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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점직원 Feb 24. 2022

20대 대통령 후보.
누가누가 홈페이지를 잘 만들었나.

실전 UI/UX - 20대 대통령 후보 홈페이지 분석기

2022년 3월 9일.

대한민국의 향후 5년을 책임질 20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날입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는 14명의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졌는데요. 각 후보마다 추구하는 가치, 정책, 비전에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지난 몇번의 선거에서 온라인 선거운동의 영향력이 후보자의 득표율과 당락을 크게 좌우하며 효과를 입증했는데요. 이에 따라 많은 후보들이 SNS, 유튜브, 커뮤니티 등지에서 온라인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제 온라인 선거운동은 선거운동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 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온라인 선거운동에서 가장 중요한건 바로 후보자를 대표하며, 후보자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후보 공식 홈페이지 입니다. 후보를 소개하고 후보의 정책을 홍보하며 대중과 소통하는 최전선 홍보창구이자 소통창구가 바로 공식 홈페이지인데요.


그렇다면 어떤 후보가 가장 효율적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홍보할 수 있는 홈페이지를 만들었을까요?

주요 대선 후보의 홈페이지를 분석하며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저는 특정 정당의 당원이 아니며 현재 지지하는 후보가 따로 없습니다.

이 글은 후보의 정치적 성향, 호불호와는 무관한 후보자 홈페이지의 UI/UX와 콘텐츠를 다루는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① 메인 페이지


메인 페이지는 홈페이지의 얼굴이자 첫인상입니다.

사용자가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처음으로 마주하는 관문이며 사용자는 메인페이지를 통해 홈페이지의 전반적인 이미지와 첫인상을 형성하게 됩니다. 메인페이지가 잘 만들어졌다면 후보자에게 좋은 인상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메인페이지가 이상하면 후보자의 이미지 형성에 부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죠.



기호 1번 / 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시작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드리게 되어 몹시 죄송합니다. 후보님.

지난 10년간 봐온 정치인, 선거운동 홈페이지 중 가장 최악입니다.


상단 비주얼 영역을 보면 이 홈페이지의 컨셉을 알 수 있는데요.

이재명 후보측에서는 후보자를 홍보하는 홍보채널을 넘어 전국민 소통 플랫폼으로 후보자 홈페이지를 활용하시려고 한것 같습니다. 비주얼도 마을, 광장 같은 느낌을 표방했죠.


그런데 후보님, 소통이라는건 양면성이 있습니다. 커뮤니티에는 좋은 글도 올라오지만 나쁜 글도 많이 올라옵니다. 특히나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후보 홈페이지에는 좋은 글보다 나쁜 글이 올라올 확률이 더 높죠.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가 후보자의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그 홈페이지가 나쁜 글로 도배되어 있다면 유권자는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요? 반대로 아무글도 없다면 어떤 느낌을 받게 될까요? 그래서 후보자 홈페이지는 정보와 콘텐츠에 중점을 두고 소통은 관리자가 컨트롤 가능하게 최소한의 영역만 두는 것이 좋습니다.


첫 화면에 최악인 이유는 사용자를 혼란스럽게 했기 때문입니다. 너~어무 콘텐츠와 링크요소가 많아서 사용자가 어디를 눌러야 할지 모르겠거든요. 이 페이지를 처음 본 순간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어디를 눌러봐야 하지?"

"이걸 누르면 뭐가 나오지?"


마을 감성으로 비주얼 영역을 꾸미고 싶었다면 링크 요소는 5개 정도로 제한하는게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번째로 식겁한 부분은 사진관 영역이었습니다.

저는 메인페이지에 갤러리를 두는걸 최대한 지양하는 편입니다. 사진이 들어가면 홈페이지 디자인 스타일의 균형감각이 깨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죠. 실제 사진은 몹시 컬러풀하고 제각각이니까요.


