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 BUSY U-TURN DISTRICT
우붓은 내 기억에 회색, 원숭이들, 초록색, 미술, 공예, 나무, 주황색...
그 정도였다. MONkey forest에서는 한 마리가 내 어깨까지 올라왔었다. 그 시절에는 카메라를 메고 있었는데 그것을 겨냥했던 것 같아. 세월이 지나서 다시 발리에 가려니 우붓이 먼저 떠올랐다. 아이들에게 원숭이들을 보여줘야지. 너희들에게 올라탈 수 있으니 조심하고 눈은 똑바로 응시하면 원숭이들이 공격할 수 있으니 조심하고... 그런데 웬일일까. 원숭이들은 자기네들끼리 노느라 너무 바빴다. 예전보다 인간들과의 교류가 적어진 듯했다. 우리가 가는 길을 떡 막고 생고구마나 생옥수수를 먹기 바빴고 우리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한번 즘은 올라타거나 그랬으면 좋을 텐데 , 아이들이 재미있어할 텐데 생각했는데 서로의 이 잡아 주기에 바빴고 정말 작은 아기 원숭이들은 데굴데굴 놀기 바빴다.
우붓은 무슨 매력이 있길래 사람들이 미어터질 듯 번잡하고 20분 거리는 40분 넘게 걸렸다. 그래도 우붓이라는 장소에 내가 있다는 것이 좋았다. 숙소는 큰길에서 내려 작은 도랑 같은 곳은 10분 정도는 걸어야 나왔다. 한적하고 수영장 물이 맑은 곳이었다. 아이들은 아침저녁으로 물에 뛰어들었다. 개미들이 물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중간에 나오려고 했으나 찜통 같은 더위는 개미에 대한 두려움을 거둬 주었다. 개미들을 밖으로 빼내고 수영을 계속했다. 아이들과 함께 오니 우붓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나는 남들보다 과거 기억력이 안 좋은 편인데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던 사람들과 예전 이야기를 하다 보면서 알게 되었다. 내 기억이 얼마나 많은 삭제가 되어 있는가. 그들은 많은 추억들을 함께 공유 추억 했는데, 나는 " 그런 말을 했어?" "그런 일이 있었어?"를 묻는 일이 많다. 왜 그게 기억이 안 나?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 모르겠어 정말 기억이 안 나...
반대로 생각해 보면 내 기억 속 일들은 또 얼마나 강렬하고 내가 머릿속에 넣고 싶었던 것일까? 그것이 즐거웠던 것이든 날 힘들게 했던 것이듯... 짧고 중요한 에센스만 남기는 그런 메모리 저장소가 머릿속에 있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기억이라는 것은 얼마나 중요하기도 하면서 쓰잘대기 없는 것들인가?
나는 아이들에게 서프라이즈를 준비했다고 했다. 아이들은 발리 오기 몇 달 전부터 알아내려고 애썼지만 다행히 알아내지는 못했다. 내가 계획한 것은 코끼리 캠프에 가는 것이었는데 비싼 돈을 주고 코끼리를 씻기는 프로그램과, 코끼리를 타보는 라이딩 체험을 예약했다. 코끼리를 타는 것에 대하여 부정적인 사람들의 의견도 많던데 언제 코끼리를 타보겠나. 그리고 나중에 내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알았다. Mason family 가 운영하는 sumatra 코끼리 캠프인데 일단 정부 보조금 없이 운영이 되고 있고, 운영비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벌거나 또 이 가족들이 벌인 다른 사업에서 얻는다고 한다. 래프팅 등 관광객들을 상대로 관광업을 여럿 벌려 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초콜릿 사업도 해서 기념품 가게에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예전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코끼리 구출이든 뭐든 일단 돈이 중요하다. 돈이 필요하다. 돈은 얻으려 하는 자에 쏟아진다. 이 가족들도 이러한 코끼리 라이딩에 대한 불편한 시선등이 거슬렸는지 한 구석 미디어실에서 - 가마솥 안 같이 엄청 더웠던 곳이다. 영상이 거의 끝나갈 때 스태프 한 명이 조심스레 와서 에어컨을 틀었다. 잘했어. 브라보.- 이 코끼리 시설에 대한 개요와 그들의 미션을 동영상으로 틀어주었다. Mason 은 그 가족의 성인데 아저씨가 유럽에서 처음 발리로 와서 인도네시아 와이프와 가족을 이뤘고 그 남자가 스마 뜨라를 여행하는 동안 코끼리들이 위험에 처한 것을 보고 구출해 낸 것이 계기가 되었는데, 코끼리가 위험에 처한 것은 우리가 모두 아는 환경과 관련된 이유들이다. 그들의 서식지를 무참히 베어버리고 재개발 이유로 땅을 모두 갈아엎어 살 곳과 갈 곳이 없는 친절하고 자상한 이 귀여운 코끼리들이 위험에 빠지게 되었다. 그래서 Taro라는 지역 코끼리 캠프를 지었고 , 사람이 말 타는 것보다 사람이 코끼리 타는 것이 동물 몸에 무리가 안 가고 무게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설명과, 코끼리들의 운동을 위해서 이렇게 사람을 태우고 라이딩을 가는 활동이 오히려 동물 정신과 몸 건강에 유익하다는 어느 박사도 인터뷰도 중간에 슬쩍 나왔다.
