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매일 글쓰기 37개월째
* 오늘은 매달 발행하는 월간 매거진 [브런치 성장일지]의 발행일입니다.
본 매거진은 한달간 '브런치'를 중심으로 한 나만의 '글'의 역사, '이성'의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연재글은 본글로 대체됩니다.
지난 달부터 이어진 글의 정체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매일 글쓰기 3년 1개월된 날이다.
매일 새벽 5시 발행을 지켰고(하루 늦잠자는 바람에 5시 16분에 발행한 날이 있음)
새벽독서도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
구독자는
한달간 약 60여분의 독자께서 구독을 해주셨다.
참으로 감사하다...
나는 더더욱 잘 쓰고 싶어진다.
글에 대한 고뇌가 계속 깊어진 요즘,
괴테(주1)의 표현처럼
종이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없는 것일까?
종이를 나의 영혼의 거울로 삼을 수는 없을까?
읽는 투입은, 쓰는 산출의 옹달샘이다.
읽는 양이 분명 줄었고 이해의 수준도 제자리걸음이다.
나는 책을 많이 빨리 읽지 못한다. 읽다가 멈추고 또 읽다가 멈춘다.
그렇게 어떤 날은 책한바닥에 머물러 한참을 문장속에 내 정신을 파묻는다.
꽤 오랫동안 함께 머물며 매 문장마다 내 가슴을 뒤흔들고 이리저리 날 데리고 다니던 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을 끝내고 다음 책은 예전에 읽다가 어려워 덮은 한나아렌트의 '정신의 삶'을 펼쳤다가 다시 덮었다. 여전히 내겐 어렵다.
어떤 책을 잡아야 할지 지금처럼 난감할 때엔
그냥 마음 내키는대로 아무 책이나 손에 잡고 아무 페이지나 들춘다.
과거에 읽었지만 거의 기억에 없는, 게다가 밑줄조차 그어지지 않은 문장들을 만날 땐 반갑고
또 놓친 부분이 채워지는 느낌이라 좋다.
그러다가 시집도 펼치고 늘 읽어도 모자란 경전들을 잡는다.
바가바드기타도 잡아보고 루미시집, 중용, 귀곡자, 블레이크 시선, 릴케 등 지금의 정신에 샘물이 되어줄 책들을 펼쳐 찬찬히 읽는다.
매일매일 배워야 할 것이 있고 이해를 구해야 하는 정신이 있는 이 삶을 사랑하지만
읽는 힘이 부족하니 글의 방황이 심각해 내적 진통이 날 괴롭혔던 한달이었다.
읽는 힘이 약하면
이해하는 힘도 약해지고
글은 당연히 날카롭지도 관대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어중간한 노선으로 흐른다.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있지만 몇달 전 쓴 글을 지금보니 다시 또 전면수정에 들어간다.
엄마의 유산 계승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엄마의 유산 4, 5]번째 책의 막바지 작업도 한창이다.
내년에 출간할 에세이를 위해 브런치의 연재를 계획하며 차근차근 써나가야 할 숙제도 있고
초등학생을 위한 '정신과 신체, 감정 사용'과 관련된 출간작업도 스타트했다.
화장실에 가는 시간조차 줄이기 위해 밥과 커피를 줄였다.
물론, 살이 빠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 안의 감정찌꺼기, 사사로운 속상함, 소소하게 날 불편하게 하는 상처 등이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잘 쓰지는 못해도 매일 쓰는 행위에는
표현된 글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내 안의 깊은 곳에서 화학변화가 일어나는 것만은 분명하다.
곧
더 집중할 수 있는 정신과
더 반응할 수 있는 감각과
더 지속할 수 있는 감정들...이 내게로 오고 있고
이들을 맞이하려니 부족한 내가 커져야 하기에 이렇게 몇달째 글정체기에 머무르는 것이라 나는 여긴다.
'나의 영혼이 차갑거나 둔하거나 혼탁해지는 것은 아닐까?' 싶은 두려움도 살짝씩 자주 날 스치지만 이럴 때일수록 내면의 격렬한 진동을 정체시켜야 할 때인 것도 안다. 내겐 과분하고 버거운 많은 글작업을 진행중이다. 어쩌면 깊이 내려간 그 지점에서 다시 넓이를 펼쳐야 하기에 지금 이 시간들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가는 길에 지금 이 길은 꼭 거쳐야 할 길인가보다.
다소 어둡고 차가운 기운 속으로 내 글이 방향을 잠시 잃었다 하더라도
제자리를 찾아 다시 글의 맥을 이어가야 한다는 과제가 내게 주어졌으며
이 과제를 어떻게 수용해야 할지에 대해서
나는 여전히 모르지만,
아니 모르니까.
내 영혼의 탁도와
내 정신의 강도와
내 감정의 온도가 다시 상승으로 방향을 잡아 내가 원하는 그 곳으로 나를 데려가게
다시 힘빼고
# 지담의 책과 글, 사유의 놀이터로 작가님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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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연재]
월 5:00a.m. ['대가'에게 배우는 글쓰기]
화 5:00a.m. [엄마의 유산]
수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목 5:00a.m. ['대가'에게 배우는 글쓰기]
금 5:00a.m. [나는 시골에 삽니다.]
토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일 5:00a.m.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