시안에서는 그럴듯해 보였던 갤러리 영역도 실제 구성하고 운영하다보면 굉장히 산만하고 지저분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진을 올릴 때 보정을 빡세게 하고 컨셉을 잘 유지할 수 있다면 갤러리 영역도 디자인의 일부분으로 충분히 녹아들어갈 수 있지만 그럴려면 품이 너무 많이 들어갑니다. 그런 노고와 정성을 들여서라도 메인 페이지에 사진을 노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 갤러리 영역을 두는게 맞겠죠.


그런데 이 메인페이지는 갤러리를 쓰면 안되는 구조입니다. 비주얼 영역이 일러스트니까요. 시작이 일러스트면 끝까지 일러스트 스타일을 유지하는게 디자인 통일성 측면에서 좋습니다. 일러스트 - 사진 - 사진 형태로 디자인이 섞여버리면 페이지가 시각적으로 굉장히 지저분해 보이니까요.


콘텐츠 운영측면에서도 문제점이 많이 보였는데요.

저는 대선 후보는 친근하돼 무게감이 있어야 하며 밝고 희망찬 이미지를 전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이재명 후보의 홈페이지에서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파괴, 무능 같은 키워드가 먼저 눈에 들어왔거든요. 네거티브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은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대중적으로 강성 이미지가 돋보이는 후보입니다. 흔히 말하는 사이다 이재명이라는 아이덴티티가 이재명 후보를 대통령 후보까지 이르게 하는 원동력이었는데요. 홈페이지에서는 그와 반대되는 이미지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따뜻하고 포용력 있고 협치 뭐 그런 이미지 말이죠. 이건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대통령 선거니까요.


트렌디해보이려고 노력은 많이 한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산만하고 복잡하며 후보가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뭔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공약이 뭔지 전혀 알 수 없는 메인페이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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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2번 / 국민의힘 윤석열

전체적으로 무난하면서 필요한건 다 갖춘 무난한 메인페이지 입니다.

국민의힘 당 컬러는 붉은색 계통인데 홈페이지를 만들때 제일 다루기 어려운게 바로 붉은색 컬러입니다. 붉은색 컬러는 남발하면 시각적으로 피로감을 주고 그렇다고 너무 안쓰면 홈페이지가 밋밋해져 버리거든요. 국민의힘 홈페이지를 만든 디자이너는 포인트 컬러를 최대한 억제하되 주요 요소에만 활용하고 제2컬러로 파랑색을 활용하여 디자인을 구성했습니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딱 적당한 정도의 컬러감입니다.


비주얼 영역은 후보의 전신 이미지를 중심으로 일러스트 형태의 배경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일러스트 이미지는 잘 쓰면 따뜻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사용자에게 전달합니다 (공공기관 홍보 콘텐츠에 일러스트가 많이 활용되는게 바로 이런 이유) 


윤석열 후보는 정권에 맞서 싸운 투사의 이미지로 대중에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메인 페이지 비주얼 영역에서는 투사의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밝고 따뜻한 후보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일간 윤석열은 후보의 정책과 행보를 신문형태로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었던 59초 공약도 그렇고 일간 윤석열도 그렇고 국민의힘 선거지도부는 이런 콘텐츠를 참 잘 활용합니다. 자칫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 요소들을 콘텐츠로 승화시킨 거죠.


윤석열 후보 홈페이지에서 가장 아쉬운건 파비콘인데요.

다른 후보 홈페이지에는 모두 파비콘이 있는데 윤석열 후보 홈페이지에만 파비콘이 없었습니다. 세세한 디테일 부분에서는 조금 아쉬웠습니다만 전반적으로 무난하면서 크게 흠잡을데 없는 구성입니다.



기호 3번 / 정의당 심상정

심상정 후보는 위 두 후보 만큼이나 강성 이미지가 강한 후보입니다. 비주얼 영역에서는 후보 본인의 미소짓는 측면 사진으로 강성 이미지를 희석시켰고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슬로건과 키워드의 주목도를 높인 굉장히 담백한 구성입니다. (사실 복잡할 필요가 없긴 함. 주4일제 복지국가라는 키워드 자체가 직장인 입장에서 굉장히 혹할 수 밖에 없는 키워드이기 때문에...) 메인페이지에 콘텐츠가 많이 없어 크게 장단점을 논할만한게 없긴 합니다.



