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란트라 (출처-현대차)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또 하나의 역사가 쓰여지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지난 5월 미국에서 각각 8%와 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8개월 연속 판매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이 중에서도 현대차는 1986년 미국 진출 이후 39년 만에 누적 판매량 1,700만대를 돌파하는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한 악재 속에서도 이런 성과를 거둔 것은 한국 브랜드의 탄탄한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투싼 (출처-현대차)
현대차 미국법인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 지난 5월 미국 시장에서 총 8만4천521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 늘어난 수치다. 특히 하이브리드 판매가 5% 증가하며 전동화 차량 부문에서 월간 기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주요 모델 가운데 엘란트라N(국내명 아반떼)은 무려 141%나 판매가 늘었고, 베뉴(74%), 투싼(15%), 팰리세이드(10%) 등도 각각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며 인기 몰이를 이어갔다. 여기에 아이오닉6와 싼타페 역시 각각 9%, 0.3%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브랜드의 역사적인 이정표도 함께 알렸다. 1986년 미국 진출 이후 약 39년 만에 누적 판매량이 1700만대를 넘어선 것이다.
쏘나타 (출처-현대차)
특히 엘란트라는 현대차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모델로 이름을 올렸으며, 쏘나타, 투싼, 싼타페, 액센트, 엑셀 등 총 6개 차종이 모두 100만대 이상 팔렸다.
기아 역시 5월 한 달간 미국 시장에서 7만9007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했다. 작년 출시된 하이브리드 모델의 영향으로 카니발 MPV 판매가 68%나 급증했으며 텔루라이드(12%), 스포티지(10%), K4(4%) 등도 역대 최고 월간 판매량을 기록했다.
카니발 (출처-기아)
기아 미국법인의 에릭 왓슨 부사장은 “8개월 연속으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어 기아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며, “내년 출시될 EV9은 3열 전기 SUV를 찾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분히 만족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K4 (출처-기아)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초 수입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5월부터는 외국산 자동차 부품에도 같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했다.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기아는 차량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정이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관세 부과 소식이 전해진 3~4월 동안에는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를 서두르는 경향이 나타났고, 그 여파로 5월 성장률은 다소 둔화됐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는 CNBC를 통해, 미국 내 전체 자동차 판매가 5월 기준 작년 동기 대비 3.2%, 전월 대비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텔루라이드 (출처-기아)
영업일 수가 한 날 더 많았음에도 이 정도 성장에 그친 것은 앞선 두 달의 과열된 수요가 일시적으로 꺾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V9 (출처-기아)
눈에 띄는 점은 전동화 모델과 SUV 계열의 강세다. 엘란트라N과 카니발, 텔루라이드, 스포티지 등은 단순한 판매 증대를 넘어, 각 브랜드의 시장 정체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는 고유가 시대와 환경규제 흐름에 맞물려 수요가 더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내 성장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오랜 시간 쌓아온 브랜드 신뢰와 품질 개선, 그리고 시장에 대한 민첩한 대응력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평가다.
아이오닉 9 (출처-현대차)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EV9 출시 이후 전기 SUV 시장에서의 경쟁력으로 현대차·기아가 내딛는 다음 걸음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