그래 나는 코끼리 몸에 무리 가는 걱정 혹은 도덕적인 측면 보다는 이곳도 애초부터 돈이 없었으면 운영되지 못할 곳이었고 코끼리들이 지속적으로 도움을 받으려면 우리가 이 비싼 코끼리 라이딩을 함으로써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아이들과 코끼리를 탈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생각보다 많이 흔들렸다. 내가 탄 꾸수마 라는 코끼리는 45살이라고 했다. 그녀에게 중년의 위기는 없을까 궁금했다. 그것보다 전에 나와 동갑인 여자 코끼리를 씻겨 주었다. 솔을 들고 여기저기 씻기면서 물을 뿌려 주는 활동이었는데 눈이 선하고 입안을 스태프가 벌려 보여줬는데 야무지게 살집이 통통하게 꽉 차있었다 이빨을 안 보였지만 그 딱딱한 야자나무줄기 등을 부면 우두득하는 소리가 소름 끼칠 만큼 크게 들렸다. 누구의 뼈든 으스를 수 있는 저작력을 내 귀로 확인 할 수 있었다. 아이들과 서로 들어봐 들어봐 씹는 소리.라고 하며 귀를 기울였다. 코끼리를 타는 동안에 앞에 먼저 작은 아이와 가던 남편이 차 키를 떨어 뜨렸는데 그 뒤에 있던 나와 큰아이 코끼리 꾸수마가 긴 코로 그 차키를 집어 주었다.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코끼리 기사를 하고 있던 아저씨 들도 자기네 끼리 "그러나 키를 집어 먹으면 어떻게해?" 하고 걱정을 조금 하고 있었는데, 영특하고 친절한 꾸수마는 키를 주인에게 돌려주었다.
티켓에는 점심 뷔페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야채 볶음과 당연한 소리지만 나시고렝, Krupuk, 바나나 튀김, Tempeh goreng 등 있었다. 그 밖에 조금 덜 익은 멜론이나 파인애플도 있었다. 아이들은 샐러드와 빵, 고기 위주로 가져왔고 나는 밥 위주로 담아왔다. 별로 기대할 것 없는 디저트 들도 한입씩 먹었다. 기념품 가게에서 뭔가를 사고 싶었지만 갑자기 돈이 아까웠다. 아이들에게 5번 넘게 서프라이즈가 마음에 드냐고 물었다. 아니 아마 10번은 물은 것 같아. " 엄마가 준비한 서프라이즈가 좋았어? 기분이 어때? 코끼리 귀여워?"라고 말이다. 아이들이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나온 어린이용 동물 잡지를 챙겨 보는데 그중 아기 코끼리 -어린이 용이라고 잡지 커버에 항상 아기들 동물 사진이 실린다.- 를 보고 모두가 그 아기 코끼리에 사랑이 빠졌었다. 코끼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아기 코끼리가 얼마나 귀여운지, 얼마자 작은지 등을 이야기하곤 했다.
그때 발리에 가면 아이들에게 코끼리를 보여줘야지 생각이 들었는데 뭔가 재미난 서프라이즈 식으로 아이들에게 어디 간다고 말 안 하고 데리고 간 것이다. 캠프에 거의 다 올 때 즘 MASON FAMILY, MASON ELEPHANT PARK라는 커다란 표지판에 코끼리들 앞모습 사진이 떡 하고 걸려있어서 아이들이 볼까 조마조마했지만 아이들은 차 뒤에서 더위에 멍 때리고 있느라 다행히 보지는 못 한 모양이다. 덕분에 코끼리 캠프에 도착해서야 알게 된 아이들은 무척 신기해 하면서 좋아했다.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Sumatra 코끼리를 한 마리씩 구하다가 지금에 오게 된 Mason family. 출입구에 보면 이곳을 다녀갔다는 수많은 셀레브리티들 사진이 있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킴카다시안, 톰쿠르즈 등 우리가 아는 , 혹은 모르는 모든 할리우드 스타들이 다녀갔다. 이렇게 보니 약간의 배신감도 들었다. 뭔지 모르겠으나, 내 머릿속에는 동물 구조 활동을 한다고 하면, 환경 활동가 들을 생각하면, 그런 액티비스트들은 사실 막대한 돈과 연결되어야 그 활동이 가능한 건데 그들은 뭔가 검소하고 자본주의와 멀게 느껴진다는 이미지가 있어 뭔가 동질감이 떨어진다고 느껴서 그런가? 내 자신에게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활동가들이 어떻게 살기를 바라는가?
나는 Mason family들이 큰 풀이 달린 정글 속 큰 맨션에서 여러 식모들을 고용해서 휴가 같은 삶을 산다고 해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마음 한편에는 이 사람들에 대한 어떠한 존경과 어떻게 하면 저렇게 할 수 있지?라는 순수한 궁금증도 든다. 동물도 구할 수 있으니 그들 자신 스스로를 얼마나 더 잘 구해 낼 수 있겠는가? 비싼 티켓, 그래 돈은 그렇다 치고 이러한 사업, 이러한 활동, 관광업, 초콜릿 사업, 보통 영리하지 않고서야 해 낼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난 Mason 가족이 활동가 이 이전에 비상한 비즈니스 맨들, 사업가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은 내 삶에도 좀 껴 넣고 싶다. 코끼리 시설에 관한 동영상 중간 중간에 Mason 아저씨의 아들들이 장성해서 함께 이 사업을 꾸리는 모습을 보았다 . 코끼리에 대해 설명을 하는 그 모습을 보니 Mason 패밀리는 똘똘 뭉쳐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