 것을 넘어, 삶 전체를 지켜내는 방패이자 나침반이다.
2026년의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나의 건강지능은 지금 몇 점일까?”
예전에는 가족의 기준이 뚜렷했다.
부모와 자녀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정상 가족이거나, 혼자 사는 1인 가구였다.
그런데 요즘은 그 사이 어딘가, 완전히 혼자는 아니지만 전형적인 가족도 아닌 새로운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바로 1.5가구다.
1.5가구란, 혼자 사는 1인 가구에 약간의 연결과 동행이 더해진 삶의 방식을 말한다.
완벽한 독립보다는 가끔의 동행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혼자이되, 완전히 혼자는 아니다.
혼자 사는 자유로움은 누리지만, 필요할 땐 서로 기대고 챙겨줄 수 있는 관계를 추구한다.
완전히 혼자만의 삶은 불안하고, 전통적 가족에 의존하는 것도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다.
그 중간 지점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는 것이다.
친구와의 동거, 커뮤니티 하우스, 반려동물과의 동반 등 다양한 형태가 새로운 1.5가구로 등장을 한다.
AI가 모든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다.
가짜와 진짜가 뒤섞이고, 무엇이 가치 있는지조차 헷갈리는 세상 속에서, 사람들의 마음은 점점 더 변하지 않는 근본을 향하고 있다.
빠르게 변하고 불안정한 현실은 오히려 변하지 않는 가치, 오래도록 믿을 수 있는 원칙을 찾아 나서게 만든다.
이런 흐름을 《 트렌드 코리아 2026 》에서는 “근본이즘”이라고 부른다.
최신 기술, 복잡한 시스템, 효율성만을 외치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더 이상 가상과 환상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오히려 변치 않는 전통, 본질, 믿을 수 있는 가치가 필요해졌다.
젊은 세대조차 과거의 근본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그것이 새로운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단순히 복고풍 유행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연결고리로서의 본질을 찾는 것이다.
“근본이즘”은 과거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과거의 가치를 지금 이 시대에 어떻게 재해석하고 조화 시킬 것인가에 초점이 있다.
즉, 과거를 부정하거나 현재를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변치 않는 본질 위에 서서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는 태도다.
“근본이즘‘은 빠른 변화 속에서 본질을 붙드는 힘이다.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변하지 않는 근본에 뿌리를 두고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다시 붙잡아야 할 삶의 태도일지도 모른다.
2026년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2016년 대국으로부터 10년째 되는 해이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은 인류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 가운데 유일하게 인간이 거둔 1승은, 바로 이세돌 9단이 던진 “제78수”였다.
예측 불가능했고, 동시에 가장 인간적이었으며, 가장 이세돌다운 한 수였던 것이다.
2026년, 우리는 다시금 같은 길목에 서 있다.
AI의 거대한 물결 속에서, 압도되지 않고 자유롭게 활용하며 살아가기 위해 가장 인간적인 한 수는 무엇일까?
결국 중요한 것은,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가장 나다운 선택, 그리고 나만의 “제78수”를 찾는 일일 것이다.
“나는 과연, 가장 인간적인 나만의 제78수를 가지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