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갈양복점1

아버지는 왜 의령에 가고 싶을까?

by 용작가




약속 시간이 삼십 분이 지났지만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늦어도 오전 열 시에는 출발해야 하루 일정이 가능하다며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 그새 잊어버린 것일까.


의령 이야기를 꺼낸 건 아버지였다. 동행을 제안했을 때 나는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일주일 전, 저녁으로 라면을 끓이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봤느냐?


뭘요?


좀 전에 전화하지 않았니? 텔레비전을 보라고 말이다. 의령이 나왔다. 그곳에 가본 적이 있느냐?


경남 의령이요?


그래, 의령 말이다.


거기까지 갈 일이…….


나도 팔십 평생 한 번도 안 가봤다. 서울을 몇 번 가본 것 외에 전라도를 떠난 적이 없지. 더 늙기 전에 가보고 싶구나.


거기에 누가 있는데요?


만나려는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곳에 세계에서 제일 큰 동굴 법당이 있다는 구나. 아주 영험한 곳인 것 같아. 시간을 낼 수 있겠니?


……언제요?


금요일이면 좋겠구나. 주말은 너무 막힐 테고.


금요일이면……. 양복점은요?


하루 문 닫아야지.


아버지가 내게 동행을 부탁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분 것일까. 혹시 신변에 이상이라도 생긴 것인지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의령 정도야 장거리도 아니니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내가 미적거리며 망설이고 있을 때 주원이 들어왔다. 상기된 얼굴로 콧노래를 부르는 주원을 보며 나는 아버지에게 금요일에 보자며 전화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