기호 4번 / 국민의당 안철수

홈페이지 들어간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와우. 철수형 쏴라있네.

다들 잘 아시는 넷플릭스를 오마주한 홈페이지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이디어나 구성에 굉장히 감탄했습니다.


넷플릭스식 홈페이지의 가장 큰 장점은 유연함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대선판 이슈에 빠르게 대응 가능하다는것이 가장 큰 장점이죠. 콘텐츠를 갈아끼워주기만 하면 되니까요. 다른 홈페이지에 비해 구성이 심플하고 메인페이지에 최대한 많은 콘텐츠를 노출할 수 있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 레이아웃을 활용해 별도의 학습이 필요 없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안플릭스에서 제가 가장 감탄했던 부분은 디테일이었는데요.

안플릭스 주소창은 비디오메인과 셀렉트메인 리스트라는 URL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사소한 홈페이지 URL 마져 넷플릭스를 오마주한 모습입니다. 단순히 껍데기만 배낀게 아니라 이런 요소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쓴 홈페이지라는게 이런 부분에서 드러납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던건 서브페이지 구성이었습니다. 영상 콘텐츠의 경우 썸네일을 클릭하면 페이지로 이동되는 형태가 아니라 레이어로 상세페이지가 표시되는 형태였다는 어땠을까 하는 부분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목록 페이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닌데 메인페이지와 서브페이지를 오가는 것이 좀 번거로웠거든요.




② GNB와 레이블링


메인페이지가 후보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전달하는 역할이라면 GNB는 원하는 콘텐츠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허브 역할을 합니다. GNB에서는 정보의 중요도와 사용자의 니즈를 고려해 유권자가 원하는 정보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직관적인 메뉴명을 제공하고 (레이블링)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배치하고 구성하는 것이 GNB를 구성하는데 가장 중점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입니다.


그렇다면 대통령 후보 홈페이지 GNB에서 제공해야 되는 정보와 메뉴는 무엇일까요?


일단 후보자의 프로필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정보일 겁니다. 후보자는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후보자를 소개할 수 있는 소개 페이지죠.


그 다음은 공약입니다. 후보자에 대해 알았다면 그가 어떤 공약을 펼치는지 살펴봐야겠죠.


그 다음으로 중요한건 뭘까요? 공지? 갤러리? 후원?

그 다음으로 중요한건 유세일정입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대통령 후보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도 제가 이 글을 쓰지 않았다면 대통령 후보의 홈페이지에 한번도 접속해보지 않고 투표장에 가셨을 겁니다.

자 우리 한번 생각해봅시다. 대통령 후보의 홈페이지는 누가 무슨 목적으로 들어갈까요?


1) 어떤 후보를 뽑을지 고민이 되는 사람이 후보의 정보와 정책을 알아보기 위해

2)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후보의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보통은 부동층이라고 불리는 1번 유형보다 콘크리트라 불리는 2번 유형이 홈페이지에 더 많이, 그리고 자주 들어갈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면 후보의 지지자들이 홈페이지에서 얻고자 하는 정보, 그리고 홈페이지에서밖에 얻을 수 없는 정보는 뭘까요?


후보의 살아온 삶이나 정책 같은건 언론보도를 통해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다른 정보들은 접할 수 있는 창구가 많은 반면 후보의 유세 일정은 공식 홈페이지 밖에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창구가 없습니다. 후보의 SNS가 있지 않냐고요? 후보의 SNS는 정책이나 공약 등이 섞여있여 원하는 유세 일정을 빠르게 찾기 어렵습니다. 후보자의 공식 홈페이지가 유세 일정을 가장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는 창구인셈이죠.


