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상냥한 김선생님 Mar 16. 2023

친구가 되는 멋진 방법

 Animated Drawings로 우리 반 동영상 만들기

 3월이 되었습니다. 3월 2일, 보통은 정신없는 입학식부터 시작됩니다. 교사의 직감으로 입학식장에 들어와 앉아있는 아이들을 슥~ 훑어보고 나면 대충 견적(?)이 나옵니다. 올해는 잘 버틸만하겠군! 혹은 올해는 망했구나. 옆반도 힐끔 쳐다보며 비교를 해봅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걱정에도 새 학기의 시작은 살랑한 봄바람만큼이나 설레는 일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교실, 새로운 아이들, 새로운 학부모. 교사라면 누구나 새롭게 시작한 이 학년도가 무사히, 그리고 훌륭하게 마무리되길 바랄 겁니다. 3월을 잘 다듬어서 학급을 만들어두면 그 안에서 아이들은  1년 동안 쑥쑥 잘 자라납니다. 그래서 3월은 정말 중요한 달입니다. 아이들과 신뢰를 쌓아서 우리 선생님이 좋고, 우리 유치원이 좋아서 매일매일 유치원에 가고 싶은 아이를 만들어줘야 하고, 선생님이 너무 편한 나머지 버릇없이 굴지 말아야 할 적당한 위계를 잡아야 되기도 하죠.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선생님은 다른 애들보다 특별히 너를 훨씬~더 사랑하지만 이건 다른 애들한테는 비밀이야.'라고 믿게 합니다. 아이들과 끊임없이 밀당을 하게 되는 3월입니다. 양다리 문어다리, 분명 연애에는 소질이 없었는데 말입니다. 

 "수리수리 마수리~ 너는 나를 사랑하게 된단다. " 


 3월은 보통 유치원과 친구라는 생활주제로 운영하게 됩니다. 개정누리과정이 들어온 이후 틀에 박힌 생활주제에 대한 압박은 많이 사라졌으나 그래도 역시 3월은 유치원의 일상과 기본생활습관, 친구를 다루는 이 주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답니다.  그리고 이 주제를 잘 설명해 줄 동요를 몇 곡 가르칩니다. 그중에서도 '친구가 되는 멋진 방법'이라는 곡은  밝고 신나는 느낌의 동요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동요를 좋아하는 이유는 친구들과의 관계를 잘 형성하게 해 줄 좋은 가사가 있기 때문이에요. 좋은 친구가 되는 방법을 이야기 나눌 때 이 노래가사를 자주 활용하게 됩니다. 

친구가 되는 멋진 방법 (정수은 작사, 임수연 작곡)
첫 번째로 인사하기.
친구 얘기 들어주긴 두 번째. 
세 번째엔 진심으로 맞장구치기.
그다음에 시작하는 나의 이야기는 네 번째.
하고픈 말 빨리하고 싶지만 조금만 기다려요.
하하하하 눈빛웃음 주고, 그래그래 마음깊이 이해하고.
맞아 맞아 진심으로 나누다 보면, 정말 정말 내 친구가 된 것 같은 느낌이 가득.
친구가 되는 제일 멋진 방법은 마음으로 들어주기!
라랄라라~ 한걸음. 랄라랄라 두 걸음.
마음으로 들어주기가 제일이에요.

친구에게 인사하고 친구의 말에 맞장구치고, 혼자서만 말하지 않고 기다려줄 수 있는 약속을 말해줍니다.  가사를 보니 어른들도 실천하기 어려울 때가 가끔 있네요. 다른 사람의 말을 더 많이 들어주는 것이 소통의 시작이라는데, 내 말만 하고 싶어 지잖아요. 

 아이들에게 새로운 노래를 가르칠 때 익숙해질 수 있도록 며칠이고 계속 들려줍니다. 유튜브의 동영상을 활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동영상을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자기 얼굴이 나오면 더 신나게 따라 부르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평범한 동영상을 만들기보다 좀 더 재미있었으면 했어요.

그래서 Animated Drawings( https://sketch.metademolab.com/)이라는 사이트를 활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출처:Animate Drawings

회원가입 없이 간단하게 사진을 업로드하면 움직이는 그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사진과 그림을 넣어보았습니다. 팔다리의 길이와 모양이 분명한 사진이 잘 인식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그림말입니다. 팔다리가 길고 분명하죠? (정말 예쁘지 않나요? 저는 아이들의 이런 그림이 너무 좋아요.)

사진을 업로드하게 되면 간단한 데모사용 동의를 거치고, 움직이는 그림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동영상 파일로 다운로드할 수 있어요.

 

이런 동영상을 여러 개 붙이고, 음원을 넣어 동영상을 만듭니다.  네, 맞아요...... 시간과 노력이 엄청 들어가긴 합니다.

그런데 자기 얼굴과 그림이 들어간 이 동요를 아이들은 무한 반복하며 듣습니다.  며칠 안돼서 이 많은 가사가 있는 동요를 아이들이 다 외워서 불렀어요. 그것도 아주 좋아하면서 말이죠. 뿌듯합니다.

(앗, 동영상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저작권은 무서우니까.)

다음엔 무엇을 해볼까요? 친구라는 주제는 재미있는 수업이 많아요. 3월이 더 바쁘게 지나갈 것 같네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