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공장 (출처-연합뉴스)
현대차가 전기차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이는 올해 초에 이어 두 번째 생산 중단으로, 전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감소와 주요 수출국의 정책 변화로 인한 판매 부진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아이오닉 5 (출처-현대차)
현대차가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울산 1공장 12라인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의 대표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 5’와 ‘코나 EV’의 생산이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이번 생산 중단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 2월에도 전기차 수요 감소를 이유로 같은 라인의 가동을 닷새간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수출 회복이 더뎌지면서 추가 휴업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특히 심각한 것은 현대차가 최근까지 ‘공피치’ 상태로 생산라인을 유지해왔다는 점이다. ‘공피치’란 조립할 차량이 없이 빈 컨베이어벨트만 돌아가는 상태를 말한다.
코나 일렉트릭 (출처-현대차)
현대차는 이러한 비효율적인 상황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해 결국 휴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항에서 수출 대기 중인 자동차들 (출처-연합뉴스)
이번 생산 중단의 주요 원인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와 함께 주요 수출 시장의 정책 변화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의 자동차 관세 인상과 유럽 및 캐나다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및 폐지가 현대차의 수출 전략에 큰 타격을 입혔다.
현대차는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북미 시장에서는 차종별 무이자 할부 혜택을, 유럽 시장에서는 계약금 지원 혜택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판매량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아이오닉5와 코나EV의 올해 4월 해외 주문량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져, 추가적인 판매 전략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현재 미국의 관세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할 수 있는 친환경차 전용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지난해 10월부터 가동 중이며, 이 공장에서는 현재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등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향후 4년간 미국 내 210억 달러(한화 약 30조원)를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대미 관세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대미 투자 발표하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 (출처-뉴스1)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 전략에 큰 제약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현대차의 생산 중단은 국내 전기차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례로, 완성차 업계는 물론 부품사와 유관 산업 전반이 글로벌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에 직면하며 보다 정교한 시장 대응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