결국 후보자 홈페이지에서 유권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고 가장 중요한 정보는

① 후보자 정보와 약력

② 후보자의 공약

③ 후보자의 유세 일정

이 3가지 정보가 됩니다. (물론 서점직원의 뇌피셜)


4명의 후보 모두 제가 말한 위 3가지 메뉴를 GNB에 노출하고 있습니다. 각자 위치와 레이블링은 조금씩 다르지만요.


기호 1번 / 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메뉴는 뭐랄까... 정말 틀딱같은 레이블링입니다. 10년전 공공기관 홈페이지에서나 유행하던 감성입니다. OO이네, OO씨 같은 명칭 말이죠. 명칭 자체도 상당히 모호해 메뉴명만 보고 어떤 메뉴인지 유추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메뉴명을 보고 대략적으로 정보를 유추할 수 있는 메뉴는 재명이네 유세차, 재명이네 공약센터 2개 메뉴뿐입니다. 재명이네 집이나 재명이네 파출소라는 메뉴를 눌렀을때 어떤 메뉴와 정보가 나올지 여러분은 예상이 되시나요?

메뉴 순서도 조금 의문인게 재명이네 사진관이 왜 2번째에 위치해야 하는지 그렇게 중요한 메뉴인지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 


기호 2번 /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약속, 소식, 일정 등 심플한 단어로 메뉴명을 지었습니다. 이쪽도 틀딱 감성이긴 하지만 그대로 최소한 메뉴명을 보면 어떤 메뉴인지 직관적으로 유추는 됩니다. 윤석열 후보 홈페이지의 특징인데 특별히 튀지도 모나지도 않은 무난한 구성과 레이블링입니다.


기호 3번 /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본인의 이름을 활용해 언어유희적인 메뉴명을 지었는데요. 확실히 앞에 두 틀딱같은 네이밍에 비하면 감각도 있고 직관적입니다. 정의당이 군소정당이라 돈이 없어서 온라인 물량공세를 못해서 그렇지 확실히 이렇게 돈안드는 홍보활동이나 감각 하나는 좋습니다.


기호 4번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딱 기본에 충실한 모습입니다. 쓸데없는 군더더기는 제거하고 꼭 필요한 3개 메뉴만 배치했습니다. 안철수 후보가 이런 과감한 배치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넷플릭스식 구성 덕분입니다. 공지사항이던 사진이던 쓸데없이 메뉴를 만들지 않고 메인페이지에 영역을 마련해 배치하기만 하면 되니 이런 심플한 메뉴구성이 가능해지는거죠.




③ 콘텐츠 접근성과 가독성


다음은 콘텐츠의 접근성 부분입니다.

콘텐츠 접근성은 ① 공약 ② 유세 일정 2개 콘텐츠를 기존으로

1) 유권자가 원하는 정보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나?

2) 해당 정보를 습득하기 쉽도록 콘텐츠가 잘 구성되어 있고 가독성이 뛰어난가

2가지 측면에서 UI/UX를 중점적으로 분석해볼 생각입니다.


우선 공약 페이지부터 볼까요.

모바일웹을 기준으로 각 후보자의 공약 서브메인 페이지 비교부터 시작해보죠.


이 페이지에서 주목해 봐야 할 포인트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① 유권자가 원하는 공약을 얼마나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는가?

② 유권자가 공약을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콘텐츠 구조가 설계되어 있는가?


후보들 공약 페이지의 레이아웃을 비교해보면 이렇습니다.


후보들마다 영역 크기의 차이는 있지만 비주얼(타이틀) / 카테고리 / 콘텐츠 구성이며 윤후보만 특이하게 검색영역이 상단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윤석열 후보 홈페이지만 검색영역이 있는 이유는 뭘까?


윤석열 후보 홈페이지는 GNB 하단에 비주얼 영역을 두지 않는 디자인 스타일이기 때문입니다. 비주얼 영역으로 차지하는 공간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해당 영역에 다른 기능을 배치할 수 있는거죠.


