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드니 하버브릿지(Sydney Harbour Bridge) 위에서
강철의 시(詩), 바람의 다리
– 시드니 하버브릿지(Sydney Harbour Bridge) 위에서
그대는 해 뜨기 전에 시드니 하버에 서 보았는가? 일출 전의 하버는 언제나 그렇듯 고요하다. 바다는 잠시 숨을 고르고, 하늘은 빛이 스며오기를 기다리며 자신을 비워낸다.
그 미명 속에서, 검고 단단한 아치 하나가 천천히 윤곽을 드러낸다. 바로 시드니 하버브릿지이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이 거대한 구조물은 강철로 쓴 한 편의 시(詩)처럼 보인다.
우리의 삶에도 이와 같은 ‘다리’가 하나쯤은 필요할 때가 있다.
과거와 현재를 잇고,
현재에서 미래로 나아가게 하며,
두려움 너머의 희망으로 건너가게 해주는 다리 말이다.
1930년대, 대공황으로 세상이 흔들리던 시절에 호주는 절망 속에서 ‘연결’을 선택했다. 600만 개의 리벳, 52,800톤의 철강, 그리고 9년의 시간 동안 수많은 노동자의 땀과 망치질이 쌓여 이 다리는 결국 사람들의 삶을 이어주는 통로가 되었다.
완공되던 날, 두 개의 땅이 맞잡던 순간, 도시는 비로소 하나가 되었다. 하버브릿지는 지금도 나지막히 묻는다.
묶여 있는 것은 무엇이고,
연결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오늘도 그 위를 걷다 보면 바다의 푸른 결, 오페라하우스의 곡선,
그리고 막 깨어나는 도시의 호흡이 하나의 풍경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또 묻는다.
그대는 지금, 누구와 이어지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다리를 놓는 일을 혹시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
이 다리는 매년 새해 전야에 빛을 머금는다. 불꽃이 강철을 타고 흐를 때 우리는 잠시라도 내일을 믿어보고 싶어진다.
국경일이나 큰 행사가 있으면 다양한 사람들이 다리 아래 모여 한 도시를 이루는 장면이 펼쳐진다. 그 모습은 늘 “우리는 서로에게 조금 더 건너갈 수 있다”고 조용히 말한다.
하버브릿지는 그냥 산업 구조물로만 보아서는 안된다. 예술과 기술, 회복과 진보의 흔적이 강철 위에 새겨진 하나의 문장이다. 그리고 우리 마음의 균열을 다시 잇는 은유의 풍경이기도 하다.
다리 위에서는 누군가는 사랑을 시작하고, 누군가는 오래된 상처를 내려놓고, 누군가는 아무 말 없이 바다를 바라보며 자신 안의 시간과 화해한다. 그렇게 이 다리는 우리가 건너야 할 ‘보이지 않는 다리들’을 조용히 떠올리게 한다.
과거에서 미래로,
불안에서 용기로,
닫힌 마음에서 열린 마음으로.
그리고 어느 순간, 바다와 하늘이 하나로 이어지는 그 지점에서 하버브릿지는 물리적인 길일 뿐만이 아니라 삶을 연결하는 ‘금빛 선’이라는 것을 우리는 깨닫는다. 그대의 오늘도 그 선을 따라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나아가길 바란다.
시드니 하버브릿지
- 하늘과 바다 이어주는 금빛 선
파란 바다 둘로 가르고
푸른 하늘 함께 이어준
거대한 강철 아치 하나
두쪽으로 갈라진 대지
양쪽으로 나눠진 시간
하나로 이어주는 마법
쏜살같이 지나는 철마
여유로운 나그네 걸음
아슬한 클라이머 환호
밤이면 오색 빛깔 조명
낮이면 무지개 빛 햇살
다리는 금빛 선 그린다
하버브릿지는 오늘도 속삭인다.
모든 만남은 하나의 다리이며, 모든 삶은 저마다의 시로 완성된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