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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빠지길 기다렸나”…한국 코앞에서 벌어졌다

by 위드카 뉴스

서해 한복판에 중국 항모 훈련, 부표까지
연어 양식선 띄운 민간 가장 ‘해상 장악’ 시도
무력 대신 기정사실화…회색지대 전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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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서해가 심상치 않다. 중국이 두 척의 항공모함을 앞세워 서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인다. 훈련 구역에는 우리나라 홍도와 가까운 한중 잠정조치수역까지 포함된다.


잠정조치수역이란 한국과 중국이 바다 경계를 명확히 정하지 못해 임시로 공동 관리하기로 한 해역을 말한다.


바다 위 전투 시뮬레이션이 펼쳐지는 가운데, 거대한 연어 양식선까지 등장했다. 이 모든 움직임이 서해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연어 양식선부터 정체불명 부표까지…민간을 가장한 ‘해상 장악 작전’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 푸젠함은 최신예 스텔스기 J-35의 이착함 시험까지 진행한다. 스텔스기란 적의 레이더에 잘 탐지되지 않도록 설계된 첨단 전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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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훈련은 미국 항공모함 전단이 서태평양을 빠져나간 시점을 노려 이뤄졌다. 마치 ‘이제 우리 차례’라고 외치듯, 서해를 둘러싼 공백을 중국이 군사적으로 채우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전략은 무력 과시에 머물지 않는다. 시선은 무기를 향해 있지만, 본질은 더 교묘한 것으로 보인다.


민간이라는 탈을 쓴 구조물들이 서해 곳곳에 자리잡는다. 대표적인 것이 ‘슈하이 1호’로 불리는 세계 최초의 연어 양식선이다.


무려 1,145억 원을 들여 건조된 이 선박은 내년부터 서해에서 연어를 양식할 예정이다. 이 금액은 우리나라 KF-21 전투기 한 대 가격의 두 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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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이와 함께 중국은 한중 잠정조치수역을 포함해 군사적으로 민감한 해역에 대형 관측 부표도 설치했다. 중국은 해양 기상 관측용이라 설명하지만, 이들 부표는 수온, 염도, 조류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이 정보는 잠수함이 몰래 이동할 수 있는 항로를 찾거나 적의 잠수함을 탐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바다의 온도와 염분에 따라 소나 탐지 능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선부터 항모까지’…중국, 바다 위에 그리는 실효 지배의 퍼즐

해상에서의 실효 지배를 향한 움직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실효 지배란 법적 소유권과 관계없이 실제로 그 지역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상태를 뜻한다.


중국 어선들은 쇠창살과 철판으로 무장하고 우리 해역에서 불법 조업을 벌인다. 중국 해경선은 이들을 보호하며 우리 해경의 단속을 방해하는 사례가 잇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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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어선, 해경, 항모, 양식장, 부표까지. 민간과 군사, 비군사를 넘나드는 전방위적 전략이 펼쳐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회색지대 전략’의 전형이다. 회색지대 전략이란 전쟁과 평화의 경계에서 무력 충돌은 피하되, 군사와 비군사의 경계를 흐리며 현상 유지를 바꾸는 방식을 말한다.


끓는 물에 넣은 개구리처럼, 상대방이 위험을 인지하기 전에 서서히 상황을 바꿔나가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부표 하나, 어선 한 척이 모여 바다 위 ‘지배의 기정사실’을 만들어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해는 지금 조용히, 그러나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서히 바다를 바꾸는 방식이다. 그 변화의 끝은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더 늦기 전에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지금의 안일한 대처는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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