GNB 하단에 비주얼이나 배너를 배치하는 이유는 GNB와 콘텐츠 영역을 시각적으로 구분하기 위해서입니다. 간단하게 심상정 후보 홈페이지로 예를 들어볼까요?


비주얼이 있을 때는 비주얼 영역이 GNB와 콘텐츠 영역의 구분선 역할을 해주지만 비주얼이 없으면 GNB 아래에 바로 콘텐츠가 이어지는 구조가 되어 모양이 굉장히 이상해집니다. 


비주얼 영역을 넣을 것이냐 뺄 것이냐는 각자 장단이 있습니다. 비주얼 영역을 넣으면 GNB와 콘텐츠 영역을 깔끔하게 구분할 수 있고 해당 페이지의 기능이나 용도를 설명하는 형태로 비주얼 영역을 활용할 수 있지만 비주얼 영역의 크기만큼 초기화면에서 콘텐츠 영역을 보여줄 수 있는 크기가 줄어들게 됩니다. 반대로 비주얼 영역을 빼면 디자인 난이도가 두배이상 올라가지만 비주얼 영역이 차지하는 세로 크기만큼 다른 기능을 배치하거나 콘텐츠 영역을 넓히는 형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안플릭스의 단점이 여실히 드러나는데요. 다른 후보 홈페이지는 초기화면에서 콘텐츠가 차지하는 영역이 절반정도 되는 반면 안플릭스만 비주얼과 카테고리가 차지하는 영역이 너무 커 초기화면에서 공약 내용이 뭔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비주얼 영역을 저렇게 크게 구성할 필요가 있나? 세부 공약이 그렇게 많지도 않은데 카테고리를 저렇게 세세하게 쪼갤 필요가 있나? 라는 의문이 듭니다.


공약을 표현하는 방법은 후보마다 약간씩 차이를 보입니다.

이재명 후보는 대표공약 10개를 안내하고 탭으로 세부 공약을 안내하는 형태입니다. 마치 선거 홍보물 같은 구성이죠.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 후보는 카드뉴스 형태로 공약을 나열하고 사용자가 찾아보는 형태로 공약 페이지를 구성했습니다. 


이재명 후보 공약 페이지는 주요 공약을 한눈에 쭉 훑고 원하는 공약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구성입니다. 나머지 후보들은 반대죠. 주요 공약이 뭔지 알 수 없고 공약 페이지에서 원하는 공약을 찾아봐야 하는 구성입니다. 왜 이런 UI 구성의 차이가 생기는 걸까요? 이건 공약에 대한 관점의 차이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후보의 모든 정책이나 공약에 관심이 없습니다.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요 공약에만 관심을 보일 뿐이죠. 자영업자면 코로나 보상 지원이 될 것이고 수도권 살지만 내집이 없는 사람이라면 부동산 정책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일겁니다. 반대로 자녀가 없는 사람이라면 교육공약에 1도 관심이 없겠죠.


윤석열심상정안철수 후보 홈페이지는 이러한 관점에서 공약 페이지를 설계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차피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공약만 볼꺼야. 주요 공약 같은건 집어치우고 공약을 찾기 쉽도록 만들자"

이 관점에서 봤을때 가장 잘 만들어진 공약 페이지는 목록에서 이미지 썸네일만 봐도 무슨 공약인지 유추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구성하고 공약 페이지에서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윤석열 후보안철수 후보입니다.


다음은 유세 일정 페이지를 비교해볼까요?

후보의 유세 일정을 확인하려면 메인 페이지에서부터

이재명 후보 홈페이지는 5회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 후보는 3회 클릭하여야 후보 유세 일정 페이지로 도달하게 됩니다.

다른 후보는 횟수가 비슷한데 왜 이재명 후보 홈페이지만 클릭수가 더 많을까?


