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대규모 정리해고 결정 (출처-볼보자동차)
“우리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살고 싶다.”
스웨덴 볼보자동차 직원들의 익명 메시지가 익숙한 글로벌 브랜드의 낯선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의 자존심이라던 볼보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익성 악화를 버티지 못하고 결국 ‘3천 명 해고’라는 극단적 조치를 발표한 것이다.
볼보 대규모 정리해고 결정 (출처-연합뉴스)
최근 볼보는 전 세계 사무직 인력의 7%에 해당하는 약 3000여명의 직원들의 정리해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리해고는 주로 스웨덴 본사와 현지 컨설턴트를 포함해 2200명이 대상이며, 나머지는 해외 법인에서 감원이 진행된다. 이 같은 구조조정은 지난달 발표한 180억 크로나(한화 약 2조6천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 계획의 일환이다.
CEO 하칸 사무엘손은 “이번 결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며, “지금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선 더 강하고 유연한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볼보 대규모 정리해고 결정 (출처-연합뉴스)
볼보가 내몰린 배경에는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있었다. 올 1분기, 회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2%나 급감하며 18억7400만 크로나(한화 약 2700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7.2%에서 2.3%로 떨어졌다.
특히 프리미엄 모델 판매량이 유럽에서 6%, 중국에서는 20%나 감소했다. 반면 연구개발(R&D) 비용은 오히려 11% 증가했다. 판매는 줄고, 투자비는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 미국의 25% 수입차 관세까지 겹치며 볼보는 사면초가에 빠졌다.
회사 관계자는 “판매 부진과 기술개발 투자, 외부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경영 환경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전했다.
볼보 대규모 정리해고 결정 (출처-연합뉴스)
한편 볼보는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고정비를 줄이고, 2026년부터는 비용 절감의 효과를 본격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명성,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 그리고 세계 각지의 현지화 전략이 삼박자로 작동하지 않는 한, 볼보는 지금보다 더 큰 풍랑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무엘손 CEO는 주주 서한을 통해 “전략은 분명하다. 그러나 단기 성과도 반드시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며, 실적 반등을 위한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