이재명 후보 홈페이지는 유세 페이지가 별도 페이지인 마이크로 사이트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후보의 GNB 메뉴 7개 중 3개 메뉴 (재명이네 유세차, OTT 재밍, 재명이네 파출소)가 메뉴를 클릭하면 별도 사이트로 이동하는 마이크로 사이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이크로 사이트는 보통 메뉴나 콘텐츠의 규모가 너무 커서 메뉴 하나로 소화할 수 없을때 별도 홈페이지로 독립시키거나 콘텐츠의 성격이 다를 경우 사이트의 성격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분리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OTT 재밍과 재명이네 파출소는 후보 유세 홈페이지와 콘텐츠의 성격이 다르고 다루는 콘텐츠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별도 홈페이지로 구성하는게 어색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재명이네 유세차는 성격이 좀 다릅니다. 후보 홈페이지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유세 일정을 안내하는 콘텐츠이며 다루는 콘텐츠의 규모가 크지도 않습니다. 왜 유세차 콘텐츠만 별도 홈페이지로 분리해 유저에게 불필요한 클릭을 유발하는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가는 구조입니다.


일정 상세페이지를 비교해보죠.

그냥 보기에도 어떤 후보 페이지가 유세 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구성인지는 여러분이 더 잘 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페이지 관리 측면까지 고려해보면 저는 윤석열 후보 홈페이지가 가장 좋은 구성이라고 생각됩니다. 심상정 후보 홈페이지는 별도의 디자인이 필요한 반면 윤석열 후보 홈페이지는 관리자 페이지에서 텍스트만 입력해주면 되는 구조거든요.


여기서 이재명 후보의 유세일정 페이지를 주목해 봅시다. 다른 후보들은 후보 본인들의 유세 일정만을 안내하는 반면 이재명 후보는 선대위유세단과 기획유세단의 유세 일정까지 안내합니다. 여기서 고구마 100개 먹은듯한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사람들이 유세 페이지에서 보고 싶은 정보는 후보 본인의 유세 일정일까요? 중앙선대위와 기획유세단 일정일까요? 유권자가 궁금해 하는건 전국에 305개의 유세차가 돌아다니는게 아니라 후보 본인이 어디에서 유세를 하는가? 아닐까요? 버릴 정보는 과감히 버려야 되는데 그런 쓸데없는 정보까지 다 보여주려고 하니 사이트가 무거워지고 복잡해지는 겁니다 후보님.




④ 킬러 콘텐츠


여태까지 까기만 했으니 칭찬할건 또 칭찬해줘야겠죠?

이야 이건 참 잘만들었다라고 생각하는 킬러 콘텐츠입니다.



이재명 후보 - JMBTI 테스트

솔직히 메뉴를 클릭하기전까지만 해도 되도않는 문항 체크 몇개 시킨다음

"행복해지고 싶니? 그렇다면 기호 1번 이재명이야"

같은 되도 않는 결과가 나오는 뻔한 테스트 같은걸 예상했습니다만 문항도 의외로 굉장히 평범했고 체크한 문항에 따라 결과 페이지에서 후보의 공약을 소개하는 부분이 유권자 입장에서 꽤나 인상 깊었습니다. 되지도 않은 공약 소개페이지보다 이런게 훨씬 더 직관적으로 와닿고 후보의 공약을 전달하기 좋은 구성이거든요.

이재명 후보 홈페이지는 정말 칭찬해줄 만한 구석이 단 하나도 없는데 이거 하나만 유일하게 좀 마음에 들었습니다.



윤석열 후보 - 공약 위키

노션으로 만든 공약 위키 페이지입니다.

위키라는 플랫폼을 차용한것도 그렇고 노션으로 페이지를 만든것도 그렇고 국민의힘 지도부가 만들었다고 보기엔 놀랄 정도로 세련되고 트렌디합니다. 국민들에게 공약을 제안받아 국민공약이라는 이름으로 공약화하여 발표하는건 5년전 대통령 선거때도 등장했던 방법이긴 한데 그 도구가 구글폼과 위키, 노션이라는것에 꽤나 놀랐습니다. 확실히 국민의힘은 5년전에 비하면 꽤나 트렌디해졌습니다.




총평


총평은 한줄평과 개인적인 감상으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기호 1번 / 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한줄평 : 트렌디 한척 하는 투머치 토커 큰아버지


시작부터 끝까지 좋게 봐줄만한 구석이 하나도 없습니다. 유권자들과 소통하는 열린 광장 같은 컨셉으로 홈페이지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은데 디자인이 너무 산만해 정보가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후보자의 이미지나 정책이 전혀 와닿지 않았습니다. 너무 쓸모없는 정보가 많아 원하는 정보를 찾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고요.


손혜원 대표의 부재가 너무 아쉽습니다. 정치적인 호불호를 떠나 손혜원 대표가 브랜딩 총괄을 맡던 시절 더불어민주당 홍보는 정말 세련되고 트렌디했거든요. 집권 여당의 대통령 후보 홈페이지라고 보기엔 너무 수준 미달입니다.




기호 2번 / 국민의힘 윤석열

한줄평 : 자식 덕분에 최신 유행에 익숙한 외삼촌


5년전 자유한국당 시절 홈페이지에 비하면 정말 환골탈퇴한 모습입니다. 그때는 홈페이지가 온통 씨뻘겋고 어르신들을 타겟으로 폰트나 이미지도 큼직큼직했으며 강성귀족노조 해체, 종북좌파 척결 같은 자극적인 단어로 도배되어 있었거든요. 

자유한국당 시절 홍준표 후보의 홈페이지

전체적으로 간결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기 쉬우며 후보의 이미지를 잘 전달하는 무난한 구성의 홈페이지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준석 대표를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국민의힘 구성원 중 AI 윤석열이나 공약위키 같은건 이준석 대표 머리에서밖에 나올 수 없는 아이디어거든요. 국민의힘이 이제야 제대로 된 정당의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한다는걸 홈페이지에서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호 3번 / 정의당 심상정

한줄평 : 돈이 없는 큰이모


정의당의 홈페이지는 군소정당의 장점과 한계를 고스란히 보여준 결과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돈이 안드는 부분에서는 트렌디한 감성을 유지하려고 하는데 돈드는 부분에서는 한계점이 노출됩니다. 홈페이지 하나만 놓고 보면 5년전 대통령 후보 시절보다 오히려 더 퇴보한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요.

5년전 19대 대통령 선거 시절 심상정 후보의 홈페이지




기호 4번 / 국민의당 안철수

한줄평 : 얼리어답터 사촌형


그동안 IT전문가, 벤처기업가라는 타이틀이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이번 홈페이지로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철수형은 프로그래머 출신이었어! 


OTT 서비스를 오마주해 후보 홈페이지를 만든다는 발상은 아마 안철수 후보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후보 홈페이지만 놓고 보면 안철수 후보가 1등입니다. 그만큼 안플릭스는 인상적이었습니다. 백문이 불어일견! 다들 한번씩 들어가서 꼭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Appendix - 기쁘다 허본좌 오셨네


이대로 끝내기는 조금 아쉬워서...

피선거권 박탈로 균형을 수호하고자 지난 대선에 출마하지 않으신 허본좌께서 귀환하신 것을 기념하여 특별히 허본좌의 후보 홈페이지를 분석해볼까 합니다.


미래의 등불이 되어줄 이시대의 가르침

안철수와 심상정을 쌉바르는 차기대선 후보 적합도 5.5%의 허본좌


허본좌의 홍보물은 간결하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확실합니다.

국가에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도둑놈들이 많습니다!


무지몽매한 국민들을 위해 허본좌께서는 친히 우리가 받을 수 있는 국민배당금을 안내해주십니다.

허본좌 주장에 따르면 저는 무려 4억 2천만원의 국민배당금을 지급받을 수 있군요!

와우! 당장 투표하러 가야겠습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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